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잇단 대북경고는 핵실험 임박 고강도 심리전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22.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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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잇단 대북경고는 핵실험 임박 고강도 심리전 지난 5월 10일에 촬영한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의 위성사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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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한미 정보당국의 분석과 함께 구체적인 시점까지 거론됐지만, 북한은 아직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핵실험을 두고 미국과 북한이 고도의 심리전을 펼치고 있거나, 북중 간 물밑 협상 가능성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총비서의 정치외교적 계산도 복잡하게 얽힌 분위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더 큰 관심을 끌기 위해 특정 날짜에 핵실험에 나설 것이란 관성적인 예측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핵실험 준비 중”…시기 조율하는 북한 

미국 국무부가 지난달 초 (5 6)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정비 중이며 이르면 이달(5) 7차 핵실험을 할 준비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 북한의 핵실험 감행 시기를 두고 예측이 쏟아졌습니다.

 

핵실험 준비를 거의 마쳤다는 한미 정보당국의 분석과 함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핵실험을 단행할 것이란 예상도 제기됐으며 급기야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5 26)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연휴 기간에 북한이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하지만 핵실험은 없었고, 북한이 여전히 그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여겨집니다.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예상과 달리 지연되는 이유에 대해 이병철 한국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6 1) RFA에 중국의 입김을 들었습니다. 핵실험 여부와 시기 등을 놓고, 북중 간에 계산이 서로 맞아떨어진 것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입니다.

 

[이병철] 이렇게 핵실험이 임박했음에도 조금 지연되는 것은 중국의 영향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로는 중국 내부 사정이 지금 굉장히 안 좋은데, 일단 코로나 때문에 민심이 흉흉하고, 경제가 악화되고, 시진핑 주석이 오는 11월 집권을 연장하는 데 있어 악재로 등장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보면 중국이 북한에 좀 자제하라는 신호를 강력하게 보냈을 것으로 봅니다.

 

북한도 코로나 국면에 의료∙보건, 경제적 지원 등이 필요한 상황에서 중국으로부터 핵실험 연기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전술이 있었을 테고, 여기에 서로 합의했거나 아직 협상 중이이기에 예상보다 핵실험이 늦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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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왼쪽)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오른쪽). / 연합뉴스

 

핵실험을 두고 미북 간 고도의 심리전이 진행 중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 국장은 (5 31) RFA에 미국이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미리 언급함으로써 핵실험 시기에 대한 북한의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 핵실험 가능성이 언급된 지난 30일도 조용히 넘어갔지만,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다음 날에도 (5 31) “북한이 적극적으로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며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켄 고스]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해도 놀랄 만한 일이 아닙니다. 미국으로서는 느긋하게 핵실험 가능성이 임박했음을 공개하는 거죠. 그리고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계산에 영향을 미치는 데 성공한 것이고요. 반대로 북한으로서도 자신의 전략적 메시지를 놓고 미국과 게임을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압도하려는 거라고 봅니다.

 

이병철 교수도 미국이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일찌감치 언급한 것은 고도의 외교적 심리전이 숨어있다며, 이를 두고 미중 간, 또는 북중 간에 오가는 이야기가 있었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이병철] 미국은 중국에 대해서 핵실험을 자제시키라는 강한 압력을 줬을 거라고 보고, 중국 역시 미국의 요구에 응답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북한에 그 의사를 전달했을 거라고 봅니다. 단, 북한은 핵실험을 그냥 중지할 수 없으니까 어떤 형태로든 중국으로부터 무언가 지원을 받으려는 필요성이 있을 겁니다.

