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갑] 남북 핫라인 단절 속 북한 주민 송환 방법

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알아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이승재 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RFA 기자 이승재입니다.

진행자: 지난 21일, 서해에서 목선을 타고 표류하던 북한 주민 2명이 발견됐습니다. 향후 거취문제에 있어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자세한 소식 알아보죠.

이승재 기자: 한국 군 당국은 지난 7일 오전 11시 17분쯤 서해 어청도 서쪽 170㎞ 지역에서 표류하는 소형 목선을 발견했다고 지난 21일 밝혔습니다. 배에는 북한 남성 2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들이 발견된 곳은 서해 한중잠정조치수역 내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지역입니다. 한국 군은 이들의 신병을 확보한 뒤 국가정보원 등 관계 당국과 합동정보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진행자: 이들이 발견된 지 2주가 지났는데요. 단순 표류인지, 탈북인지 알려진 정보가 있습니까?

남북 통신망 끊겼을 때 표류 북한 주민 송환 방법은?

이승재 기자: 현재까진 이분들이 한국으로 귀순하겠다는 의사는 밝히지 않았어요. 그러므로 표류를 했을 가능성, 배에 문제가 있어서 실수로 NLL을 넘어왔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지만 이들이 북한으로 돌아가겠다고 해도 문제가 좀 있습니다. 현재는 북한이 남북 통신선을 일방적으로 끊어버린 상황이거든요.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죠. 2019년 7월 문재인 정부 때도 북한 선박이 항로 착오로 동해 NLL을 넘어왔습니다. 그때도 한국 정부는 북한 주민의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확인하고선 남북공동사무소를 통해서 대북 통지문을 전달한 뒤에 신속하게 송환한 바 있습니다. 약 40시간, 이틀 정도 걸렸었죠. 또 2023년 10월엔 4명의 북한 주민이 역시 NLL을 넘어서 동해상을 내려왔는데, 당시 이들은 남한으로 귀순의사를 밝혀서 북으로 돌려보내지 않았습니다.

지금 상황과 비슷한 사례로는 지난 2023년 10월 29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열흘간 표류하던 북한 선박을 한국 해군이 발견했던 일이 있었는데요. 이들은 단순 표류로 북한으로 돌아가길 희망했습니다. 당시 군 통신선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선을 북한이 일방적으로 끊어 연락할 길이 없었던 한국 정부는 유엔사와 국제상선통신망을 이용해 북한 선박 조난 사실을 발신했지만 북한은 무반응이었고요. 할 수 없이 한국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사실을 공개하자 뒤늦게 북한이 조난 선박을 구조해 갔습니다. ‘남북 핫라인’이 살아있었다면 벌어지지 않을 일이었겠죠.

일본 순시선과의 충돌로 침몰한 북한 어선의 선원들
일본 순시선과의 충돌로 침몰한 북한 어선의 선원들 2019년 10월, 일본 해상보안청이 제공한 이 사진에는 일본 순시선과의 충돌로 침몰한 북한 어선의 선원들이 '야마토 천초(Yamato Shallows)'로 불리는 해역에서 발견된 모습이 담겨 있다. (Reuters)

남북 핫라인의 필요성

진행자: 북한이 코로나로 국경을 봉쇄했던 2020년 이후로 탈북민의 수가 급감하긴 했지만, 이런 사례가 앞으로도 또 생길 수 있을 텐데요. 현재 북한과의 통신망이 없다는 건 큰 문제겠네요.

이승재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재 남북 주요 소통 채널 모두가 사실상 단절된 건 큰 문제입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통신선과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의 경우 2023년 4월부터 이미 북한이 응답을 하지 않고 있고요. 또 2023년 12월엔 김정은 총비서가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한을 ‘적대적인 교전 국가’로 규정한 이후, 2024년 10월에는 남북간 화해교류협력을 상징했던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를 폭파, 급기야 지난 달엔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까지 철거하는 등 남북관계는 사실상 완전히 단절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엔 북한이 남북 ‘항공 핫 라인(항공 관제망)’까지 단절하려는 동향도 파악됐는데요. 북한은 지난해 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측에 “2025년부터 남북 항공 관제망을 끊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물론 남북간 항공기 왕래가 없다 보니 사실상 해당 채널은 연결만 되어 있는 상태지만요. 북한과 ICAO측의 협의가 순조롭지 않았고 ICAO측도 항공 관제망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서 현재까지는 유지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오늘 RFA와의 전화인터뷰에서“이번 일 외에도 앞으로 긴급사태,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대비해서 북한이 아직 유지하고 있는 국제 소통 채널 즉 유엔과의 통로를 통해서라도 연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한국 정부 역시 표류한 북한 주민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길 원할 경우 유엔사 통신망 등을 통해 북한에 통보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북한이 또 다시 무응답으로 일관해 자국 국민이 곤경에 빠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진행자: 남과 북의 통신망이 없는 상태여서 이들의 거취가 어떻게 될지, 한국의 인터넷 이용자들의 관심도 높았습니다. 어떤 의견들이 있었나요?

