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유엔 인권 위원회에 북한인권 보고서 제출


2006.02.22

비팃 문타본 (Vitit Muntarbhorn)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다음 달 열리는 유엔 인권위원회 연례회의에 앞서 북한 인권상황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은 오늘부터 세 번에 걸쳐 보고서 내용을 자세히 소개해 드립니다. 오늘은 정치범, 탈북자, 외국인 납치, 여성과 어린이 등 보고서가 지적한 북한의 주요 인권문제들을 김연호 기자와 개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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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남한을 방문할 당시 비팃 문타폰(Vitit Muntarbhorn)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 RFA PHOTO/이진희

문타본 특별보고관이 북한인권 상황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그렇습니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지난 2004년에 북한인권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북한인권 특별 보고관 자리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특별 보고관은 북한인권과 관련해 북한측과 직접 연락하고 보고서도 제출할 임무를 부여 받았습니다. 같은 해 태국의 비팃 문타본 교수가 특별보고관에 임명된 후, 작년과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한 보고서가 유엔 인권위원회에 제출됐습니다. 문타본 보고관은 작년 8월 유엔 총회에도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번에 제출된 북한 인권 보고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습니까?

정치범, 탈북자, 외국인 납치, 종교 자유 등 북한이 안고 있는 주요 인권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또 작년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여성과 어린이들의 인권문제를 따로 떼어서 다뤘는데요, 이번에는 특별 관심사라는 제목을 붙여서 이 문제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작년 11월 남한을 방문해서 북한 인권문제가 남한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한 내용도 추가됐습니다.

그럼 우선 특별관심사로 지목된 북한 여성과 어린이들의 인권 문제부터 살펴보죠. 어떤 문제가 지적됐습니까?

여성의 경우 경제난이 심해지면서 집안일과 직장일 뿐만 아니라 식량 구하는 일까지 떠맡는 바람에 건강을 해치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또 인신매매와 성적인 착취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요, 최근 들어서 이웃나라로 피난처를 찾아 탈출하는 북한 주민들 가운데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어린이들의 경우 전보다 사정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만성적인 영양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또 학교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어린이들을 위한 의약품도 항상 부족합니다.

탈북자 문제도 국제사회의 큰 관심사인데요, 보고서에는 어떤 문제가 거론됐습니까?

보고서는 북한을 탈출했다가 강제 송환된 사람들의 처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보고서는 탈북자들의 강제송환은 국제법의 주요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탈북자들을 강제송환하기로 북한과 약속한 양자협정은 국제법에 맞게 조정돼야한다고 보고서는 권고했습니다. 보고서가 지적한 양자협정은 북한과 중국이 맺은 협정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타본 보고관은 지난해 탈북자들이 이웃나라의 외국인 학교에 진입해 보호를 요청했지만 결국 강제송환된 사실을 지적하고, 이들의 안전과 소재파악을 위해 두 차례나 북측에 연락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면담이나 교신도 바라지 않는다는 답신만 작년말 보내왔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문타본 보고관이 작년에 남한을 방문해서 탈북자 문제를 조사했는데요, 조사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보고서는 많은 탈북자들을 수용해서 정착시킨 남한 정부의 노력을 평가했습니다. 현재 남한에는 7천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살고 있습니다. 문타본 보고관은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지원하는 하나원을 방문해서 탈북자들의 사연을 듣기도 했는데요, 이들이 받은 정신적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남한 정부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기를 당부했습니다.

정치범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떤 지적이 나왔습니까?

지난 2004년에 북한이 형법을 개정한 뒤로도 당국의 인권 유린은 계속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특히 폭넓게 퍼져 있는 정치범 수용소에서 죄수들이 고문과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등 충격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법에서 보장한대로 수용소 환경을 개선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정권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사람을 잡아가두는 일을 멈추라고 요구했습니다.

외국인 납치 문제는 어떤 식으로 다뤄졌습니까?

보고서는 북한의 외국인 납치 문제가 여러 나라에 파문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일본 뿐만 아니라 태국에서도 북한에 납치된 사람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남한에서도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들이 여럿 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특히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일본인 납치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기 위해서는 북한이 정치적인 의지를 가지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연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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