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두 번째 추기경에 정진석 대주교 - 교황청
2006.02.22
로마의 바티칸 교황청이 남한의 두 번째 추기경으로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대주교를 임명했습니다. 1969년 교황 바오로 6세가 김수환 추기경을 서임한 이래 두 번째 추기경이 되는 정진석 대주교는 북한의 평양 교구장을 겸하고 있어 앞으로 북한과 관련한 활동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2일 한국천주교 서울 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를 추기경으로 임명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천주교의 추기경은 로마 교황청에서 교황을 직접 보필하면서 전 세계 12억 명에 이르는 신자들을 통치하는 자리로 이번 정진석 대주교의 임명으로 남한은 김수환 추기경 임명 이래 37년 만에 두 명의 추기경을 둔 나라가 됐습니다. 정진석 추기경은 이날 저녁 서울 명동성당 내 서울대교구 주교관 앞에서 인사말을 통해 하나님의 축복과 국민들의 성원덕분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정진석 추기경 : 한국 천구교회 뿐 아니라 국민 여러분들의 성원이 크셨고 또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우리나라 제2의 추기경이 탄생하도록 밀어주신 덕분으로 오늘의 이 영광이 우리에게 주어졌다고 생각이 됩니다.
정진석 추기경 서임을 축하하기 위해 함께 자리한 김수환 추기경은 특히 정 추기경이 평양교구장을 겸하고 있어 그 책임이 막중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 : 지금 정진석 대교구장님이 서울 대교구장이면서 평양교구장을 겸하고 계시기 때문에 그런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분이 추기경이 된 전통은 참 바람직한 것이라고 봅니다.
올해 75세의 정진석 추기경은 1931년 서울에 태어나 1961년 사제서품을 받고 천주교 중앙협의회 총무 등을 거쳐 1970년 주교가 됐습니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했지만 뜻한 바 있어 다시 가톨릭대 신학부에 입학한 뒤 사제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한편 서울대교구의 한 관계자는 분단 독일 출신인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남한의 분단과 공산권 국가 선교에 각별한 관심을 지닌 점도 이번 추기경 임명에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 추기경은 지난 1998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됐을 당시에도 북한 선교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정 추기경은 다음달 25일 로마 교황청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리는 공개 추기경 회의에서 공식 서임될 예정입니다.
이장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