이승재 기자: 네. 인터넷 이용자들의 의견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자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않는 북한 정부에 대해서, 설령 표류한 주민이 고향과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다고 해도 그 방법조차 차단해 버린 북한 정부에 대한 비난 일색이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 다른 국가들은 대사관을 중심으로 관계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서 자국민을 구출하려는 태도를 보이거든요. 북한은 전혀 노력 자체가 없으니까요. 또 일부 극단적인 의견으로는 “이들이 간첩일 지도 모른다. 회유 자체를 하지 말고 그냥 북으로 돌려보내라” 이런 의견도 있었고요. 또 그들의 의사를 존중해서 “만약 그들이 북한으로의 귀국을 원하면 판문점 분계선까지만 데려다 주고 알아서 걸어 들어가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비슷한 의견인데요. “귀순 정황이 없다면 인도적인 차원에서 선박을 수리해주고 공해상에서 위치 추적하면서 되돌아가는지 보는 것도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고요. 일부 탈북민의 경우는 “어차피 돌아가면 죽는다. 한국으로 귀순해서 돈 잘 벌어 가족들에게 보내는 게 살 길”이라며 “한국 정부가 잘 설득하길 바란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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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쇼이구 러 국가안보회의 서기 접견
북한 김정은, 쇼이구 러 국가안보회의 서기 접견 김정은 비서가 지난 21일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맞이하고 있다. (연합)

쇼이구 러시아 서기, 김정은과 무슨 얘기했나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북한을 방문해 전 세계 언론이 주목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를 만나 어떤 얘기를 나눴을까요? 오늘의 두 번째 소식입니다.

이승재 기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지난 21일, 김정은 총비서를 만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쇼이구 서기는 러시아가 북한과 체결한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따를 것이며, 이 문서가 양측의 이익을 완전히 충족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김 총비서와 최근 재개된 미국과 러시아의 대화, 우크라이나 상황, 다른 지역과 특히 한반도의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쇼이구 서기의 방북은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여 만입니다. 그의 지난 방북 직후에는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돼 이번 방문 의제가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쇼이구 서기는 22일, 1박 2일 동안 비교적 짧은 방북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죠. 이번 쇼이구의 방북을 두고 자세한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만, 아무래도 이번에는 계속 거론되고 있는 김정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 일정에 대해 좀더 구체적인 논의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요.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쇼이구 서기의 방문이 이뤄졌기 때문에 북한군 포로 처리 문제 등 파병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도 거론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이승재 기자: 네. 전문가들은 이번 쇼이구 서기의 평양 방문 이후 양국 간에 눈에 띄는 상황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북한 전문가들은 우선 김정은 총비서와 휴전협상과 관련한 설명 및 포로 문제 등에 얘기를 나눴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 휴전안에는 포로 교환문제도 있기 때문에 북한은 포로 교환 협상 시에 북한군 포로를 모두 북한으로 보내달라는 요청을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또 지난해 6월 평양에서 김정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하지 않았습니까? 당시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총비서의 모스크바 방문을 초대한 만큼 아마 김 총비서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조율했을 가능성도 큽니다. 일각에서는 5월 9일, 80주년 전승절이 방러 시기로 유력하다는 의견도 있고요. 쇼이구 방문에 앞서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이 북한을 찾아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 등과 잇따라 회담한 점도 김 총비서의 방러 일정 조율을 위함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마트에 ‘코리아 빨간 사과’?

진행자: 이런 상황 속에서 현재 북한과 러시아가 얼마나 밀접한 관계인지 단적으로 볼 수 있었던 소식이 있었죠. 러시아에서 북한산 사과가 버젓이 팔리고 있다면서요?

이승재 기자: 네. 그렇습니다. 19일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은 러시아 하바롭스크의 한 대형마트에서 북한산 사과가 유통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바롭스크 지역 매체 디비 노보스티에 다르면 ‘레미’라는 이름의 현지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사과 중 일부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제품이며 포장날짜는 2025년 3월 17일로 적혀 있다고 합니다. 북한의 대외무역회사 ‘황금산’에서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북러 밀착이 강화되면서 작년 6월 러시아와 북한 양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사과와 인삼 공급하는 것을 논의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하바롭스크에서 북한산 사과가 처음 발견된 걸 볼 때 본격적인 유통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의 통일부는 이에 대해서 “식료품 및 농수산품은 유엔대북제제 결의안 2397호에 의거, 수입 금지된 항목”이라며 “모든 유엔 회원국에 대해서 대북제재 결의안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문제는 지금까지 북한이 대북제재를 위반한 사례가 수도 없이 많지만 러시아나 중국 등이 북한과의 밀무역을 눈감아주면서 별다른 조치가 취해진 바가 없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승재 기자: 맞습니다. 특히 러시아의 지원과 지지를 바탕으로 북한의 대북제재 위반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이미 협의를 마친 인삼 가공품 등 앞으로 더 많은 북한산 상품이 러시아로 유통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일각에서는 김정은 총비서가 북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시한 온실농장, 바닷가 양식장 건설이 사실상 북한 주민이 아닌 밀수출을 위한 용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진행자: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이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