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수 탈북자 “미국 정착 성공할려면...”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09.09.17
MC: 2004년 미국에서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후 탈북자 90여 명이 미국에서 난민 지위를 받고 정착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미국 북동부 뉴욕 주의 로체스터에서 연수중인 탈북자 김형덕 씨는 미국에 정착하려는 탈북자들은 자본주의 사회체제를 이해하고 자기 역량에 맞는 목표를 세워야 미국 정착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김 씨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지난해 9월 미국으로 온 탈북자 김형덕 씨는 최근 탈북자 일가족 4명이 난민 지위를 받고 자신이 살고 있는 로체스터에 정착하는 과정을 우연히 옆에서 지켜보게 됐습니다.

1993년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후 국회의원 정책비서관으로, 또 대성그룹 기획팀 직원으로 일했던 김 씨는 미국이 한국과 달리 탈북자들을 특별 취급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형덕: 미국은 탈북자 정책이 따로 있지 않고 대 난민정책이라는 큰 틀 안에서 탈북 난민을 다루지만 한국은 탈북자를 통일 문제의 연장선상에 취급하니까 그 비중이 다릅니다. 미국에서는 이라크 난민이나 북한 난민을 다르게 인식하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동남아 난민과 북한 사람을 차원이 다르게 취급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탈북자에게 현금 지원을 거의 하지 않는다면서 이는 탈북자의 자립을 위해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김 씨는 설명했습니다.

김형덕 씨는 탈북자가 미국에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사회체제를 우선 잘 이해하고 자신의 역량을 정확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형덕: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개개인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그 노력을 기반으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데 북한에서 그렇게 훈련받지 않은 탈북자가 경쟁에 나서기가 매우 버겁습니다. 탈북자들은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미국 사회의 기준과 경쟁 원리를 잘 체득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 씨는 미국이 한국보다 기회가 많은 사회이지만 기회가 많은 만큼 그에 따르는 책임도 크다면서 미국 정착에 앞서 철저한 각오가 필요하고 영어구사 능력을 비롯한 경쟁력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형덕: 북한에서 기울였던 최고의 노력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 미국에서는 보통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여기는 발전된 나라입니다. 북한에서 최고의 노력을 했던 것처럼 노력할 수 있는 사람은 미국에서도 잘 살 수 있습니다.


현재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 소장이기도 한 김 씨는 탈북자들이 미국에 가기만 하면 미국 정부가 도와줄 것이란 잘못된 기대를 버리고 자신의 능력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미국 생활에 만족할 때 미국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으리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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