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 발열 뒤 사망도 ‘지병’으로 엉터리 분류”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22.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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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코로나 발열 뒤 사망도 ‘지병’으로 엉터리 분류” 보건 당국자가 평양체육용품공장의 작업장 바닥을 소독하고 있다.
/ AP

앵커: 북한 당국이 코로나 발병을 공식 인정한 이후 사망자 수를 제대로 집계하지 않고 있지만 지방에서는 적지 않은 사람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중에는 발열자로 격리된 뒤 사망에까지 이르렀지만, 상부에는 사망 원인을 지병으로 보고해 현지 주민들조차 당국의 통계 수치를 온전히 믿지 않은 분위기라고 하는데요.

 

전무한 코로나 검사부터 부실한 발열 환자와 사망자 관리, 여기에 책임을 회피하려는 당국자들의 거짓 보고까지 겹쳐 북한의 코로나 사망자 집계가 엉터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코로나 관련 북 공식 사망자는 73지방 분위기는 달라

 

북한이 처음으로 코로나 환자 발생을 인정한 이후 (5 12),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 6 15일까지 발표한 공식 사망자 수는 73명입니다.

 

이후로 사망자 집계는 공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 말부터 (7 4일 기준) 북한 전역에서 발생한 발열 환자가 475 7천 명이 넘은 것을 고려하면 치명률은 0.002%입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공개하는 발열 환자와 사망자 수 통계를 온전히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북한 지방 도시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속속 전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6 30) 양강도의 한 브로커와 연락이 닿은 탈북민 김혜영 씨(신변 보호를 위해 가명 요청) (7 1) RFA에 현지에서 영양실조와 발열 등으로 숨진 사람이 많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김혜영(가명)] 배고파서 죽고, 설사해서 죽고, 열이 나서 숨진 사람이 많다고 전화로 직접 들었습니다.

 

일본의 대북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오사카 사무소 대표도 (7 1) RFA에 북한이 코로나를 공식 인정한 5 12일부터 6 20일까지 양강도와 함경북도의 3개 도시, 7개 인민반을 자체 조사한 결과 인민반별로 3~5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한 인민반의 구성원이 약 50~70명인데, 각 인민반에서 평균 3~5, 많게는 5~7명까지 사망자가 나왔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전했습니다. 인민반별로 약 3~10%의 사망률을 보인 겁니다.

 

[이시마루 지로] 각 인민반이 20~30세대인데, 보통 3명에서 5명이 사망했더라고요. 많은 곳은 5명에서 7명까지 숨진 인민반도 있었고요. 어린이들과 고령자도 많았고, 젊은 사람도 있더라고요. 대부분 원래 병이 있던 사람들과 먹지 못해 허약에 걸린 사람들이 많이 숨졌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이들의 사망 원인이 코로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코로나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본 사람들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사망자 중 일부는 발열자로 격리된 뒤 숨졌기 때문에 코로나에 따른 사망으로 추정될 뿐입니다.

 

[이시마루 지로] 열이 나서 격리된 뒤 결국 숨졌는데, 결핵이나 폐렴 등의 병이 있었던 사람이 많았고, 먹지 못해 허약한 가운데 발열이 생겨서 숨진 사람들도 있었는데, 당국에서는 코로나가 아닌 원래 갖고 있던 지병으로 죽었다고 판정해서 상부에 보고하고 있었답니다.

 

북한 평안북도에 가족이 있는 탈북민 이수진 씨(신변 안전을 위해 가명 요청) (7 3) RFA에 최근 가족으로부터 주변의 기저질환, 결핵, 간염 환자들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코로나 기간 사망자가 적지 않았음을 시사했습니다.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장은 (6 30) RFA에 북한 당국이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통계 자료를 신뢰할 수 없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안 센터장은 코로나 상황이 완화 단계로 가고 있다고 해도 사망자는 공식 발표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안경수] 코로나와 관련해 말씀드리면 사실 이 통계 자체를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죠. 북한은 원래 어떤 통계 자체가 제대로 안 나오는 나라이기 때문에 보건 의료 통계도 믿을 수 없고요. 사망자가 더 발생했다는 저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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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북도 청진시 청암구역 정산동의 공동묘지. 최근 몇 달 사이에 이곳에 새 묘지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 Google Earth

