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RFA 10대 뉴스] ⑨ 북한 동맹국의 동참으로 강경해진 유엔 대북제재

워싱턴-김진국, 홍알벗 kimj@rfa.org
2013.12.29
un_resolution_march-305.jpg 유엔은 지난 3월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전체회의를 열어 북한 핵실험에 대한 제재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홍알벗> 2013,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3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자유아시아방송10대 뉴스’ 오늘 진행을 맡은 홍알벗입니다.

<김진국> 안녕하세요, 김진국입니다. 2013년 북한과 관련한 주요 뉴스를 정리하는 10대 뉴스, 어느새 9편입니다. 먼저 오늘 주제부터 살펴보고 자세한 얘기 나누겠습니다.

<홍알벗> 10대 뉴스의 마지막, 아홉 번째 뉴스는 북한 동맹국의 동참으로 강경해진 유엔의 대북제재입니다. 유엔은 2013년 들어서자 마자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를 1월과 3월, 두 차례 채택했습니다.

<김진국> 지난해 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올해 초 3차 핵실험 강행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호한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와 반대의 길을 고집하는 것에 대한 징계이자 북한이 더 이상 핵개발과 위험한 도발을 하지 않도록 경고를 주는 의미였습니다.

<홍알벗> 1월에 채택된 ‘유엔 대북제재 결의2087호’는 북한이 지난해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데 대한 규탄으로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를 확대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김진국> 하지만 북한은 지난 2월 11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지하 핵 실험장에서 3차 핵실험을 감행합니다. 2000년 대 들어서 더 이상 인류 평화를 위협하는 핵실험을 하지 말자는 약속을 거의 모든 유엔 회원국이 잘 지켜왔습니다. 유일하게 북한만 이를 어기고 세 차례나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유엔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14일 만인 3월 7일 ‘대북제재결의 2094호’를 안전보장이사회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안보리에서 북한을 옹호하기도 했던 중국이나 러시아도 핵실험만은 안 된다면서 북한에 대한 고강도 조치에 찬성했습니다.

<홍알벗> 유엔의 대북 제재에 어떤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가를 살펴 보기 전에 우선, 유엔이 왜 북한을 제재하는 지부터 살펴봐야겠는데요, 간단히 말해 핵무기나 장거리 미사일과 같은 대량 살상 무기들이 테러 집단 같은 통제 불가능한 세력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북한이 동참하지 않고 오히려 핵무기 개발을 국가 최우선 정책으로 삼고 있고, 위험국가에 핵개발 관련 기술을 전수하려는 움직임까지 포착되면서 유엔이 북한을 제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김진국> 그렇습니다. 올해 두 차례 대북제재 결의가 채택되면서 유엔이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취한 제재 결의는 모두 4건입니다. 첫 대북제재 결의는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조치로 채택된 ‘대북 제재결의 1718호’입니다. 북한이 더 이상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금융과 무기류 거래 등을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홍알벗> 유엔은 2009년 6월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한 대응조치로 제재결의 1874호를 채택해서 제재 범위를 무기금수 및 수출통제, 화물검색, 금융과 경제제재로 확대했지만, 북한의 핵무기 개발 야욕은 꺾지 못했고 결국 4년 뒤인 올해 2월 북한은 다시 핵실험을 강행했고 유엔은 제재결의로 대응했습니다.

<홍알벗> 자유아시아방송의 2013, 10대 뉴스, 9편 북한 동맹국의 동참으로 강경해진 유엔 제재 편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김 기자, 지금까지 유엔의 대북 제재결의 채택 배경과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 봤는데요, 북한이 핵실험을 거듭할수록 유엔은 더 강경한 제재결의로 대응했다는 건데, 북한의 핵실험을 막지 못했으니 유엔의 강력한 제재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보이네요.

<김진국> 자유아시아방송이 미국의 북한 전문가 8명에 올해 유엔 대북제재의 성과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전문가들도 실효를 거두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유엔이 제재로 막으려 해도 북한이 우회로를 만들어 필요한 물품이나 외화를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홍알벗> 유엔 제재가 북한의 불법행위를 막기 허술하다고 해석되는데요, 먼저 유엔 본부가 있는 미국 뉴욕에서 정보라 기자가 정리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재 내용부터 살펴보죠.

(CUT:정보라 리포트) 앞으로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나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금융 서비스 제공을 금지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북한 은행의 회원국 내 신규 활동뿐 아니라, 회원국 금융기관의 북한내 신규 활동이 금지되는데, 이는 북한으로 현금이 대량으로 이전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들입니다. 금수품목의 적재가 의심되는 선박이나 항공기의 운항 금지와 화물 검색 의무화 방안도 마련됐고 금수품목 적재가 의심되는 북한 항공기에 대해서는 회원국들이 이착륙과 영공 통과를 불허할 수 있습니다.

