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근 북한 물가와 해외 시세를 알아보는 ‘RFA 주간 프로그램-북한 물가’ 시간에 정영입니다. 오늘은 세금을 폐지한 북한이 한해 예산을 어떻게 편성하는 지 전해드리겠습니다.
미국 시민, 세금 얼마나 내나?
청취자 여러분, 어김없이 세금 보고 기간이 찾아 왔습니다. 미국에서는 1월과 4월 사이에 세금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때 지난해 개인소득에 대해 국가에 세금 보고를 합니다. 그러면 세금 보고를 어떻게 하냐고요? 이제부터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받은 W2, 즉 세금을 얼마나 냈는지를 국세청(IRS)에 보고합니다. 그러면 국세청에서는 그 사람이 정확히 세금보고를 했는지 확인하고 소득에 비해 많이 냈으면 일부 돌려주고, 적게 냈으면 더 내라고 합 니다. 예를 들어 1년에 10만 달러 버는 사람은 보통 임금의 25%가량 세금을 냅니다. 그러나 30만 달러 버는 사람은 35%의 세금을 내야 합니다. 사람마다 수입이 다르기 때문에 세금을 내는 액수도 다릅니다. 직장인이 내는 세금은 내용은 연방 소득세, 주 소득세, 사회보장세, 의료보험세로 이루어집니다.
한편, 미국 회사들도 세금을 냅니다.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회사들은 소득세, 종업원 급여세, 판매세를 내는데 보통 소득의 30% 가량 냅니다. 빨래집이나, 식당 같은 개인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세금을 내는데, 소득의 15%를 내야 합니다. 정부가 바뀔때마다 세금도 달라지는데요. 어떤 정부는 개인소득세를 많이 걷는가 하면, 어떤 정부는 기업세를 많이 받고 개인세를 깎아주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세금을 내라고 하면 불만이 많지만, 그렇다고 세금이 없으면 안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낼때는 내돈이 나가는 것처럼 아깝지만, 나중에 은퇴 후에 돌려받는 것이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뿐만아니라 그 세금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도로와 거리 등 공공시설에 투자되어 환경이 깨끗하게 관리되고, 학생들을 교육시키기 때문에 세금 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세금이 나라를 지키는 국방에도 지출되어 사람들이 마음놓고 발편잠을 잘 수 있게 해줍니다.
이처럼 세금은 나라를 운영하는데 사용됩니다. 미국은 국가 운영에 필요한 돈을 예산이라고 하는데, 예산의 수입은 대부분 세금에서 해결합니다. 미국은 2024년 회계년도에 세금으로 4.9조 달러를 걷었고, 6.7조 달러를 지출했습니다. 한해동안 1.8조 달러를 더 쓴 겁니다.
세금 집행
미국의 경우 매년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 적자가 발생하는데, 누적된 적자는 36조 달러에 달했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노동신문에서 “미국은 만성 적자국, 최대 채무국”이라는 글을 본 적 있을 겁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미국이 달러를 더 찍어 내면 되겠네”하고 생각하겠지만, 국가가 돈을 찍어내면 본전을 갚고도 이자까지 물어야 하기 때문에 채무의 골은 깊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2025년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는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DOGE’라고 하는 ‘정부효율부’를 출범시키고, 지출 절감에 나서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끄는 도지는 정부 지출을 한해 1조 달러 가량 줄이겠다는 목표아래 국제개발처를 포함한 연방기관에 대한 지출을 삭감하고 공무원 해고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대규모 연방 공무원 해고는 그의 가족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준다는 면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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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북한은 국가 예산을 어떻게 해결할까요?
북한은 1974년부터 지구상에서 세금제도를 폐지한 유일한 국가입니다. “경사났네, 경사났네, 우리나라 경사났네, 수령님의 은덕으로 세금 없는 나라 됐네”라는 북한 노래에도 있듯이 주민들은 얼핏 세금 없는 나라가 되었다고 좋아할 진 모르나, 세금이 없어진 탓에 받는 불이익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못했을 겁니다. 북한 헌법 제35조는 “인민 경제발전 계획에 따르는 국가예산을 편성하여 집행한다”라고 규정하고 국가예산 수입을 거래 수입금, 국가기업 이익금, 협동단체 이익금 등으로 마련한다고 합니다. 세금으로 마련한다는 항목은 없습니다. 외부 사람들은 “세금이 없는데 나라 운영을 어떻게 하는가?”고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은 “북한은 모든 것이 국가재산이기 때문에 세금이 있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자동차, 집 등 모든 재산이 국가의 것이기 때문에 개인이나 공장에서는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국가 예산은 지도자만 알아
북한은 지난 1월 22일 부터 이틀동안 만수대 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2차회의를 열고 국가 예산을 발표했는데, 2025년 국가 예산수입은 지난해보다 102%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거래수입금에서 100%, 국가기업이득금에서 102%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로 이뤄지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 와중에 국방예산은 15.7%를 지출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비밀보장’을 이유로 국가예산을 숫자로 밝히지 않기 때문에 인민경제 기본지표를 알 수 없습니다.
주민들은 세금을 내지 않는 대신, 불평등하고 과도한 ‘세외부담’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바로 인민군대 지원, 평양시 살림집 건설 지원, 삼지연 건설 지원과 같은 명목으로 돈을 내야 하는데, 그 액수는 몇달치 월급에 해당합니다. 또 다른 나라의 경우, 세금은 간부나 일반 주민이나 할것없이 똑 같이 내야 하지만, 북한에서는 간부들은 내지 않고 주민들만 세외부담을 내야 합니다. 그러면 사우디 아라비아처럼 원유라도 팔아 국가 예산을 마련하겠지만, 북한에는 지하자원을 팔만 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나마 석탄, 광물 등 지하자원을 중국에 팔았지만, 핵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해 취해진 유엔제재로 수출길이 막혔습니다. 결국 북한 예산의 대부분은 북한 주민들의 호주머니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세계 주요 화폐들과 물가 움직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외환시장(www.x-rates.com)에 따르면 중국 위안화와 달러의 환율 3월 14일 기준으로 1대 7.23입니다. 달러 대 유로화는 1대 0.92, 일본 엔화는 1대 148엔입니다. 달러대비 한국돈의 환율은 1대 1435원입니다.
다음은 금 시세입니다. 3월 14일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순금 1트로이 온스(troy ounce)당 가격은, 즉 31.1그램은 2천917달러입니다.
한편 3월 14일뉴욕상업거래소(NYMEX)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1배럴(158.9리터)당 67달러,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1배럴당 71달러입니다.
에디터 이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