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주, 일본 북한에 6자회담 복귀 촉구


2006.03.18

미국과 호주, 그리고 일본 세 나라는 북한에 조건 없이 핵 문제 논의를 위한 6자회담에 복귀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노르웨이가 핵문제의 중재자로 나서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노르웨이 일간지가 보도했습니다. 관련 소식을 이동혁 기자와 알아봅니다.

미국과 호주, 일본이 안보회담을 가졌지요?

그렇습니다. 미국과 일본, 호주는 18일 호주 수도 시드니에서 안보회담을 가졌습니다. 미국에서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일본에서는 아소 타로 외상이 그리고 호주에서는 알렉산더 다우너 외무장관이 각각 참석했는데요. 이들 세 나라의 외무장관들은 이날 안보회담 후에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공동성명에서 북한 핵 문제가 언급됐지요?

이들 세 나라는 성명에서 북한에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날 성명은 또 이란의 핵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란이 모든 우라늄 농축 관련 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에 전면 협력하며, 협상에 복귀해 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가 요구한 모든 조치를 취하도록 설득하기 위해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조율된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성명은 먼저 중국이 역내에서 구사하는 건설적인 포용정책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군사력이 늘어나고 있는데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했고 중국 정부에 대해 늘어나는 군사비에 대해 보다 투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군사비에 대해 투명하게 밝히지 않을 경우, 주변국들로부터 불필요한 의혹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핵 문제의 중재자로 노르웨이가 나서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노르웨이 일간지 VG가 17일 보도한 내용입니다. 이 신문은 덴마크 등 북유럽 지역을 맡고 있는 북한의 전인찬 대사가 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전 대사는 노르웨이는 평화 중재자로서 훌륭한 명성뿐만 아니라 국제분쟁 해결에도 매우 좋은 경험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 대사는 이어 이러한 자질은 국제관계들이 긴장돼 있는 한반도에 대해서도 매우 귀중하다며 북한은 노르웨이가 북미 간에 진행 중인 핵 분쟁의 해결사로 기여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큰 의미부여를 할 수 없는 통상적인 말로도 들리는데요. 어떻습니까?

그렇습니다.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는 6자회담 참가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많은 관심을 보여 온 것이 사실입니다. 호주를 비롯해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등이 북한 핵 문제 해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의사를 적극 밝혔는데요. 인도네시아의 경우,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남한과 북한에 특사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한 스스로 6자회담 참가국이 아닌 나라에 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중재를 요청했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달러 위조지폐 제조 문제 등으로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이 발언이 나왔다는 점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노르웨이 정부는 북한 측의 이런 제의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일단은 부정적인 반응인 것 같습니다. VG는 노르웨이 고위 외교관 레이먼드 요한센 씨의 말을 인용해 노르웨이 정부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달했는데요. 신문은 요한센 씨가 전 대사와 대화를 나눴지만 아무 것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요한센 씨는 전 대사와 회담했지만 노르웨이의 중재자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 대사가 북한 핵 문제에서 노르웨이의 역할을 정의했다는 점은 흥미롭다고 말했습니다.

요한센 씨는 또 노르웨이는 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에 대한 국제적 압력을 가하는 세력의 일부라며 이러한 국제적 압력에 분열이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노르웨이는 중동과 스리랑카의 평화협정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각각 중재자 역할을 한 바 있습니다.

이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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