 

또 핵실험의 마지막 변수로 북한 내 코로나 확산이 거론됐지만, 최근 북한의 발표대로라면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것으로 판단돼 더는 코로나가 핵실험 시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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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다연장로켓 시험 발사 장면. / Reuters

 

전문가들 , 절대목표 완성 위해 달려가고 있어”   

 

만약 북한이 예상대로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가장 큰 이유로 기술적인 목적이 거론됩니다. 북한이 강조해 온 핵 무력의 완성이란 목표를 위해서는 핵탄두의 소형화처럼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박원곤 한국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6 1) RFA에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라는 목표에 가장 가깝게 다가섰기 때문에 이를 향해 계속 달려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원곤 교수] 현재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고도화하고 있는데 사실상 이를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분명히 거기까지 갈 것이고, 또 하나는 북한과 협상에서 결국은 동결로 시작해야 하는데, 동결의 대상이 ICBM부터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북한이 다시 모라토리엄(동결)으로 돌아오는 조건으로 일부 제재가 해제되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높고, 제재에 특화된 북한 경제가 살아나고, 중국이 이에 지지하고 협조할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다른 어떤 정치적인 상황에 관계없이 절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북한이 핵실험 감행에 따른 정치∙외교적 득실 계산도 염두에 뒀을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습니다. 미국이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추가 대북 제재를 반드시 추진할 입장을 밝힌 가운데 그동안 추가 대북 제재에 거부권을 행사해 온 중국과 러시아가 핵실험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보일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켄 고스] 지금까지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에서 제기된 어떤 것에 대해서도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하지만 핵실험에 대해서 중국이 얼마나 화를 내느냐에 따라 북한이 자기 무덤을 파게 될 수도 있습니다. 미사일 발사 시험은 괜찮지만, 핵실험에 대해서는 제재를 지지할 수도 있지만, 미중 경쟁을 고려하면 그렇게 하지 않을 수도 있죠. 유엔에서 러시아나 중국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실제로 북한에 큰 역효과를 줄 수도 있습니다. 

 

반면 박 교수는 중국이 북한의 7차 핵실험을 말리려는 생각은 별로 없는 듯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나아가 북한이 실제 핵실험을 감행한다 해도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은 작다고까지 내다봤습니다.

 

[박원곤] 결정적으로 지난번 중국의 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가 한국전쟁까지 소환해서 얘기했는데, (중국은) 항미원조전쟁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항미원조전쟁을 언급했다는 것은 북한이 하고 있는 모든 행동들이 사실상 미국에 저항하는 행동이고, 중국은 여기에 원조를 하겠다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7차 핵실험을 하더라도 중국이 여기에 대한 어떤 제재나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봅니다.

 

실제 중국 정부도 핵실험에 대한 추가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반응입니다.

 

중국 외교부의 자오리젠 대변인은 1,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이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가 추진되면 이를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현 정세 하에서 제재 일변도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대화와 협상만이 실행 가능한 유일한 방도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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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 Ministry of Foreign Affaris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특정 시기에 맞춘 관성적 예측 무의미

 

끝으로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해 미국의 주요 기념일이나 행사에 맞춰 고강도 도발을 할 것이란 관성적인 예측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합니다.

 

그동안 북한은 상대방이 예측하지 못하는 행동과 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입니다. 또 도발 시점이 미리 언급되면 역설적으로 이를 피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이병철] 우리가 관성적으로 북한이 핵 도발 시점을 굉장히 극대화하기 위해 미국의 어떤 기념일이나 특정한 날을 겨냥했다고 하는데, 제가 볼 때 이제 그런 단계는 아닙니다. 북한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쏘고, 필요치 않으면 안 하는 거지, 어떤 특정한 날을 겨냥해서 핵실험을 하거나 도발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현재로선 북한의 핵실험을 저지할 수 있는 수단은 많지 않다고 지적하는 가운데 핵실험 준비를 마친 북한과 핵실험 가능성을 계속 언급하는 미국 사이에 고도의 외교적 심리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언제 핵실험을 해도 놀랍지 않은 상황에서 그 시기는 오직 정치∙외교적 계산까지 고려한 김 총비서의 결정에 달린 가운데 핵실험의 시계는 계속 움직이고 있습니다.

 

 

기자 노정민,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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