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회, 초유의 총통 파면안을 부결시켜

대만의 천쉐이비엔 총통의 친인척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 대만 야당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발의한 총통.파면안이 27일 국회의 최종 표결에서 부결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대만의 김학준 기자와 알아봅니다.

총통파면안의 국회 부결 결과 부터 전해주시죠.

대만의 국회인 입법원은 27일, 야당이 정식 발의 상정한 천쉐이비엔 총통 파면안에 대한 기명 표결을 진행해, 찬성119표, 반대 0표, 기권 14표로 부결시킴에 따라, 사위 및 친인척의 비리 의혹으로 위기에 몰렸던 천쉐이비엔 총통은 일단 파면의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헌정사상 처음으로 파면에 부딪쳤던 총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날 표결에서 야당인 국민당과 친민당 112석 모두는 찬성표를 던졌고, 무소속 9명의 찬성을 얻어냈지만, 집권 민주진보당 의원 86명이 모두 투표에 불참함으로서, 통과기준인 전체221석의 3분의 2, 즉 148표에서 29표가 모자란 119표에 그쳐, 파면안은 정식으로 부결된 것입니다. 그렇지만 범여권에 속하는 타이완단결연맹당 12명 전원은 투표는 참가하되, 기권표를 던져, 야당의 파면안 추진이나 집권 민주진보당의 부패에 대한 불만을 동시에 표시했습니다.

대만 각계에서는 이번 파면안이 부결된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까?

가장 주요한 원인은 파면 제도 자체로서, 즉 현재 입법원의 의석 분포로 볼 때, 재적의원 2/3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 고문턱 통과는 상당히 힘든 상태였습니다.

또 다른 원인은 집권당의 천(陳)총통에 대한 전격적인 지지라 하겠습니다. 총통사위 비리 등이 드러났을 때 여당내에서는 한 때 천 총통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일었지만, 야당이 총통파면안을 입법원에 상정한 이후, 이는 민진당의 집권까지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적극적으로 천총통을 지지하고 나선 것입니다.

이외에도, 천 총통과 민진당은 이번 파면안을 여야의 직접 대립, 야권의 정권쟁탈 음모, 대만토착정권의 수호로 초점을 맞추면서, 여권 지지 국민들의 세력을 응집해, 수세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파면안 부결에 대한 야당의 반응이나 다음 행보는 어떻습니까?

대만 최대야당인 국민당의 마잉죠우(馬英九) 주석은 27일 오후, 비록 총통 파면안은 부결되었지만, 역사는 오늘(6월27일)을 대만 민주의 치욕의 날로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밝혀, 파면안 부결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그렇지만 마 주석은 금후 국민당은 대규모 반정부 가두시위활동은 피할 것이라는 완화된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이외에도 내각불신임안 제출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지만, 이는 일정한 과정과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 만큼, 신중히 대처하겠다는 태도를 표했습니다.

반면, 제2야당 친민당(親民黨)의 쏭츄위 주석은 곧 "내각 불신임안 제출 - 국회 재선 - 총통파면안 다시 제출"의 3단계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혀, 야당간의 보조는 일치하지 못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향후 대만 정국의 발전방향은 어떠할 것으로 예상됩니까?

파면 위기를 벗어난 천쉐이비엔 총통은 27일 서면 성명을 통해, 최근 자신과 가족들의 문제로 인해 이렇게 커다란 정치풍파가 인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하면서, 금후 야권과 정치협상을 추진하고, 아울러 대외적으로는 양안 평화회담을 추진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으나 대만 금후 정국발전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한 편입니다.

왜냐하면 천총통의 사위나 영부인의 비리의혹은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야당의 강력한 반발, 여소야대의 정치 현실을 비롯해, 천총통과 민진당은 도덕적인 하자로 인해 다수 국민의 신뢰감을 이미 상실한 상태라 남은 2년의 집권은 그리 순탄하지 않을 것이며, 정국은 혼란이 거듭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만-김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