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단체들 대북 사업 활발

정부의 지원을 받아 대북 사업을 벌이던 남한의 민간단체들이 남북 관계가 경색됨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 반면, 미국의 민간단체들은 자체적으로 모은 자금으로 활발하게 대북 사업을 펼치면서 그 공백을 메우고 있습니다.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09.05.22
nk us aid 303 사진은 북한 여성들이 자강도 휘천시의 공장에서 미국이 지원한 물자로 어린이와 여성들을 위한 비타민과 미네랄 식품을 만드는 모습.
PHOTO courtesy of WFP/Gerald Bourke
장명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국제적인 민간 구호단체인 ‘월드 비전’은 다음 달 3일부터 열흘간 북한을 방문해 최근 북한에 배로 보낸 밀가루와 콩이 제대로 도착해 주민들에게 전달됐는지 확인하고, 북한 당국과 사업 계획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월드 비전의 빅터 슈 북한 담당 국장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 (RFA)과 한 전화 통화에서 이 지원분은 평안남도 안주와 개천에 있는 라면 공장과 두유 공장에 보내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슈 국장은 또 월드 비전이 황해북도 연탄군 도치리에서 식수 시설을 개선하고 나면, 이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지를 북한 당국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빅터 슈: We were there in February and we are going there (North Korea) on June 3rd; this time the delegation is going to be led by the president of World Vision International...(더빙) 지난 2월에 이어, 6월 3일에 북한을 방문합니다. 이번에는 리처드 스턴스 월드 비전 회장이 방북 대표단을 이끕니다.

슈 국장은 세계적인 경제난으로 후원금의 모금 사정이 여의치 않느냐는 질문에, 미국과 캐나다 지역의 후원금은 대폭 줄었지만, 홍콩, 말레이시아,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 북한을 지원하는 사업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미국 내 민간단체인 '조선의 그리스도인의 벗들'은 23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12일간 북한을 방문합니다. 이번 방북의 주요 목적은 개성과 사리원에 있는 병원의 낡은 시설을 대대적으로 보수하고 교체하는 작업을 준비하기 위한 기술적인 평가를 하는 데 있습니다.

몇 주 전에 머시코의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 북한에서 하는 지원 사업을 논의하고 돌아왔습니다. 협의 결과가 매우 좋아서 지원 사업은 앞으로 순조롭게 계속되리라 봅니다.

‘조선의 그리스도인의 벗들’ 측은 이밖에도 식량, 의약품, 의료 장비, 비료 등 다수의 선적분이 북한에 도착해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됐는지도 이번 방북 기간에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개성 결핵병원과 황주 결핵요양소의 보수 작업이 마무리됐는지 확인할 계획입니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적 구호단체인 ‘머시코 (Mercy Corps)’도 북한의 로켓 발사와 핵 문제에 상관없이 지난 몇 년간 지원한 과수원과 양어장 사업을 꾸준히 지속하고 있습니다.

조이 포텔라 공보국장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전화 통화에서 머시코의 대북 사업은 북한과 관련된 유동적인 (fluid) 국제 정세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으며, 여기에는 장기적으로 지원하는 민간 후원자들의 도움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조이 포텔라: We had a small team of people who went in just a couple of weeks ago to talk about our on-going projects in North Korea...(더빙) 몇 주 전에 머시코의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 북한에서 하는 지원 사업을 논의하고 돌아왔습니다. 협의 결과가 매우 좋아서 지원 사업은 앞으로 순조롭게 계속되리라 봅니다.

10년째 북한을 돕는 미국의 민간단체 ‘글로벌 리소스 서비스,’ 즉 GRS 역시 북한에 식량, 의료, 농업 분야의 지원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음악과 영어 분야까지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일례로, GRS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직후인 지난달 중순 평양에서 열린 '4월의 봄 친선 예술축전'에 미국의 유명한 음악 단체인 '캐스팅 크라운스'와 ‘애니 모세스 밴드’를 출연시켰습니다. 또 베이징 사무소를 통해 북한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칠 강사를 모집하고, 북한의 무역 관계자를 대상으로 실용 영어회화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미국 내 민간단체의 지속적인 지원 사업에 대해, 워싱턴에 있는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북한 전문가인 마커스 놀랜드 박사는 남한의 민간단체가 정부 기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반해, 미국의 민간단체는 기업이나 개인을 대상으로 한 모금에 의존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정치적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의 예측 불가능한 행태를 볼 때, 이들의 지원 사업은 언제든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마커스 놀랜드: How much they can continue on given the deteriorating diplomatic situation is anyone's guess. I think overall trends in North Korea is negative on both economic side and on diplomatic side...(더빙)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외교적 상황에서 미국 내 민간단체들이 얼마나 더 오래 북한에서 지원사업을 계속하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북한 내의 전반적 흐름은 현재 경제적으로나 외교적으로나 부정적이거든요. 북한 당국이 이들에게 갑자기 사업을 중단하고 나가라고 해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한편, 남한의 민간단체들은 인도적 지원 사업에 대한 ‘매칭 펀드,’ 즉 단체 측이 모금한 액수에 비례해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지원하는 결정이 최근 미뤄짐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는데 크게 어려움을 겪는 상황입니다. 쌀과 비료 등 정부 차원의 직접적인 지원이 작년부터 중단된 상황에서, 민간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추진하는 지원 사업도 남북 관계의 바람을 심하게 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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