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앨튼 상원의원: 영국의 탈북자 난민수용 환영, 북한 정치체제 변해야”
2006.03.15
데이비드 앨튼 (David Alton) 영국 상원의원은 최근 들어 영국정부가 예전과는 달리 탈북자들에게 관대하게 난민지위를 허용하는 등 태도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은 훌륭하며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앨튼 의원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유럽에 있어 북한 인권은 부차적인 문제가 아닌 중요한 문제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에 장명화기자입니다.
앨튼 의원께서는 현재 영국의회에서 북한그룹의 대표를 맡고 있을 만큼 북한 인권에 관심이 많은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David Alton: 제가 북한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4년 전입니다. 2002년 당시 한 영국 인권단체의 초청을 받아 한 탈북자가 영국을 방문했습니다. 이 사람은 북한의 식량난때 그만 부인과 아이를 잃고 말았습니다. 이 탈북자는 살아남은 자식과 북한을 탈출해 중국으로 나오는데 성공했지만, 제 3국으로 도망가는 과정에서 이 아이마저 죽었답니다.
그러면서,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는 현실에 대해 생생하게 (graphically) 설명해주었습니다. 제가 그때 놀란 것은 영국을 포함해서 유럽연합국가에서 이들의 고통에 대해 알려진 바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로 저는 의회 내에서 북한인권을 주제로 한 수차례의 토론회를 개최하고, 탈북자들을 영국의회로 초청해 증언회를 갖는 등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왔습니다.
다행히 영국의회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게다가 2003년에는 영국의회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해 가차 없이 인권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런 모든 노력들이 현재 북한인권문제가 유럽에서 관심을 받는데 공헌했다고 봅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 2004년부터 종전의 독일을 제치고 가장 많은 탈북자들이 망명을 신청하는 국가가 됐습니다 (3월 13일자 기사참조: UNHCR: 영국이 2004년부터 독일 제치고.. ). 2004년 현재 17명의 북한 국적자가 난민 지위를 승인받아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현상을 어떻게 봅니까?
DA: 네. 제 자신도 그런 영국정부의 태도변화를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탈북자들이 북한의 상황이 나아져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영국으로 들어와서 머물 수 있도록 난민지위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국이 북한사람들에게 쉼터를 관대하게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은 잘 한 일이며, 또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영국에 사는 북한난민들을 만나보신 적은 있습니까? 만나보셨다면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만.
DA: 그 질문에 대해 대답할 입장이 못 됩니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겁니다. 외국에서 난민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누구나 그러하듯이 문화적 차이와 언어소통의 어려움을 겪습니다. 나중에 이들이 북한으로 돌아가서 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일이 되겠지요. 이들이 평생 영국이나 심지어 미국에 정착해 살고 싶어한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데 있습니다. 북한이 직면한 진정한 도전은 심각한 고통을 당하고 있는 북한사람들이 경제적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정치체제를 바꿔야 하는 일입니다. 벌써 2백만 명이 굶어죽었습니다.
지금처럼 북한이 계획경제를 계속 고수한다면 북한주민들의 고통은 계속될 것입니다. 북한의 인권상황도 바뀌어야 합니다. 북한에서는 지금도 수없는 시민이 고문당하고, 특히 여성들은 성적으로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습니다. 생활고에 못 이겨 중국으로 넘어갔다고 벌 받습니다. 탈북자들이 그렇게 영국의회에서 증언했습니다. 북한은 변해야만 합니다.
3월22일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한인권국제대회’가 열립니다. 또 5월에는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북한인권, 난민문제 국제회의’가 개최됩니다. 이를 두고 ‘유럽에 북한 인권바람이 분다’라는 말이 들립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유럽국가간에 의견조정 (coordination)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DA: 유럽국가들, 특히 유럽의회는 북한난민들의 참상에 대해 예전보다 훨씬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 이면에는 영국의 인권단체인 반노예국제운동(Anti-Slavery International)이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경제적 이유로 인해 북한에서 중국으로 넘어온 북한주민들, 특히 북한여성들이 강제 송환돼, 수용소에 감금되고, 고문당하고, 심지어 처형까지 당하는 현실에 대해 고발하고 있거든요. 이는 중국이 체결한 각종 인권관련 국제협약에 대한 중대한 위반입니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특히 유럽 각국은 예전보다 더 심각하게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문제를 다루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 62차 유엔인권위원회가 조만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되는데요, 유엔인권위에서는 지난 2003년부터 3년 연속으로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됐습니다.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유럽의 시각은 어떻습니까?
DA: 유럽연합은 북한인권문제에 있어서 단호한 입장입니다. 물론 북한측은 시시때때로 이 점에 대해 불평하고 있지만요. 북한당국은 유럽연합이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도록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한마디로 유럽을 잘 몰라서나오는 것입니다.
왜냐면, 유럽정치인들에게 북한의 인권문제는 부차적인 (incidental) 문제가 아니라, 이미 매우 중요한 문제로 자리 잡았거든요. 유럽연합은 결코 뒤로 물러서진 않을 것입니다. 북한측이 위협하면 할수록, 유럽연합측은 더 강경하게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할 것입니다.
장명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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