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한 위폐 관련 증거 제시


2005.12.20

미국이 지난주 북한이 달러를 위조해 유통시킨 증거를 주요 관련국들에게 제시한 가운데 남한 정부는 아직 북한이 직접 달러위조에 관련됐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지난 16일 미 국무부에서 북한 위폐와 관련된 설명회가 있었는데요?

미 사법당국의 위폐수사 담당관이 직접 나와 북한의 달러 위조 등 불법행위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는데요. 남한과 중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을 비롯해 싱가포르와 호주, 태국 등 북한 금융기관이 있는 나라들 외교관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접촉한 주미태국 대사관 관계자는 중국과 남한 관계자도 참석했으며 약 1시간에 걸친 설명회였다고 말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미국 측의 달러 위폐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이 있었고 특히 미국 측은 북한 당국이 달러위조에 개입된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마카오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의 돈세탁과 관련된 설명도 있었습니다.

미국 측 설명을 듣고 남한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남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남한 정부 차원의 반응은 아직 없고 또 미국 측으로부터 들은 설명 내용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상당히 오랜 기간 추적한 결과를 설명해서 문제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00% 북한이 직접 개입됐다고는 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남한 당국자는 과거에도 정황증거는 많이 들었으며 이번의 미국 측 설명이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중국과 러시아 측도 현재 북한의 달러위조와 관련된 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이 조사의 결과까지 나와야 최종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어떤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까?

중국은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 등 마카오 소재 은행이 북한의 불법 활동과 관련이 있는 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위조지폐와 마약거래 자금이 돈세탁 됐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러시아는 북한의 달러위조 유통과 주러시아 북한 대사관의 관련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이 제시한 증거들의 내용도 알려졌습니까?

민감한 문제라 미 정부와 관련국들이 모두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요. 남한 조선일보 등 일부 남한 언론에서는 미국이 제시한 증거들을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전하고 있습니다. 우선 미국이 제시한 증거는 북한 관계자가 거액의 100달러 위조지폐를 제3국의 한 은행에 입금하는 화면입니다.

또 미국 측은 1989년부터 북한이 제조한 위폐의 실물을 제조 연도별로 제시하면서 지폐 위조에 쓰이는 특수 잉크와 관련 기자재가 북한에 수입된 것을 보여주는 자료들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밖에도 미국 측은 북한의 한 무역회사 대표 집을 수색해서 대량의 위조 100달러 지폐를 발견했고 이를 증거물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 등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정교한 위조지폐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북한뿐 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했다는 것입니다.

북한 당국이 달러 위조를 위해 구입했다는 기자재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안티글리오’라는 초정밀 요판 인쇄기와 미국 조페국에서 쓰는 스위스제 ‘인텔리오 컬러’라는 기계를 북한이 수입했다는 것인데요. 남한 언론에 따르면, 북한은 이러한 기자재를 국제테러단체들이나 구동독, 러시아 마피아 범죄 조직들을 통해 일본과 독일로부터 구입했다는 것입니다.

북한 당국이 위조 달러 제조와 유통에 직접 개입했다는 증거도 있다는데요?

우선 지난 89년 필리핀에서 발견된 수퍼노트, 즉 아주 정교한 위조달러가 북한 관리의 외교행랑에서 발견됐다는 것입니다. 또 영국과 미국 사법당국은 영국에서 유통되는 이 수퍼노트를 지난 98년부터 추적했는데 그 결과 북아일랜드 노동당의 션 갈랜드 당수가 그 최고 책임자였습니다.

또 그 수퍼노트의 공급지가 러시아 모스크바의 북한 대사관이었다는 것입니다. 미국과 영국 수사당국은 당시 북한 대사관과 갈랜드 당수가 수년 동안 주고 받은 팩스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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