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어부 37명 단체사진 입수
2005.02.02
지난 1971년과 1972년 서해상에서 북한에 의해 납치됐던 휘영호와 오대양호 선원 등 납북어부 37명이 단체로 찍은 사진을 입수했다고 2일 납북자가족모임의 최성용 대표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밝혔습니다.
최성용 대표는 어제 공개한 사진은 ‘1974년 묘향산 휴양기념이란 직인’ 이 찍힌 30여년 전 서해상에서 강제 납북된 어부 37명의 흑백사진이라면서 남한 정부가 공식 발표한 납북자들의 명단에 포함된 분들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공식 발표한 납북자 487명에 포함이 되신 분들입니다. 이분들이 공해상에서 어로 중에 북한경비정에 강제로 끌려갔지요. 71년도에 12명 72년도에 24명.”
최 대표는 납북자 가족들은 남한정부가 발표한 납북자 명단만 보다가 북한에 끌려간 이후 얼마 안 되어 찍은 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되어 이제는 혹시 만날 수 있는가 하는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사자인 가족들은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있지요. 말로만 듣다가 사진이 공개되고 하니까, 북한에서 찍은 사진이 공개가 됐지 않아요. 가족들은 이루 형용할 수 없는 심정입니다.”
지난 72년 납북된 오대양호 선원 박두남 씨의 부인 옥철순 씨는 남편의 얼굴을 사진으로 보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면서 그러나 생사확인을 못해서 안타깝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한편으로는 좋고 한편으로는 생사확인을 못해서 애가 터져서 그렇지 뭐.”
옥철순 씨는 북한에 있는 남편에게 안부를 전했습니다.
“우리 영감 건강하게 살고 있는가 알고 싶고 여기 우리 남한에는 자식들하고 잘 살고 있고 그렇습니다.”
옥철순 씨는 이제 죽을 날이 가까워지니까 영감 한번 만나보고 죽는 소원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어쩌든지 살아서 납북된 남편의 얼굴이나 한번보고 눈을 감고 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식들에게 너의 아버지 못 만나면 눈 못 감고 죽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최성용 대표는 북한당국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는 해결을 하면서 왜 남한의 납북자 문제는 해결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은 이제라도 납북자들의 생사확인이라도 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북한 당국이 납북자가족들의 요구사항과 남한정부의 요구사항을 받아 들여서 생사확인부터 작업을 하고 그 후속조처로 요구사항이 있으면 서로 풀어가면서 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 사진의 의미를 정부와 북한당국이 우리가족들의 아픔을 씻어 주었으면 하는 저의 소원입니다.”
한편 납북자 가족협의회 최우영 대표는 ‘북한은 그 동안 납북자가 없다’고 거짓말을 해왔다면서 앞으로 남한정부는 적극적인 납북자 정책을 펼 것을 주장했습니다.
“그 동안 '북한에서는 납북자가 없다'라는 거짓말을 해 왔다는 게 증거가 되는 것이지요. 왜냐면 &# xC740; 그 동안의 납북자들은 정기적으로 또 비정기적으로 교육을 받거나 단체 활동을 해 왔다는 것이지요. 그걸 사진을 통해서 알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북한에서 납북자가 없다고 이야기를 하고 거기에 따라서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수정이 돼야 한다고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서울-이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