남한 정착 탈북자 절반, 다시 기회 주어진다면 미국 가겠다

200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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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정부가 최근 탈북자 6명을 난민으로 받아들이면서, 미국에서 새 삶을 시작하고 싶어 하는 탈북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남한 조선일보의 설문조사 결과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절반은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미국으로 가, 살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

미국의 인권단체 아시아태평양 인권협회의 유천종 목사는 지난 2월 중국 두만강변을 둘러보고 온 뒤 자유아시아방송과 가진 회견에서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 가운데 남한이 아닌 미국으로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유천종: 전에는 한 80%이상이 한국으로 오고 싶어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안전하다면 그냥 거기 살고 싶다는 사람이 30-40% 늘어났고, 미국으로 가고 싶다는 사람도 꽤 늘었습니다.

남한에 간 탈북자들이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는 소문이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의 귀에도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유천종 목사의 설명입니다. 미국에 대한 탈북자들의 관심은 지난 주말 미국정부가 탈북자 6명을 난민으로 받아주면서 더 커져가고 있습니다.

남한 조선일보는 8일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1백명에게 ‘지금 북한을 탈출해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남한과 미국 두 나라 가운데 어디로 가겠냐’고 물었습니다. 결과는 미국을 택하는 사람이 남한보다 조금 많았습니다. 50명은 미국으로 가겠다고 답했고, 46명은 남한을 택했습니다. 나머지 네 명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미국으로 가겠다고 대답한 사람들에게 이유를 물어본 결과, 40% 이상이 남한 정부의 대북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고 답했습니다. 백모 씨는 남한 정부가 북한 현실을 모르고 일방적으로 끌려가고 있어서 탈북자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심모 씨는 북한의 비위를 맞추려고 애쓰면서 탈북자들의 목소리를 차단하려고 하는 듯한 남한정부의 대북정책 때문에 북한이 싫어서 나온 탈북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으로 가고 싶은 두 번째 이유는 미국이 남한보다 경제적으로 기회가 더 많을 것 같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두 30%의 탈북자들이 이런 이유를 댔습니다. 김모 씨는 어차피 탈북자들의 입장에서는 미국이나 남한이나 뿌리가 없기는 마찬가지라며, 준비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미국에 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도 미국을 택한 이유에는 남한 사회의 탈북자 차별, 친인척의 미국 거주 등이 꼽혔습니다.

반면에 다시 기회가 주어져도 역시 남한을 택하겠다고 답한 사람들 대부분은 같은 민족이 있는 곳에서 말이 통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것을 가장 큰 이유를 꼽았습니다. 박모 씨는 미국에 가도 정착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말이라도 통하는 남한을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김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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