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청소년 취학률 43.7%에 그쳐


2005.09.26

남한에 입국한 탈북 청소년 전체 취학 대상자 가운데 10명중 4명 정도가 학교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한 집권 열린우리당 전병헌 국회의원은 국정감사에 앞서 제출받은 자료에서 이같이 밝히고, 탈북 청소년 문제에 대한 정부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전병헌 의원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통일부와 교육부, 그리고 청소년 위원회를 통해 제출받은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남한에 입국한 초.중.고 취학 대상 탈북 청소년 987명 가운데 현재 재학생은 43.7%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도 자료를 통해 밝혔습니다.

특히 고등학교의 취학률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전체 412명 가운데 43명만이 학교에 다니고 있어 취학률은 약 10%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학교 취학률은 약 58% 또 초등학교도 약 70%로 저조함을 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탈북청소년의 비율도 높았습니다. 최근 5년 동안 탈북 청소년들이 자퇴와 퇴학하는 비율은 중학교가 약 14%, 고등학교가 약 15%로 나타나 이들이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 의원은 전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가족과 함께 남한에 입국한 영희양은 나이는 18살이지만 최종학력은 중학교 2학년입니다. 남들보다 5년 늦게 중학교에 편입했지만 학과 공부를 따라가지 못해 학교를 그만두고 현재 고입 검정고시 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영희: 북한에서 곧장 온 게 아니라 중국에서 다니다가 와서 거진 5년 정도 공부를 안 하다가 다시 하려니까 그게 힘들죠.

또 올해 19살인 종혁군은 북한에서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중국에서 떠돌아 다니다 지난해 남한에 입국했습니다. 종혁군은 초등학교에 편입해야 하지만 다른 학생들과의 나이차이 때문에 아예 학교에 들어가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그는 현재 남한 시민단체가 탈북 청소년들을 위해 마련한 대안학교에 다니며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종혁: 제가 19살인데 제가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 앉아 공부하겠어요? 검정고시를 하고 있어요. 제가 북한에 있을 때부터 배고프고 집안에 문제가 있어서 공부라면 질색을 했는데 한국 와서 미래에 꿈이 있는데 공부는 해야죠.

전의원은 이처럼 탈북 청소년의 학교 진학률이 낮고 또 진학하더라도 중도 탈락하는 비율이 높은 이유를 행정 당국의 문제의식 부족과 함께 최근 탈북 청소년의 급증에 대한 대비책 미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남한의 청소년 정책을 책임지는 청소년 위원회는 현재까지 탈북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정책이나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나마 통일부에서 운영하는 하나원에서 지난 2002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이 있지만, 탈북 청소년들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접하는 남한 문화를 이해하고 적응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교육 시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병헌 의원은 추후 남북이 통일된 이후 청소년 정책의 밑그림이 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의 종합적인 정책이 준비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남한에 입국한 6살부터 24살의 탈북 청소년 수는 지난 2000년 이후부터 해마다 늘어 2005년 6월 말 기준으로 약 14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수경기자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