 

코로나 별것 아니다란 인식도 확산

 

다만 최근에는 발열 증세를 겪고 회복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함경북도에 사는 가족들이 모두 코로나에 걸렸다는 탈북민 정연주 씨(신변 안전을 위해 가명 요청) (7 3) RFA에 가족으로부터 코로나가 별것 아니다란 반응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정연주(가명)] 의외로 그렇지 않더라고요. 우리 가족도 다 코로나를 앓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경과를 보고 다 괜찮다고, 별것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그쪽에서는 코로나라는 말을 안 쓰고 열병이라고 하는데, 다 앓고서도 괜찮게 지나갔다고, 별것 아니라고 그러더라고요.

 

이시마루 지로 대표도 북한 내부 취재 협조자들이 모두 코로나에 걸렸다면서 이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도시 봉쇄와 이동 단속을 엄격하게 하고, 코로나의 위험성을 많이 선전해서 무서운 병인 줄 알았는데, 그에 비해서는 사망자가 많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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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김정숙 방직공장 근로자가 작업장에 들어가기 전에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 AP

 

부실한 화장 시설, 당국자들의 책임 떠넘기기도 문제

 

한편, 북한에서는 코로나 기간에 사망한 사람에 대해 주로 화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발열자로 격리된 사람이 사망하면 비상방역조가 투입돼 시신을 가져가고, 거주했던 방도 완전히 소독합니다. 애초 화장 비용은 개인이 중국 돈 150~200위안 정도를 지불하는데, 요즘은 국가 부담으로 하고 있다는 게 아시아프레스측의 설명입니다.

 

안경수 센터장도 북한에서 일반적으로 화장에 대한 거부감이 있지만, 코로나 대유행 기간에는 화장이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안경수] 북한에도 화장장이 있고, 바이러스의 대유행 상황에서 사체를 빨리 소각하는 것이 보건위생적으로 맞다는 말이 있기 때문에 화장하는 걸로 저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화장 시설과 관리 소홀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연료가 부족해 시신을 온전히 태우지 못하는가 하면, 사망자가 한꺼번에 몰려들면 시신이 뒤섞이는 우려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최근 봉쇄 기간에는 사망자의 유가족이 화장장에 갈 수도 없었습니다.

 

[정연주(가명)] 우리 지역에도 화장장이 있은 지 오래됐는데, 하나 있습니다. 북한에서 화장은 연료 (휘발유, 디젤유)로 한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화장할 사람이 많을 때는 관리를 철저히 못해서 사람이 섞인다는 하거든요. 한 번에 다 하니까 화장을 하면 남과 섞인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웬만하면 화장을 잘 안 하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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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강 남쪽 평양시 낙랑구역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화장장, 오봉산봉사사업소 / Google Earth

 

또 사망자에 대한 당국자들의 책임 회피도 급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에 따르면 중앙당에서 사람을 파견해 지방 도시의 담당 구역을 정하고 코로나 방역 조치에 나섰는데, 사망자가 발생하자 이에 책임을 질 것을 두려워해 사망 사실과 원인을 은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겁니다. 심지어 발열자로 격리돼 숨졌고, 화장까지 했음에도 사망 원인은 코로나가 아니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당 중앙에서 파견된 사람이 많았답니다. 도와 당에서도 구역을 나누고 담당 구역을 정해서 담당제로 처리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사망자가 열이 나서 격리돼 사망했는데도 코로나가 아니라는 판정이 났다고 하더라고요. 코로나 의심 사망자, 즉 발열자가 돼서 사망하면 일반 사망과 구별해 당국에서 시신을 처리하고, 화장까지 책임지고, 경비까지 부담하는데, 그렇게 죽은 사람에 대해서도 코로나가 사망 원인이라는 판정을 안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실상이 이렇다 보니 북한 당국이 발표한 사망자 집계에 대해 북한 내부에서도 신뢰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국의 발표와 실제 지방 도시에서 나타나는 현상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7 3일까지 전국에서 새로 발생한 발열 환자 수가 총 2500여 명으로 처음으로 2천 명대로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무한 코로나 검사와 소홀한 사망자 관리, 당국자들의 무책임한 보고 등으로 북한의 코로나 사망자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구심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기자 노정민,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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