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모자 상봉 주선은 한일 납북자 가족 분단이 목적
2006.06.08
김영남의 처였던 일본인 납치피해자 요코다 메구미 가족과 그밖의 일본인 납북자 가족들은 북한이 김영남 모자 상봉을 허용한 것은 한일 납북자 가족들간의 협력을 차단하기 위한 속셈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도쿄의 채명석 기자와 함께 관련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김영남의 모친 최계월 씨와 사돈지간으로 추정되는 요코다 메구미 가족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채명석 기자: 니가타 시에서 납치된 후 북한에서 김영남과 결혼했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요코다 메구미의 부모 요코다 시게루 씨는 김영남 모자 상봉의 뉴스가 전해 진 후 “북한은 이전부터 김영남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었으면서도 이제야 발표를 한 것은 납치문제에 대한 북한의 불성실한 태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북한의 성실한 태도를 촉구한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요코다 메구미의 부친인 시게루 씨와 사키에 씨는 지난 5월 말 일본을 방문한 김영남의 모친 최계월 씨와 누이 김영자 씨와 만나 납치된 가족들을 되돌려 받을 때까지 두 가족이 함께 노력해 가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김영남의 모친 최계월 씨가 요코다 메구미의 모친 사키에 씨에게 함께 북한으로 가 아들과 손녀 김혜경을 만나보자고 권유했으나, 사키에 씨가 북한에 이용만 당하는 이유를 들어 최계월 씨의 북한 방문을 적극 만류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양 가족은 한때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는데, 김영남의 모친 최계월 씨가 실제로 아들 김영남을 만나 게 될 경우 양가 가족들의 관계가 더욱 소원해 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건 어떤 이유에서입니까?
채명석 기자: 북한은 14명의 일본인 납치를 인정한 후 납치문제가 오히려 북일관계 개선의 최대 장해 요인으로 부상하자 납치문제의 상징적인 인물인 요코다 메구미의 부모를 평양으로 수차례 초대한 바 있습니다.
요코다 메구미의 부친 시게루 씨는 딸의 사망 여부를 직접 확인하고 손녀 김혜경을 만나보기 위해 처음엔 북한의 초청에 응할 태세를 보였으나, 부인 사키에 씨와 다른 납치 피해자 가족들의 맹렬한 반대로 결국 평양행을 포기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시게루 씨를 초청하여 납치문제의 완전 봉인을 노리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요코다 메구미 가족들이 지난 달말 사돈지간으로 추정되는 최계월 씨 가족들의 평양행을 말린 것도 똑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즉 북한은 김영남과 모친 최계월 씨를 대면 시켜준 후 김영남으로 하여금 후 남한으로 돌아 갈 의사가 없음을 공개적으로 밝히게 하여 납북자 문제나 일본인 납치문제가 더 이상 공론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속셈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인 피랍자 가족들은 북한의 발표 후 “우리가 우려해 왔던 것이 현실로 드러났다”고 입을 모으면서, 북한은 “남한의 납북자 가족과 일본의 납치 피해자 가족들이 손을 맞잡게 되면 납치 문제가 한일 양국에서 공론화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이를 분단할 목적으로 김영남 가족 상봉 주선을 서둘러 발표한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요코다 메구미 부친 시게루 씨도 8일 담담한 표정으로 소감을 발표했으나, 김영남과 결혼했다가 사망한 것으로 전해 진 딸의 안부에 대한 정보가 김영남 모자 상봉 이후 어떻게 밝혀질 지에 대해 매우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도쿄-채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