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먼 전 대북정책조정관 대북특사직 사양설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대북 특사직이 유력시되던 웬디 셔먼 전 대북정책조정관이 특사직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09.01.15
Wendy Sherman 305 대북 특사직이 유력시되던 웬디 셔먼 전 대북정책조정관이 특사직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셔먼 전 대북정책조정관이 2000년 9월 워싱턴 DC에서 북한의 조명록 차수를 영접하는 모습.
AFP PHOTO/Manny CENETA
변창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특사직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웬디 셔먼 전 대북정책조정관이 현재 특사직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듣고 있다고 전직 국무부 고위 관리 출신의 외교 전문가가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전문가는 이 같은 소식을 ‘권위가 있는 사람’에게서 들었다면서 “셔먼 전 대사는 대북 특사직보다는 국무장관에게 모든 현안에 관해서 조언할 수 있는 광범위한 역할을 가진 자문관직(Counsellor)을 원하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학계에 있는 국무부 출신의 다른 인사도 “오바마 당선인 측 인사들에게서 듣기론 셔먼 전 조정관이 ‘그 일은 하고 싶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이 인사는 이어 “아마도 셔먼 전 조정관이 모든 문제에 관해 좀 더 많은 책임을 지는 자문관직을 모색하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자문관직은 전 세계의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해 장관에게 조언하는 차관급의 고위직으로 현재 엘리엇 코언(Eliot Cohen) 존스 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맡고 있습니다.

대북 특사직의 수락 여부에 대해 현재 셔먼 전 대북정책조정관은 철저히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워싱턴의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셔먼 전 조정관은 심지어 남편이 물어봐도 대북 특사직에 관해 현 시점에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셔먼 전 조정관이 애초 자문관직이 아닌 대북 특사직 제의를 받았지만, 자문관직을 겸하지 않는 특사직은 받지 않겠다는 뜻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랫동안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주시해온 다른 외교 소식통도 “셔먼 전 조정관이 대북 특사란 직함만 갖는다면 과거 하던 자문관직보다 더 낮은 급이기 때문에 일을 맡기가 힘들 것”이라고 지적하고 “최소한 자문관을 겸하면서 북한 전반에 관한 문제를 담당하되 자기 밑에 대북 협상을 전담하는 수석 협상가를 두길 바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셔먼 씨는 과거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내며 동시에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자문관을 지낸 바 있습니다.

현재 대북 특사직은 셔먼 전 조정관 외에도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국장과 잭 프리처드 전 대북 특사가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윌리엄 & 매리 법대 교수로 있는 리스 전 국장은 “오바마 정권인수팀에서 최근 대북 특사직에 관한 의향을 물어온 것은 맞지만 아직 공식적인 제의는 받지 못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부시 행정부 시절 대북 특사를 지낸 잭 프리처드 한국경제연구소(KEI) 소장은 대북 특사 문제에 관해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워싱턴의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프리처드 씨를 만나 혹시 대북 특사직 제의를 받았는지에 대해 물어봤는데 일절 가타부타 얘기하지 않았다”면서 “그는 다만 셔먼 전 조정관이 훌륭하고 필요한 사람이므로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북 정책을 감독할 수 있는 역할을 맡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대북 특사직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 힐 국무부 차관보에 이어 셔먼 전 조정관마저 특사직을 끝내 사양할 경우 적임자를 선정하는 데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워싱턴 외교가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편, 대북 특사 문제와 관련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지명자는 지난 13일 열린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북한 핵문제를 전담할 특별 대사를 둘지에 대해 아직 아무런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만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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