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시 대북접근 급변 불가피”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4.02.20
“트럼프 재집권시 대북접근 급변 불가피” 김동석 워싱턴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
Photo: RFA

앵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재대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 결과가 미국의 대북 정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오랜 기간 미국 연방의회와 정치권에서 활동하며 미주 한인 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김동석 미주 한인유권자연대(KAGC Korean American Grassroots Conference) 대표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바이든 행정부, 한미일 강화에서 중점북한 문제 더 꼬여

 

[기자] 김동석 대표님,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바이든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한반도 관련 대북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동석] , 오바마 행정부 시절 '전략적 인내'라는 대북 대응 전략을 기억하실 겁니다. 이는 북한을 '악의 축' 중 하나로 규정하고, 북한이 미국에 가장 큰 위협 중 하나임을 인식하던 시기였죠. 당시 오바마 정부의 외교 정책은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자제하는 방향이었습니다. 그들은 미국의 힘을 통해 국제사회를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보면서 미국이 세계 평화 구조를 주도할 수 있는 지배적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외교 전략 속에서 북한 문제는 상당히 복잡한 과제였습니다. 북한은 독자적으로 오랜 기간 미국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 외교 및 군사 전략을 개발해왔고, 이는 미북 관계에서 북한이 전략적 태세를 취하는 데 익숙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란이나 쿠바와 같은 적대국과는 달리 북한과 관계에서는 일종의 소극적 접근, '전략적 인내'를 택했습니다. 전통적으로 백악관에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설 때, 외교 안보 측면은 주로 부통령이 담당해왔습니다. 대통령은 국가를 상징하며, 주로 국내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당시 미국의 최우선 과제 역시 경제였고, 오바마 행정부는 국내 경제 활성화, '오바마케어'와 같은 서민 복지 정책에 중점을 뒀습니다. 당시 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은 외교 안보 분야의 전문가로서 기대를 모았고, 바이든 팀의 안보 정책이 실시되면서 북한은 그 '전략적 인내'의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전략적 인내 2.0'이라고 평가하는 지적도 있는데요, 이를 어떻게 보십니까?

 

[김동석] 오바마 행정부 2기가 시작될 즈음에, 중국이 매우 급속도로 성장했습니다. 9.11 테러 이후 오바마 행정부가 내부 문제에 집중하던 동안 중국은 상상 이상으로 성장하며 권위주의 체제로의 전환과 함께 국가 통제를 강화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은 사실상 자국의 인프라(기반시설) 정도로만 여겼던 중국의 힘에 압도당하게 됐고, 이에 따라 동맹 강화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또 북한 문제는 더욱 복잡해졌고, 효과적인 대북 외교를 위해서는 한미일 관계의 중요성이 부각됐습니다. 이 관점을 대표하는 인물로는 오바마 2기 때 국무장관 밑에서 정무 차관을 역임한 웬디 셔먼 전 미 국무부 부장관 과 당시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낸 커트 캠벨 현 미 국무부 부장관을 들 수 있습니다. 이들은 한미일 관계 강화를 전략의 핵심으로 삼았고, 특히 군사적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결국, 작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통해 완성됐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북한을 긴장시켜 중국과 러시아와 군사적 연대를 강화하게 했고, 이는 최근 이른바 '신냉전 시대'라 불리는 구도를 형성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결국, 바이든 정부는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이 부족한 상황에서 한미일 관계 강화에만 집중했고, 이는 국가 간 긴장을 고조시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결합을 더욱 강화시켰습니다. 또 북한은 점차 중국에 더 의존하게 됐으며, 이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고 긴장을 관리할 수 있는 영향력을 상실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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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5일, 당시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 및 태평양 담당 차관보였던 커트 캠벨이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 실패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AP

 

 

<기자>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는 어떤 의미일 거라고 보십니까?

