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

남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세계축구선수권대회, 월드컵 본선에 출전합니다. 북한은 18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치른 원정 경기에서 무승부로 조 2위를 지키며 44년 만에 월드컵 대회의 본선 진출을 확정했습니다.
워싱턴-김진국 kimj@rfa.org
2009.06.17
world cup 305 17일 사우디 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북한 선수들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AFP PHOTO/MIDO AHMED
전후반 90분의 경기를 끝내는 심판의 호각 소리가 울리자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파예드 경기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경합을 벌였던 북한 선수들은 서로 껴안으며 월드컵 대회의 출전을 자축했습니다. 1966년 영국에서 북한이 아시아 최초로 8강에 진출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이후 44년만입니다.

북한은 18일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8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0대0으로 비겼습니다. 북한은 이날 무승부로 3승3무2패로 승점 12점을 얻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승점은 같지만 더 많은 득점을 올려 조 2위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습니다.

44년 동안 기다려온 북한이 세계축구선수권대회로 가는 길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도 험난했습니다. 북한을 꺾어야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경기 막판까지 총공세를 펼쳤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경기가 끝나기 3분 전에 골문 앞에서 자유차기 기회를 얻었지만 공은 북한 수비수의 몸에 맞쳤고 1분 전에는 문지기와 일대일 상황에서 머리받기를 했지만 골문을 지키던 리명국 선수에게 막혀 득점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북한은 경기가 끝나기 직전 김영준 선수가 퇴장을 당하는 어려운 상황까지 몰렸지만 끝내 사우디아라비아에 득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경기를 무승부로 마무리했습니다.

안방에서 월드컵 진출권을 북한에 빼앗긴 사우디아라비아는 B조 3위를 확정 지어 A조의 3위인 바레인과 9월에 본선 진출을 위한 경기를 치르게 됐습니다. 같은 날 한국과 경기에서 무승부에 그친 이란은 승점 11점에 그쳐 조 4위로 월드컵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북한의 경기보다 7시간 앞서 서울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이란이 먼저 득점에 성공하면서 한때 북한의 조 2위 자리를 위협했지만, 한국의 주장인 박지성 선수에 실점을 허용하면서 1대 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한국은 아시아 예선전에서 단 한 경기도 패하지 않아 조 1위를 지키며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꿈을 이룬 북한과 나란히 내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축구대회에 출전합니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에서 열린 대회 이후 7회 연속으로 월드컵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32개 나라가 지역 예선을 통과해 출전하는 월드컵 대회는 내년 6월11일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 달 동안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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