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일가족 3대 7명 연쇄탈북 성공

200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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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살던 국군포로 이기춘 씨 일가족 7명이 16개월 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북한을 탈출해 모두 남한에 입국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청진에 살던 이 씨의 딸 이복희 씨와 그의 아들, 또 조카 등 3명은 31일 남한에 입국해 이기춘 씨를 비롯해 먼저 남한에 정착해 살고 있던 가족들과 극적으로 다시 만났습니다.

이날 남한에 도착한 이복희 씨 일행은 국군포로 출신 탈북자 이기춘 씨의 딸과 손자들이죠?

네, 그렇습니다. 이들은 한국전쟁 중에 중공군에 끌려갔다가 54년만인 2004년 탈북해 남한에 정착한 이기춘 씨의 막내딸 이복희 씨와 2살짜리 손자 김선군 군, 또 이복희 씨 언니의 아들인 3살짜리 고일혁 군 등 모두 3명입니다.

이들 일가족 7명이 모두 남한에 오는 데는 1년 반 정도가 걸렸다는데요. 그 과정을 소개해주시죠.

네, 가장 먼저 북한을 탈출한 사람은 국군포로 출신 이기춘 씨였는데요. 이 씨는 지난 2004년 11월 가장 먼저 탈북해 남한으로 왔고 이 씨의 부인 김상옥 씨는 2005년 6월에 탈북에 성공해 남한에 정착했습니다. 그 후 이기춘 씨의 둘째딸 이복실 씨와 사위 고영남 씨가 탈북해 지난해 9월 남한으로 와 지금까지 부산에서 이기춘 씨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오늘 도착한 고일혁 군이 이들 둘째딸 부부의 아들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이기춘 씨의 부인 김상옥 씨는 이들 가족들을 다 만나지 못하고 교통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이처럼 일가족이 북한을 탈출하려면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을 텐데요?

이번 이기춘 씨 가족 모두의 남한행은 납북자가족모임 등 민간단체와 또 이기춘 씨의 조카 이광덕 씨 등이 주도했습니다. 이광덕 씨는 3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에서 삼촌인 이기춘 씨 일가족 모두가 남한으로 오게 돼 한시름 놓았다면서도 국가에서 해야 할 일인 국군포로의 남한 송환을 개인들이 나서서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이광덕: (남한 내) 비전향 장기수는 북한에 다 보내고 왜 우리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6.25 참전했다가 국군포로가 돼가지고 54년 동안 생사도 모르고 제사까지 지냈던 사람을 우리가 이렇게 어렵게 돈 써가면서 직접 데려와야 하나? 국가가 해야 될 일이다. 우리 정부가 북한 정부 입맛에 맞게 오만 것을 다해주면서 우리가 받아내는 것은 뭐가 있나?

이 씨는 삼촌인 이기춘 일가족 7명을 데려오는데 약 2년 동안 남한 돈으로 1억 가까운 돈, 미화로 약10만 달러 가까이를 썼다고 말했습니다. 보통 국군포로 한 명을 북한에서 탈출시키는데 약 5천만 원, 즉 약 5만 달러가 든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왜 이렇게 많은 돈이 듭니까?

이광덕 씨는 특히 삼촌인 이기춘의 부인인 김상옥 씨를 남한으로 데려오는데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는데요. 김 씨는 남한으로 오기 전 약 6개월 정도를 방에서 나오지도 못하면서 중국에서 숨어 살았고 그 방세와 생활비를 모두 남한에 있는 가족들이 부담했습니다. 그것 말고도 북한에서 이들을 탈출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탈북 안내인에게 줄 사례비 등 돈이 필요한 곳이 무척 많다는 것입니다.

6개월 동안이나 김 씨가 숨어있었던 이유는 중국 당국이 탈북자를 강제 송환시키고 있고 또 국군포로 탈북자의 가족인지 알면서도 빨리 협조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 씨는 설명했습니다. 그는 남한 국방부와 외교부 실무자들은 이 씨 가족의 남한행을 위해 정말 열심히 해줬다고 말했지만 중국 당국은 고압적인 태도를 가지고 시간을 끌며 애를 태웠다고 비난했습니다.

남한 내 관련단체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네, 이번 이 씨 일가족의 남한행을 적극적으로 도왔던 납북자가족모임의 최성용 대표는 남한 국민들이 이들 국군포로 가족 모두를 북한 주민이 아닌 남한 주민으로 따뜻하게 맞아줬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최성용: 국군포로만 혼자 오시면 남은 여생을 혼자 살기가 힘들다. 가족들도 같이 올 수 있어야겠고 우리 국민들이 이 씨 가족들에게 따뜻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다.

또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도희윤 사무총장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번 일은 가족들과 이들을 지원한 탈북자지원단체가 함께 이뤄낸 큰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도희윤: 이런 기회로 인해 남한에서 국군포로 가족들을 위한 지원법이 통과됐다. 이런 모든 계기가 국군포로 및 그 가족들에 대한 국가적 책무를 다해내는 귀한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는 앞으로 이 씨가 남은 여생을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기를 빈다고 덧붙였습니다.

양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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