<김진국> 유엔이 북한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은행의 국제 송금을 통제하고 북한에서 출발했거나 북한으로 향하는 선박에 대한 검색도 의무화하고 항공기에 대한 통제 등 북한에서 나오고 들어가는 물건들에 대한 감시망도 촘촘하지만, 북한이 외국과 무기 거래를 하는 회사 관리자와 무기 개발자 등 북한인 12명의 해외여행도 제한하고 있습니다.

<홍알벗> 북한으로 통하는 바닷길, 하늘길도 검색하고 요주의 북한인들은 해외 여행도 할 수 없고, 은행을 통한 돈거래도 할 수 없도록 유엔이 막고 있지만 북한은 제재의 감시망을 요리조리 피하고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유가 뭡니까?

<김진국> 북한의 기댈 언덕, 중국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유엔 제재 관련 설문조사에 응한 미국 전문가들도 유엔 제재의 부실을 중국 탓으로 지목했습니다. 북중관계 전문가인 중국계 미국인 고든 장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고든 장 변호사>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국의 뒷짐지기가 유엔의 대북제재에 발목을 잡았습니다. 중국이 북한의 새로운 장거리 미사일인 KN-08의 발사체를 북한에 판매하기도 했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은 물론 중국에 대해서도 적절한 항의나 대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김진국> 미국 스탠포드대학 산하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써니 리 박사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목표한 효과를 얻지 못한 이유를 북중교역으로 설명했습니다.

<> 중국 해관의 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9월까지 북중간 교역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5% 증가했고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량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만3천 톤이 늘어났습니다. 경제제재에 있어서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의 협조가 관건입니다. 그런데 중국의 협조가 여전히 우리가 기대했던 수준에 다다르지 못했다고 판단합니다.

<홍알벗> 전문가들은 유엔 대북제재가 북한의 핵개발 야욕을 막는 실질적인 효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강조합니다. 올해는 중국과 러시아 등 북한과 가까운 나라들도 유엔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진국> 중국은 지난 10월 북한의 상무부, 국가원자력기구 등 4개 부처 대상으로 구체적인 수출금지 목록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대량살상무기 등으로 전용될 수 있는 900여개 품목과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로 북한의 핵 소형화, 경량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홍알벗>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도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대북 제재 2094호 결의를 철저히 이행하는 내용의 법을 제정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 11월 말에 서명한 이번 법은 러시아 국민과 기관, 기업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물품 거래를 할 수 없도록 규정했습니다.

<김진국> 무기류를 적재한 북한 선박이 남아메리카 대륙 해상에서 적발된 것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습니다.

<홍알벗> 파나마의 리카르도 마르티넬리 대통령이 지난 7월 15일 긴급 라디오 방송에 등장해서 쿠바에서 출발한 북한 국적의 선박 청천강호가 미사일 부품으로 의심되는 미신고 물품을 파나마 운하를 통해 밀반입하려고 했다고 밝혀서 주목 받은 사건 말씀이죠?

<김진국> 당시 이 배에는 미그 21전투기용 엔진과 미사일 등 약240톤 가량의 무기류가 설탕 포대 밑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선박에 타고 있던 35명의 북한 선원은 파나마 당국에 의해 구금됐고, 파마나 당국은 유엔 대북제재 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홍알벗> 파나마뿐만 아니라 북한 선박에 화물을 실은 쿠바 정부도 유엔의 조사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유엔의 전문가단이 8월에는 파나마를 그리고 11월에는 쿠바를 방문해서 북한 선박의 유엔 대북제재결의 위반과 관련한 현장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김진국> 전문가들은 청천강 호 사건을 예로 들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잘못한 행동에 대해 단호하고 일치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홍알벗> 유엔 대북제재와 관련해서도 북한의 일반 주민들에는 피해를 주지 않고 핵개발과 관련된 지도부만을 겨냥하는 맞춤형 제재로 개선해나가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김진국> 2014년 국제사회의 주요 공통 과제 중 하나로 북한 비핵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 고집을 꺾고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교류하면서 북한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유엔의 대북제재가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채찍 역할뿐만 아니라 비핵화 협상장에 나오도록 하는 당근 역할도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문입니다.

<김진국> 자유아시아방송의 ‘2013 10대뉴스9편 ‘북한 동맹국의 동참으로 강경해진 유엔 대북제재’ 편을 마칩니다.

<홍알벗> 내일 이 시간에는 10대 뉴스의 마지막 10편, “케네스 배를 살려주세요”가 방송됩니다. 청취자 여러분의 많은 애청바랍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홍알벗, 김진국 입니다. 청취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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