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 군부, "위성텔레비전 수신료 166배 인상"


2008.01.03

방콕-이동준 xallsl@rfa.org

2008년 올해는 한국 건국 6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입니다. 독립 60주년을 뜻 깊은 해에 버마 군사정부가 사전예고 없이 위성텔레비전 수신료를 1월 말부터 166배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합니다. 방콕 연결해 버마 소식 알아봅니다.

믿기지 않는 버마 군부가 위성 텔레비전 시청료를 166배 올리기로 했다고요?

네, 버마 군부가 그동안 위성전파를 통해 수신이 가능했던 텔레비전 시청료를 1월 말부터 자그마치 166배 올릴 것이라고 2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기름값 인상 때도 아무런 사전 예고 없이 인상을 발표했는데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갑작스럽게 발표한 것입니다.

태국에서 발행되는 반버마군부 시사주간지 ‘일라와디’ 는 현재 1년간 위성텔레비전 시청료는 버마 돈으로 6천키얏, 미화로는 5달러 정도인데 버마 군부가 자그마치 백만 키얏으로 미화로는 800달러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166배 인상 자체가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인상폭인 것 같은데요, 미화 800달러는 버마에서는 어느 정도 비싸다고 할 수 있나요?

단적인 예로 일반 버마 국민들의 연평균 소득은 300달러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새로 책정한 위성텔레비전 시청료 800달러는 결국 버마 국민들이 2년 이상 벌어서 내야 하는 큰 금액인 셈입니다.

네, 그렇군요. 군부가 이처럼 어처구니 없는 시청료 인상을 추진한 이유가 뭔가요?

네, 버마 내에서 위성방송 시청이 가능한 가구는 6만여 가구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일반 국민들에 비해 비교적 중산층에 속하는데요, 일반인들은 이들 중산층들이 전하는 버마 군부의 비리 등의 소식을 전해 듣고 있었습니다.

이번 시청료 기습 인상은 버마 군사정권이 위성방송 수신자들이 외부 소식을 일반인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을 간파하고, 이들의 위성방송 수신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조치라고 태국에서 반군부 민주화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단체들은 규탄하고 있습니다.

태국 현지 언론들은 버마 군부가 지난해 9월 사전 통보없이 기름값을 인상한 것을 계기로 국민의 저항을 받자, 외부와의 모든 통신을 끊었지만 자유아시아방송, 미국의 소리와 영국의 BBC에서 국내 소식을 생생하게 보도해 군부에 많은 타격을 주자, 외신들을 “공중파의 적”이라면서 공공연하게 규탄한 바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새해 첫 달부터 버마 군부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고 한다는 소식을 전해 주셨는데요, 올해는 버마 독립 6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라면서요?

네, 올해 1월4일은 독립투사이자 버마 국민의 영웅인 아웅산 장군에 의해 버마가 독립을 쟁취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어느 국가나 마찬가지로 독립 50주년이나 60주년에는 새로운 의미를 갖고 국민들과 함께 독립의 기쁨을 누리는 것이 상례가 아닙니까?

그러나, 탄슈웨이 장군이 이끄는 버마 군사정권은 올해 있을 60주년 기념행사에선 독립영웅인 아웅산 장군에 대해 일체 입을 닫고 있어서 일반 국민들조차도 그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얘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가요?

그 이유는 독립 60주년을 맞이해 아웅산 장군의 친딸이며 야당지도자인 아웅산 수치여사가 반정부 정치세력 규합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해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곳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아웅산 수치 여사는 18년 전인 1990년 5월 선거에서 압승을 했지만 현 군사정부가 투표 결과를 무효화한 뒤 정권이양은 물론 가택연금을 시켜놓은 상태입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