 

[김동석] 바이든 행정부에게 북한 문제의 진전을 보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미국은 여러 전선에서 도전을 맞고 있 습니다. 첫째는 우크라이나에서의 분쟁, 둘째는 중동의 불안정, 셋째는 중국과 대만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세 가지 문제는 바이든 정부에 큰 도전이며 위협입니다. 외교적 해결책이 없다면, 미국의 안전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동북아 지역은 미국의 중요한 이익과 인프라가 집중돼 있어, 위험 관리 차원에서도 북한과 외교가 필수적입니다. 북한은 미국 측에 '당신이 하는 데 달려 있다'라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우리의 외교는 여전히 활발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시각에서 볼 때, 미국은 제재를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 시민은 여전히 어떠한 이유로든 북한을 방문할 수 없습니다. 이런 배경을 고려할 때, 바이든 정부는 북한 문제에 대한 진전을 보여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요. 이는 미국의 안보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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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3자 정상회의를 위해 이곳에 자리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를 맞이했다. /AP

 

예측불가 트럼프의 대북접근, 위험할 수 있어

 

<기자> 백악관 복귀를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준비 상황은 어떻습니까? 대북 정책과 관련해 특별히 변한 점이 있나요?

 

[김동석] 공화당 전반의 입장을 고려하면 설명이 장황해질 수 있으므로, 트럼프 진영과 현재 바이든 정부와의 대결 구도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하겠습니다. 선거 시기에 외교 안보 문제는 전쟁 상황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유권자에게 경제 문제만큼 중요하지 않습니다. 트럼프 측의 입장은 일관돼 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이든 김정은이든 괜찮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국이 직접 개입하지 않는 이상 미국에 해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에게 더 많은 국방비 지출을 요구하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미국에 돈벌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입장은 대북 정책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 문제는 우리의 책임이 아니며, 미국의 힘을 빌려 북한을 방어하려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의 정책은 변함이 없으며, 성과도 없이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세계는 국가 단위로 연대하고, 충돌하며, 분쟁과 타협, 협력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많은 미국인들이 그의 '아메리카 퍼스트', 즉 미국이 우선이라는 정책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의 대외 관계 접근 방식에 대해 옳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예측 불가능한 인물로,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그의 접근 방식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는 분명하며, 이는 그가 재집권할 경우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이는 위험할 수 있는 접근 방식입니다.

 

<기자> 그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될 경우 북한 문제에 대한 관여가 재개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도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을 기다리고 있다는 관측도 있는데요?

 

[김동석] 실제로 트럼프의 외교 정책이 최악의 경우, 즉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외교 정책에서 가장 좋지 않은 전략은 '전략적 인내', 즉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겁니다. 긴장된 상황에서는 충돌을 두려워하지 않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사람은 아니며, 그의 예측 불가능성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됐을 때 미북 관계를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을 재결집하고, 미국의 전통적인 관용 정책에 따라 외교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대부분 미국 대통령들은 재선에 성공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권력을 잡게 된다면, 한미 관계에 있어서, 특히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서 매우 공격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핵 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과 미국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든,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한정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내심 깊이 우려하면서도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는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의회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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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2월 20일,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도착해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AP

 

<기자> 마지막으로, 북한에 대한 미국 연방의회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번 118대 미국 연방의회에서 북한 문제를 둘러싼 대북 정책과 관련한 의회의 움직임을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동석 대표] 사실상 현재 미국은 북한 문제에 대해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북한이 존재하는 한, 외교적 관점에서 현상 유지는 필요합니다. 미국 국무부를 비롯한 행정부에서는 사건이나 현안이 발생할 때 북한과 대화를 진행할 수밖에 없습니다만, 이 문제가 의회로 이어질 만한 구체적인 사안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시민사회나 전문가들이 북한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할 때 의원들의 의견이 나오긴 하지만, 의회 차원에서는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이후, 특히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에 북한에 대한 특별한 대안이나 대처 방안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님,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이었습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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