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전문가 “북, 올해 3차 위성 발사 힘들 수도”

서울-천소람 cheons@rfa.org
2023.10.30
미사일 전문가 “북, 올해 3차 위성 발사 힘들 수도” 북한이 지난 5월 31일 위성 운반 로켓인 ‘천리마 1형’을 발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지난 8 24, 2차 군사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이후 “10월에 3차 발사를 단행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국 발사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이 2차 발사의 실패 원인을 비상폭발체계의 오류였다며 큰 문제는 아니라고 밝혔지만, 한국의 저명한 미사일 전문가는 당시 예상 낙하 구역에서 100km 이상 벗어났기 때문에 더 중대한 기술적 결함이 있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따라서 올해 안에 3차 위성 발사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천소람 기자가 장영근 한국 국가전략연구원(KRINS) 미사일 센터장과 함께 북한이 3차 정찰위성을 발사하지 않은 이유를 짚어봤습니다.

 

2차 정찰위성 실패 원인, ‘비상폭파장치아닐 수도

 

[기자] 장영근 센터장님. 북한이 지난 824, 2차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직후 사고 원인을 규명해서 10월에 3차 정찰위성을 발사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10월이 끝나가는 시점에도 정찰위성을 발사하지 않았는데요.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와 일본 측에도 발사 계획을 통보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10월 안에 발사하는 것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배경은 무엇일까요?

 

[장영근] 북한이 지난 8 24, 2차 발사에 실패하면서 그 원인으로 “‘비상폭파장치오류로 인해 3단 로켓이 우주로 올라가면서 폭발해 실패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비상폭파장치라는 건 사실 위성 작동에 없어도 되는 부분입니다. 의무 사항은 아닌데요. 10월에 다시 발사하겠다고 한 건 문제가 사소한 부분이기 때문에 10월 안에 무조건 발사가 가능하다고 호언장담한 거죠. 그게 사실이라면, 10월이 아닌 9월에도 발사할 수 있었던 부분입니다.

 

일본이 제공한 2차 정찰위성 낙하지점을 살펴보면 페어링(위성보호 덮개) 2단 로켓이 낙하 구역에서 굉장히 멀리 떨어져 낙하했습니다. 처음에는 낙하 구역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일본 기자를 통해 방위성에 어느 정도 벗어났는지 문의했더니, 일본 쪽에서 연락이 오기를 적어도 100km 이상은 벗어났다고 하더라고요. 2단 로켓이 보통 필리핀과 일본 사이에 떨어지거든요. 낙하지점이 약간 벗어날 수는 있습니다. 물론 떨어지면서 여러 가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떨어지는 과정에서 측풍이 많이 불면 예상했던 곳과 다른 쪽에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100km 정도 떨어진 것은 원하던 궤적을 못 그린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자] 위성사진 전문가에 따르면 북한에서 정찰위성 발사 동향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 통일부도 특이 동향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북한이 언제쯤 3차 발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장영근] (2차 시도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발사를 안 했다면 올해 안으로 하기 쉽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일단 북한이 원래 발표했던 (비상폭발체계)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결국 기능적, 기술적 오류가 있다는 거고요. 또 한 가지는 옛날 같으면 웬만한 기술적 오류가 있어도 2~3달이면 또 발사하곤 했습니다. 이번에는 그렇게 못할 겁니다. 이미 2번 실패했잖아요. 3번째 실패하면 회복이 쉽지 않습니다. 북한이 이번에는 필사적으로 성공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면밀하게) 들여다보겠죠. 그런 부분에서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분명한 점은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시간이 걸리는 기술적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만약 2단 로켓 엔진에 이상이 있을 경우 10월에는 발사하지 못할 겁니다. 북한이 발표한 것처럼 3단에서 비상폭발장치에 이상이 있었으면 그것은 간단하게 수정해서 10월에 쏠 수 있다고 봤는데, 지금까지 못 쐈다는 것은 크든 작든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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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의 잔해가 서해에 낙하한 지 15일 만에 인양됐다. / 한국 합동참모본부 제공

  

올해 안에 3차 위성 발사 힘들 수도

 

[기자] 어떤 기술적 문제일까요?

