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영변 핵시설 재가동∙확장은 핵 능력 ‘과시용’”

워싱턴-천소람 cheons@rfa.org
202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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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영변 핵시설 재가동∙확장은 핵 능력 ‘과시용’” 플래닛 랩스가 지난 18일 촬영한 북한 영변의 핵시설 단지 위성사진. 최근 확장 중인 우라늄 농축시설이 보인다.
/AP

앵커:최근 북한의 영변 핵시설 재가동과 고농축 우라늄 시설의 확장 움직임과 관련해 강정민 전 한국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북한이 앞으로 있을 비핵화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영변이 아닌 비밀 시설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도 있지만, 핵 생산능력의 확장을 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영변 핵시설을 선택했다는 건데요.

그는 또 적절한 시기, 즉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오고 코로나비루스 상황이 안정되면 북한이 협상장에 나올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북한의 최근 영변 핵시설 움직임에 관해 천소람 기자가 강정민 전 위원장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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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민 박사
전 한국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북, 핵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 선점 위해 핵시설 재가동

[기자] 최근 북한의 영변 핵시설 재가동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재가동에 나선 배경은 무엇일까요?

[강정민] 북한이 가장 최근에 재처리를 마친 때가 2018년 중순경인데요. 마지막으로 처리를 하고 새로운 핵연료50톤을 재장전 해 운전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약 3년 정도 되는 기간인데,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영변이 지난 2018년 말 이후로 몇 년간5메가와트 원전을 가동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때2018년 중반부터 올해 2021년 중반까지, 약 3년에 걸쳐서1년은 정상 가동을 했고 나머지2년은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1년을 정상 가동하면 보통 플루토늄 6kg의 생산이 가능하거든요. 나머지 2년 동안 가동을 제대로 못했지만, 그래도 가동했다고 가정할 때, 1년간 생산한 6kg과 나머지2년에 거쳐 약간의 플루토늄이 생산됐다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약10kg 가까이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하지 않았을까라고 보여지고요. 북한이 이렇게 한 이유는, 핵 포기를 위한 협상에 들어가기 전까지 자신의 몸값을 최대한 올리기 위해서입니다. 결국, 핵물질을 최대한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게 자신들의 협상 가치를 높이는 거니까요.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은 안 할지라도 이런 생산 활동을 계속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유익하다고 보는 거죠.

[기자] 이번 영변 핵시설 재가동이 얼마나 위협적일까요?

[강정민] 5메가와트급 원자로는 플루토늄, 1년에 핵무기 한 개 분량 정도밖에 생산을 못하거든요. 그동안 북한은 플루토늄 외에 핵무기 물질인 핵무기급 HEU (Highly Enriched Uranium), 즉 고농축 우라늄을 계속 생산하고 있거든요. 이것이 훨씬 더 위협적이죠.

핵 생산능력 ‘과시’ 위해 영변 선택

[기자] 농축우라늄 시설 확장 공사 움직임과 관련해 새 지역의 면적이 원심분리기 1천 대를 추가로 수용하기에 충분한 공간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는 우라늄 농축시설의 확장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박사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강정민] 생산 능력의 확장으로 볼 수 있겠죠. 기존 2010년 11월, 북한의 영변 농축 시설에 대해서 미 스탠포드 대학의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는 그 당시에 이 원심분리기가 2천 개 정도 있었다고 했거든요. 2013년에 이것이 두 배로 확장됐을 것으로 추정됐죠. 그러면서 2천 개의 원심분리기가4천 개가 된 거죠. 4천 개면 1년에 80kg의 핵무기 고농축 우라늄 생산이 가능합니다.

이번에 나오는 확장 공사도 결국 비슷한 활동으로 볼 수가 있는데, 이 원심분리기 1천 개로 연간 20kg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이 더 가능하겠죠. 연간 80kg, 그리고 20kg이 추가되니까 ‘25%의 생산 능력이 향상됐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 영변 농축 시설에서만 100kg의 우라늄을 생산하는 건데요. 100kg이면 HEU 핵무기가 약 4개에서 5개에 해당됩니다. 이 영변에 있는 농축 시설에서 핵무기를 매년 4~5개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고요. 조금 전 말씀드린 5메가와트 원자로에서도 매년 한 개 정도를 계속 생산할 수 있는 겁니다.

[기자] 핵무기용 고농축 우라늄 생산이 목적이라면 이미 공개된 영변 핵단지가 아닌, 비밀 농축시설 장소에 추가로 설치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무기급 우라늄 생산량을 최대화하려면 비밀 장소에서 원심 분리기 2천 개를 가동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왜 영변 핵단지에 시설을 확장했다고 보십니까? 이미 공개된 영변 핵단지에 확장할 필요가 있을까요?

