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전문가 "제4차 6자회담 큰 진전 어려워"

200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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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6자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대만 국립정치대학의 한반도문제 전문가 리밍 박사가 전망했습니다.

리밍 박사는 22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에서 오는 26일 열리는 6자회담 전망과 관련해 이 같이 말했습니다. 인터뷰에 대만의 김학준 기자입니다.

제4차 6자회담은 26일에 개최되는 것으로 확정되었는데, 북한은 왜 13개월만인 지금 이 시점에 다시 협상테이블로 복귀했습니까?

리밍 박사 : 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북한은 담판을 하느냐 안하느냐를 놓고 나름대로의 균형점을 찾았다고 하겠습니다. 즉 북한의 입장에서 본다면 태도가 너무 강경해 다른 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반면에 너무 성급히 협상테이블로 나가는 것이 불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회담 참가국들, 특히 미국으로부터 많은 양보를 얻어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어느 정도 태도변화를 보인 것도 북한이 회담에 복귀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미국은 과거 북한을 악의 축, 폭정의 전초기지 등으로 지칭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하고 6자회담의 구도 속에서 양자회담도 가능하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또한 남한 역시 북한에 대해 통일부 장관의 방북, 비료 추가 지원 등을 통해 계속적인 선의를 표시했습니다. 북한은 이런 점을 고려해 협상테이블로 나오기로 한 것입니다.

과거 3차례의 회담을 가졌지만, 사실 미국이나 북한이 각자 견지하는 입장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데,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나 북한은 상대방에 대해 양보할 가능성은 없는지요?

과거 미국이나 북한의 입장과 비교해 본다면 완전히 천양지차라 하겠습니다. 과거 미국과 북한의 입장은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처럼, 핵 포기와 보상문제를 놓고 양국이 대립을 보였습니다.

북한은 1994년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했지만 이후 계속해서 핵개발을 진행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은 북한에 대해 극도의 불신감을 가지게 됐습니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이 서로 선의를 표하고, 대립을 보이는 문제들에 대해 한걸음씩 양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계속해서 각 자의 입장만을 견지한다면 회담은 별다른 성과를 볼 수 없을 것 입니다. 미국이나 북한의 입장에서는 누가 먼저 양보를 하느냐 하는 문제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다른 회담 참가국들이 협조, 조정의 역할을 담당해, 북한과 미국 간 신뢰 구축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과 북한은 6자회담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지만, 기타 남한이나 중국 등 당사국은 이번 회담에서 어떠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까요?

회담 참가국 가운데 중국과 남한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북한의 중요한 동맹이고, 과거 10년 동안 북한에 대한 경제원조, 국제문제에 있어서의 협조, 6자회담 협조 등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북한도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6자회담에 있어서 북한의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고, 특히 미국이 북핵 문제를 안보리에서 처리하는 것을 강력 반대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핵문제를 성급하게 처리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대신에 6자회담이 동북아 안보문제를 해결하는 논의의 틀로 발전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미국은 6자회담에서의 중국의 중재자, 협조자의 역할을 인정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양국의 입장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한의 경우, 북핵 문제로 인해 미국과 관계가 날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은 남한의 대북문제의 발걸음이 너무 빠른 것을 걱정하는 반면에 남한은 미국의 대북 강경태도가 노무현 정부의 남북 평화공존 정책에 영향을 끼쳐 남북한 화해분위기를 저해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습니다.

남한은 북한과의 지속적인 화해를 꾀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북한이 6자회담을 깨는 것을 우려하면서,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모든 것을 주기만 하는 느낌입니다.

이번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는 제임스 켈리에서 크리스토퍼 힐로 바뀌었는데, 이러한 인선변화는 이번 6자회담에 어떠한 작용을 할 것으로 보입니까?

이전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 제임스 켈리와 비교한다면, 이번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해, 남한문제에 매우 익숙하고, 북한의 태도도 충분히 파악하고 있어, 남북한 문제를 볼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힐 대표의 이러한 배경은 상당한 이점이며 6자회담에서 유리하게 작용을 할 것입니다. 또한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친근한 관계 등은 미 정부로부터 더욱 더 많은 권한을 받아 이번 6자회담에서 고무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한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힐 대표이지만 중요한 것은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북한에게 큰 양보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번 6자회담에서 북한은 6자회담을 군축회담으로 바꾸자는 제안이나, 일본은 일본인 납치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을런지요?

사실 북한은 올해 2월 핵무기를 보유를 선언했습니다. 즉 북한은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하면서 핵보유국에 상응하는 대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핵보유국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북한의 핵 폐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6자회담을 군축회담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한다면 이는 초점을 흐리려는 시도로, 다른 회담 참가국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6자회담이 군축회담으로 변한다면 6자회담은 사실 와해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이나 남한 모두 이번 회담에서 논의하는 데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만약 일본이 이 문제를 이번 회담에서 제기할 경우, 6자회담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면서, 북한을 더욱 자극하게 될 것입니다. 때문에 일본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지 말아야 하며 나중에 이 문제를 제기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

만약 이번 제4차 6자회담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다면 6자회담의 이후 발전은 어떻게 되며, 이러한 6자회담의 구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미국은 이번 6자회담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다면 이는 북한의 성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핵 문제에 대한 논의가 더 이상은 필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미국의 태도는 북한으로 하여금 계속 협상테이블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전략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이번 회담이 별 성과를 보지 못해 미국이 회담에 불참하고 북한이 핵탄두를 계속 늘린다면, 이는 미국 뿐 아니라 다른 주변국들에게도 위협이 됩니다. 따라서 미국이 6자회담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 회담 참가국들이 미국에게 회담에 참가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할 것입니다. 이번 회담에서 당장 성과가 없다고 해서 6자회담이 무산될 것으로 보는 것은 현실적인 관점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6자회담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사실 과거 세 차례의 회담에서는 큰 성과가 없었습니다. 또 이번 회담에서도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한 번의 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와 같은 복잡하고 방대한 문제에 중대한 진전을 보기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비록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대만- 김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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