 

[장영근] 어떤 문제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지금 북한은 어떤 식으로든 정찰위성을 수정하려고 애를 쓸 겁니다. 지금 2단이 정상적으로 떨어졌지만, 낙하 구역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졌으면, 발사체 운영상 기술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비행이 킥턴’(방향을 완전히 바꿈)을 한다고 그러는데요. 1단에서 2단으로 방향을 틀 때 방향 전환을 하며 원하는 궤도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게 원활히 안 됐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궤적으로 돌도록 미리 프로그래밍을 해야 합니다. 어느 위치에서든 돌도록 하는데요. 예를 들어 잘못 돌았거나, 돌 수 있게 만들어지는 작동의 문제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발표를 안 하니 알 수 없습니다.

 

[기자] 이미 두 차례 발사 실패로 위성체를 소진해 새로 제작하고 있어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장영근] 엔진은 한 번 만들 때 보통 20개 정도 만듭니다. 넉넉히 만들어서 지상 시험도 하는 거죠. 일부 엔진은 지상 시험에 사용하고, 일부는 직접 (발사에) 사용하는데요. 한국도 누리호 때 엔진 20세트를 만들었어요. 1, 2, 3단을 다요. 그중 3세트는 비행용으로 쓰는 것이고, 나머지는 지상 시험용으로 씁니다. 3~5개는 동시에 만듭니다. 금전적인 이유에서도 그것이 낫습니다. 다시 만든다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8 24 2차 실패 이후 10월에 발사한다고 하지 않았을 겁니다.

 

결론은, 3단 비상폭파장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분명한 점은 2단이 원래 낙하 구역에서 상당히 벗어나 떨어졌기 때문에 운용상으로든 아니면 그 로켓이 실질적으로 궤도를 비틀어 주며 가야 하는데 방향 조절을 못 한 거죠. 그러면 엔진에 이상이 있다는 말입니다. 엔진 이상이 비교적 작은 문제라면 올해 안에 발사할 수 있고, 문제가 크면 내년 중반기까지 가야 합니다. 근본적으로 다시 다 들여다봐야 하고 그럼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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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상업 위성인 ‘플래닛랩스’가 10월 21일에 촬영한 북한 서해 위성 발사장의 모습. / Planet Labs, RFA photo

  

[기자] 기술적인 문제는 해결됐는데, 대외적 혹은 내부 상황에 의해 정찰위성 발사를 미루고 있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장영근] 지금 분명히 기술적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겁니다. 미사일이든 인공위성이든 발사체를 발사할 때는 기술적으로 준비가 돼야 정치, 외교적으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준비된 상태여야 내일도 발사할 수 있고, 다음 달에도 할 수 있고, 내년 6월에도 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기술적으로 준비가 안 돼 있는데, 내일 한다면 거짓말이죠. 발사할 때는 기술적으로 준비 여부가 우선순위입니다. 그게 전제돼 있어야 합니다. 나머지 정치, 외교적인 결정은 그때 가서 할 수 있는 겁니다. 기술적으로 준비가 안 되면 발사하기 쉽지 않습니다. 비용이 한두 푼이 아니니까요.

 

[기자] 그렇다면 10월에 발사하지 않은 것은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군요.

 

[장영근] 그렇죠. (북한이) 조금이라도 힌트를 주면 기술자의 입장에서 상당히 많은 것을 분석할 수 있을 텐데, 지금은 예측밖에 할 수 없습니다. 정보가 없으니까요. 우선 북한이 말했던 비상폭발체계의 문제는 아닙니다. 일본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궤도 운영상에 분명한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장영근 한국 국가 전략연구원 미사일 센터장과 함께 북한 정찰위성의 기술적 문제점과 3차 발사 시기를 짚어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입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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