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현황과 대책


2006.03.06

지난달 27일과 28일 이틀 동안에 걸쳐 남북 이산가족들의 화상 상봉이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이산가족들은 반세기 만에 가족을 만난 기쁨보다는 또다시 기약 없이 헤어져야 하는 이별의 아픔이 더 크다면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번 4차 이산가족 화상상봉행사를 통해 50년 만에 북한의 형을 만난 남측가족 김진원 할아버지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형을 화면으로라도 다시 보니 꿈만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화상상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김 할아버지는 언제 또 다시 볼지 모르는 형님에 대한 그리움만 더 커졌습니다.

김진원: 생각도 아닌 형제를 만났으니 그게 얼마나 좋소 뜻밖에 일이니 꿈인가 생시인가 얼마나 반가와 보고도 또 보고 싶지. 우리는 한번 다시 만나서 요번에는 화면에서 봤지만 다음에는 어디서 만나서 이제는 나도 나이도 들고 그러니 꼭 한번 어디서 만나는 게 원이죠.

또 제주도 남측 화상상봉장에서 북측 형님과 여동생들을 만난 최수임 할머니는 그토록 그리워했던 형제들인데 손 한번 잡아보지 못했다며 아쉬워했습니다.

최수임: 난 이상하게 정말 만났나 실감이 전혀 안나요. 그저 살아있다는 것만 알았죠. 서로 말이라도 해봐야 알죠. 안 본 것만도 못하다고 그랬죠. 만나서 손이라도 잡고 울기라도 하면 몰라도 이건 화면에 멍하니 앉아서 봤죠.

앞서 화상상봉을 통해 아들을 만난 김형대 할머니는 화면 속에 비친 아들의 얼굴을 잊지 못해 요즘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호소했습니다. 할머니의 소원은 죽기 전에 아들을 직접 한번 만나보는 것입니다.

김형대: 그냥 말만 해봤지. 살았다는 그거지 자세한거 알겠수? 그냥 봤으니까 봤나 부다 하지 상봉해서 사람 만져본 것 하고 같나요? 보고 싶기야 맨날 보고 싶지 자세한 얘기야 할 수가 있나 1시간 30분 조금 보고 왔으니 그냥 살아있다는 것만 확인한 거지..

그래도 상봉단에 추첨돼 가족들을 직접 만나거나 화상으로라도 만난 이산가족은 운이 좋은 편입니다. 1차 이산가족 상봉 때부터 상봉 신청만 해놓고 몇 년째 살아있을지 모르는 북측 아내와 자식들을 기다리고만 있는 올해 91살의 김복선 할아버지의 가족은 애가 탑니다.

김복선 할아버지 가족: 아버지가 너무 애절하시고 찾고 싶어하시고 돌아가시기 전에 보고 싶어 하시니까 연세도 많으니까 빨리 해달라고 그런데 생사확인이 안되는지 아무 연락이 없습니다.

남한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남한에는 공식적으로 등록된 이산가족만 11만명, 동록하지 않은 가족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가 천만명에 이릅니다. 지금까지 12차례에 걸친 남한이산가족 대면 상봉행사와 4차례에 걸친 화상상봉을 통해 약 1만 3천여명의 남측 가족이 북측 가족을 만나긴 했지만 아직까지 만나지 못한 이산가족의 숫자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남한 대한적십자사는 대부분 고령자인 이산가족들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김형섭 홍보실 관계자가 말했습니다.

김형섭: 만나고자 하시는 분들을 만나게 해드리는 것이 저희들의 임무입니다.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도 착공했고 이제 면회소가 설치되면 이산가족 만남의 정례화를 이루는 것이 저희의 목적입니다.

한편, 지난달 열린 7차 남북적십자 회담에서 남한 대한적십자사는 북측에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서신교환등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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