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북 권력승계 어려움 지적

워싱턴-정보라 jungb@rfa.org
2011.12.21
MC: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후 북한의 권력 승계가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김정은의 일천한 경험 때문입니다.

정보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0일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의 권력 승계가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 사후 북한 정권이 어떻게 변화할 지에 대해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한미경제연구소와 한미정책센터,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등 3개 단체의 관계자들이 나와 북한의 권력 승계 문제, 개혁의 가능성 등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일천한 경험 때문에 일인 지도체제의 불안정성을 지적했습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북특사를 지낸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은 조만간 북한 내부에서 누가 권력의 실세인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Jack Pritchard
: 지금은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을 애도하는 상황이라 북한 내부에서 아무런 동요가 없는 비교적 안정된 분위기를 보여 주고 있지만 1달이나 2달 후, 그 때가 언제인지는 비록 예측할 수 없지만, 김정일의 매제인 장성택을 중심으로 한 당과 군 사이에서 권력 이양을 위한 전략적 움직임이 감지될 것입니다. 누가 실세인가를 가름하는 거죠.

이에 대해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빅터 차 한국과장은 김정일이 아버지 김일성 전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승계하기까지 10여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데 비해 김정은의 정치 경험이 극히 짧은 것이 문제라고 전했습니다.

한미정책센터의 스콧 스나이더 소장은 김정은의 군사 경험 부족을 지적했습니다.

Scott Snyder
: 권력 세습이 완성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김정은의 자질 부족을 꼽는 주 이유는 그가 당에만 기반하고 있을 뿐 김일성 체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군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스나이더 연구원은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에 조문을 가는 등 김정은의 지도 체제에 대한 지지 의사를 확인한 것이 북한의 권력 이양기의 불안정성을 매우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전문가들은 김정일 사후 북한 사회의 개혁∙개방의 가능성을 낮게 봤습니다. 중국의 덩 샤오핑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지닌 인물이 아니라 고작 20대에 불과한 어린 지도자가 전면적인 개혁을 시도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입니다. 또 중동의 민주화 시위를 가능케 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을 통한 정보의 신속한 흐름이 북한에서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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