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당국자 회담 재개’ 필요성 공감, 북한핵실험 가능성 계속 파문

200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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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남한의 이해찬 총리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만나 남북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총리와 김 위원장은 남북간 대화재개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한편 남북간 대화 재개 가능성이 열린 가운데서도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해 북한 핵실험 가능성을 놓고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이장균 기자와 함께 관련소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남한의 이해찬 총리와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간에 이루어진 남북현안에 관한 논의 결과를 전해 주시죠.

이장균 기자: 이 총리와 김 위원장은 우선 올해가 광복 60주년이고 역사적인 6.15공동선언 5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남북 양측이 화해와 협력의 6.15공동선언 정신을 되살려 당국간 회담 등에 임한다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남한의 이강진 총리 공보수석이 전했습니다. 특히 이해찬 총리는 현재 일본에 있는 북한대첩비와 관련해 북한대첩비를 반환받기 위해서는 남북당국자 회담이 필요하다고 제안했고 김영남 위원장은 이를 위한 남북당국자 회담을 적극 추진하자는데 동의 했습니다.

총리급 이상의 남북한 고위인사 간 면담은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에 따른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번이 처음인데요, 그 밖에 어떤 얘기가 오갔습니까?

이: 남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총리는 이날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서 남북 당국자회담과 관련해 지난해 7월 고 김일성 주석 조문문제와 탈북자 집단입국 등으로 중단된 남북 당국자 회담의 조기 재개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고 남북당국자회담을 해야 남한 쪽 교류협력기금 등을 쓸 수 있는 방안을 찾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김 위원장은 민족 공존의 원칙에서 남북 당국자 회담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것이 북측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올해가 6.15 공동선언 5주년이라는 뜻 깊은 해이기 때문에 남북간 전향적 국면이 열리도록 남북한이 공동협력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총리는 또 최근 광복 60주년 기념사업으로 남북한 합의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고구려 벽화보존, 독도선상합동토론에 대해 설명했고 김 위원장은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남한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북핵문제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대해서도 얘기가 나왔습니까?

이: 네, 이 총리는 북핵 6자회담 문제와 관련해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를 푸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며 남한 중국 등 주변 국가들이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6자회담은 처음 북측에서 주장한 것이라며 6자회담에 참가 할 수 있는 명분을 주는 것이 필요하고 환경이 성숙되면 6자회담에 응할 것이라고 말한 뒤 북핵문제와 관련해 미국에 대해 북한이 갖는 입장을 설명했다고 남한 언론은 전했습니다.

이번에 이 총리와 김 위원장간에 일본에 있는 북관대첩비 반환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북한대첩비에 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죠.

이: 북관대첩비는 북관에서 이뤄진 전쟁에서 대첩, 즉 큰 승리를 거둔 일을 기념한다는 비석이란 뜻인데요, 여기서 북관은 함경도를 말합니다. 이 비는 임진왜란 발발 첫 해인 1592년 함경도 의병들이 왜군을 무찌른 것을 기념해 숙종 때인 1707년에 함경도 길주에 건립된 것인데 일본이 1905년 러일 전쟁당시 일본으로 옮겨가 현재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 기념물로 꼽히는 야스쿠니 신사 숲속에 방치돼 있습니다.

이번 이 총리와 김 위원장의 만남이 과연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되는데요, 어떤 반응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이: 우선 남한정부당국자는 이날 면담결과에 대해 정확한 내용을 봐야 알겠지만 일단 최근 흐름에 비춰 긍정적인 조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반면에 일부전문가들은 북측의 이런 움직임을 대내적으로는 우선 시급한 비료문제 등 남측의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필요성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대외적으로는 6자회담 경색으로 장기간 고립된 상황을 열어보겠다는 취지도 엿볼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국간 대화재개가 곧바로 장관급회담으로 이어질 지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개성에서 열린 조류독감 방역과 퇴치를 위한 접촉도 당국간 협의의 성격을 띠었지만 실무급 접촉이었고, 양측이 이날 공감한 북관대첩비 문제가 당국간 논의되더라도 대화의 격이 어느 정도일지 아직 불확실한 실정입니다.

일부 남한 언론에서는 이 총리와 김 위원장이 남북당국간 회담재개에 공감함에 따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도 청신호를 기대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요, 그러나 최근 불거진 북한핵실험 가능성 문제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지 않습니까?

이: 네, 파문의 발단이 된 것은 22일 월스트리트 저널이 한 미국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국정부가 전날 중국 측에 ‘긴급외교서신’을 통해 최근 북한의 언행에 비춰볼 때 핵실험이 준비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전한데서 비롯됐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경고 없이 실험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돼 있다고 믿고 있다는 것으로 보도가 됐습니다.

이 미국관리는 특히 첩보위성 판독결과 북한 내 지하 핵실험이 실행될 수 있는 것으로 믿어지는 여러 의심스런 지점과 미사일 기지 등의 활동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이 기사가 나오자 이날 미국 뉴욕증시까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중국과 남한정부의 반응은 어떻게 나와 있습니까?

이: 북한의 핵무기 실험 가능성에 대한 미국언론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대화를 통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이 문제에 대한 중국 측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모든 당사국들이 성의와 인내를 가지고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외교부는 또 평화적인 대화만이 이 문제를 푸는데 가장 효율적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편 남한정부는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 보도와 관련해 한미 양국 정부간에 긴밀한 정보공유를 바탕으로 면밀히 주시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특별히 논의할 사항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정부당국자는 미국 측으로부터 정부채널 통해 그런 내용을 통보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고 남한 언론은 전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의 반응도 나와 있죠?

이: 미 국무부는 22일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과 관련해 새로이 평가할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오랜 우려와 관련해 새로이 평가할 만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면서 미국은 그러나 최근 핵무기와 관련한 북한의 도발적인 논평에 대해서 우려해 왔고 이 같은 우려를 6자회담 참가국들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새로이 평가할 것이 없다는 것이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을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정보관련 사항은 논평하지 않는 것이 국무부의 입장이라고만 밝혔다고 연합뉴스는 전했습니다.

한편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22일 익명의 미 정부고위관리와의 인터뷰에서 월스트리트저널의 북한 핵실험 보도와 관련해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관리는 또 중국에 대해 경고를 했는지는 알지 못하나 최근 북한의 활동은 부시 정부 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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