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단과 총련이 반세기만에 역사적 화해

2006-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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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간 대립해 온 < 재일본 대한민국민단(민단)>과 < 재일본 조선인 총연합회(총련)>이 17일 수뇌회담을 갖고 역사적 화해의 첫 걸음을 내 디뎠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도쿄의 채명석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민단과 총련의 수뇌회담 뒤 공동성명이 발표됐는데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채명석 기자: 하병옥 민단 단장은 17일 오전 간부 6명과 함께 도쿄 지요다 구에 있는 조총련 중앙본부를 방문해 총련의 서만술 의장 등 지도부를 만나 약 40분간 회담을 갖고 8.15 축제공동 개최 등 6개 합의 항을 담은 공동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공동 성명에 따르면 첫째, 두 단체의 화합과 화목을 도모하고 재일 동포 사회의 단합을 위해 협력 한다 둘째, 6.15 민족통일 대축전 일본위원회에 공동 참가 한다 셋째, 8.15 기념축제를 공동 개최한다 넷째, 교육 민족문화 진흥사업에 공동으로 노력 한다 다섯째, 재일동포 사회의 복지와 권익 옹호 활동에 협력 한다 여섯째,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한 창구를 설치한다로 되어 있습니다.

공동 성명 발표에 앞서 열린 회담에서 서만술 의장 등 총련 측 대표들은 “이번 회담은 여러 가지 고생의 결실이자 역사를 새로 개척한 것인 만큼 향후 역사도 책임지자”며 이번 화해를 다음 세대로 이어가자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하병옥 민단 단장은 “언제 이런 날이 올 수 있을 까 했는데 반세기가 지난 이제야 해 냈으니 지금부터라도 될 수 있는 일부터 협력해 가자”고 화답했습니다.

민단과 총련의 역사적 화해를 재일동포 사회는 어떻게 받아 들이고 있습니까?

채명석 기자: 민단 홍보국의 김성산 씨는 자유아시아 방송의 전화 취재에 대해 “그동안의 대립과 반목을 씻고 재일 동포 사회도 한데로 뭉쳐야 한다는 것이 모두의 비원이었는데, 비로소 오늘 화해가 이루어져 감회가 깊다”고 말하면서 “비록 50여 년이란 시간이 경과했지만 재일동포 사회가 하나로 뭉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이타마 현에서 불고기 집을 경영하는 총련 계 소속 홍영기 씨는 “2세, 3세가 재일동포 사회의 주류로 활약하고 있는 지금 민단이나 총련이다 하는 구별은 별 의미가 없다”고 전제하면서 “역사적 화해가 3세, 4세 젊은 세대 동포들에게 큰 희망을 심어 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민단과 총련은 17일 회담에서 문제의 민단의 지방참정권 요구 활동, 탈북자 지원 문제 등에 관해서는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총련은 민단의 지방참정권 요구가 재일동포 사회의 일본 동화를 부추기고 총련 조직의 와해를 노리는 음모라면서 크게 반발해 왔습니다. 총련은 또 민단이 탈북자지원센터를 설립하고 탈북자 50여 명의 일본 정착을 지원하고 있는 것을 크게 문제 삼아왔습니다.

관측통들은 민단과 총련이 남북 정상회담이 이루어 진 2000년 6월에도 화해를 위한 접촉을 벌였으나 불발로 끝났던 전례를 상기시키면서 17일 발표된 공동 합의사항에도 불구하고 민단과 총련 조직이 대동 합병하는 길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일본 국내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채명석 기자: 일본 언론들은 17일의 공동성명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남북 공동성명 이후 조성된 남북 화해의 물결이 일본열도로 파급됐다고 논평했습니다. 반면 일본 우익들은 17일 수뇌 회담이 열리는 총련 중앙본부 주변에서 납치 피해자 송환을 요구하면서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지금 일본은 민단과 총련의 화해가 납치문제 해결에 미칠 영향을 이모저모로 저울질하기에 분주합니다. 두 단체의 화해로 재일동포 사회의 파워가 증대됨에 따라 북한이 납치문제에 더 강경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현재로서는 지배적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16일 “공안 조사청이 총련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일본 정부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총련을 견제하는 발언을 잊지 않았습니다.

반면 민단이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총련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도록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여 납치 문제 해결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습니다. 민단이 조만간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을 천명할 것으로 보이는데, 민단이 그 전제조건으로 납치문제의 전진을 요구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도쿄-채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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