[강정민] 보여주기 위한 거죠. 북한이 영변 외에 비밀 원심분리기 시설에서도 생산할 수 있겠죠. 영변만한 규모의 시설일지 아니면 그보다 더 큰 시설일지는 알 수 없지만, 거기서도 분명히 계속적인 농축 활동을 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비밀 핵시설은 보여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현재 북한이 보여주는 이유는 과시하기 위해서죠. ‘HEU 생산도 원활하게 하고 있고, 증가하고 있다’면서 비핵화 협상 시 자신들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이렇게 하고 있다고 봅니다.

사실 원심분리기가 1천 개든 2천 개든 큰 의미는 없습니다. 몰래 할 것 같으면 영변 외 시설에서 했겠죠. 지금 보여주고 있는 것은 현재 ‘HEU 생산 능력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걸 과시적으로 보여주는 겁니다. 그걸로 충분히 목적을 달성했다고 봅니다.

[기자] 이러한 영변 핵시설 재가동, 농축 우라늄 시설 확장 공사의 움직임 등이 앞으로 미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강정민] 당장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겁니다. 북한은 그동안 계속해서 핵무기와 HEU를 생산해 왔고, 스탠포드 대학의 해커 박사는 2020년 말 기준으로 북한이 플로토늄을 25~48kg 확보했다면서 매년 6kg의 생산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HEU는 (현재까지) 600~950kg 분량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하고, 매년 최고 175kg 의 고농축우라늄 생산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거든요. 영변 핵시설에서 80kg, 그리고 외부 다른 시설에서 생산되는 양을 합쳐 175kg 이라고 추정한 것 같은데, 그렇다면 해커 박사의 기준으로 60개 가까운 핵무기 보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해커 박사는 가장 적절한 추정치로 ‘45개 핵무기 보유’라고 보고 있거든요. 왜 해커 박사의 말을 인용하냐면, 이미 북한은 충분한 양의 핵무기와 핵물질을 가지고 있고, 추가로 더 생산하는 건데, 미국의 입장에서는 한시라도 빨리 비핵화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좋겠죠. 하지만 지금 당장 북한이 협상에 나오지 않고 있고요. ‘이번 북한의 핵 활동을 어떤 심각한 위협’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이런 기조가 차곡차곡 쌓이며 증가해 온 위험 정도다’라고 볼 수 있는 거죠.

북, 코로나 문제 해결 뒤 한국 새 정부에서 협상 응할 듯

[기자] 그렇다면 이러한 움직임들을 미루어 보아 앞으로 미북 협상의 행보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강정민]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잖아요. 지금 문제는 북한이에요. 북한이 협상에 응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북한도 코로나 문제와 다른 외부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북한이 빨리 협상장으로 나와야 되는데 협상에 응하지 않는 게 큰 문제죠. 또 현재 상황이 보여주듯이 북한은 계속해서 핵물질을 증가시키고 있는 그런 상황이고요.

[기자] 앞으로 이러한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시나요? 미북 관계에서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강정민] 분명히 변화가 있을 겁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어떻게든 대화로 풀려고 노력,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적절한 타이밍에 (협상장으로) 나올 것이라 예상됩니다. 왜냐하면, 지금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고 새로운 도발, 예를 들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다든지 혹은 새로운 핵실험을 한다든지 하는 것이 결코 자신들에게 유리하지 않거든요. 때문에 분명히 대화로 나올 건데 그때가 언제냐는 거죠. 지금 적절한 시기를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이 코로나 사태가 좀 진정되고 난 뒤 내년 중반, 그리고 내년 대선이 끝나고 새로운 한국 정부가 들어서고 난 뒤에 북한이 본격적으로 (협상장으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혹시 영변 핵시설 관련해 덧붙이실 말씀이 있으실까요?

[강정민] 북한 비핵화에 있어 영변의 가치가 굉장히 크고 중요하거든요. 일부는 영변 핵시설이 별거 아니라고 말하고, 다른 비밀 시설들 때문에 영변이 큰 가치가 없다고 얘기하는 것에 대해 생각을 좀 달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영변에 고농축 우라늄 시설과 재처리 시설이 있고, 수소폭탄을 만드는 삼중수소 생산 시설도 있고, 이들은 핵시설의 핵심들이거든요. 영변 핵시설을 동결시키고 검증에 들어가게 되면, 북한의 핵 능력을 우리가 거의 100% 파악을 할 수가 있어요. 물론 영변 핵시설만이 아닌 그 외에 다른 것도 포함되는데, 그것은 우라늄 광산이죠. 영변과 우라늄 광산 정도로 비핵화 교섭을 다시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네, 지금까지 강정민 전 한국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의 최근 영변 핵단지 움직임에 관한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노정민,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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