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의 집단 망명 지정 오마바 행정부에선 어려울 것

탈북자들이 집단으로 미국에 망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됐던 ‘프라이어리티 2’, 즉 집단 망명의 지정이 향후 몇 년간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0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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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이 미국으로 집단으로 망명할 가능성은 몇 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2003년 5월 인천공항에 도착한 탈북자들
탈북자들이 미국으로 집단으로 망명할 가능성은 몇 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2003년 5월 인천공항에 도착한 탈북자들
AFP PHOTO/CHOI JAE-KU
미국 국무부, 국토안보부, 보건인적자원부는 최근 연방의회에 제출한 ‘2009 회계 연도 망명자 수용 계획 보고서’에서 탈북자를 개별적으로 심사해 망명의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현행 제도에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의 가족에게 우선적으로 망명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탈북자는 ‘프라이어리티 (priority)-2’ 범주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프라이어리티-2’는 개인이 아닌 집단 전체에 난민을 입증하는 조건을 완화해주는 제도로, 베트남 보트 피플, 즉 남베트남이 망한 뒤, 공산 정권을 피해 고국을 탈출한 베트남인들, 구 소련의 유대인, 쿠바의 난민 등이 이 범주에 속해 미국에 집단으로 망명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아서 듀이 인구. 난민. 이주 담당 차관보가 지난 2004년 말 북한 주민을 '프라이어리티 2'로 분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 미국에 있는 여러 인권 단체는 미국 정부가 하루 속히 탈북자를 ‘프라이어리티 2’로 지정해주기를 기대해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인권단체인 ‘쥬빌리 캠페인’의 대표이자 이민법 전문 변호사인 앤 부왈다 씨는 7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전화 통화에서 북한과 관련한 인권 단체들은 지난 몇 년간 국무부 관계자들과 만나 탈북자를 ‘프라이어리티-2’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해왔고, 국무부도 그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acknowledge), 실제로는 검토 대상에 넣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앤 부왈다: (I believe it's primarily because they feel they need to vet refugee applicants to ensure that they are genuine refugees from North Korea, either from government plans or even people who are faking...)

"미국 국무부는 망명 신청자가 진짜 탈북자인지, 아니면 북한 정부가 탈북자로 위장시킨 북한 요원인지, 가짜로 탈북자 행세를 하는 중국 조선족인지를 조사할 필요를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국무부는 향후 쉽게 탈북자를 ‘프라이어리티-2’에 지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 국무부 인구. 난민. 이주국의 톰 피어스 공보관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프라이어티-2’ 지정은 대규모의 난민이 동시에 특정 출신국 (country of origin)을 탈출하고, 해당 국가에서 비슷한 종류의 박해를 받았을 때만 검토하게 된다면서, 탈북자는 이 기준에 아직 부합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톰 피어스: (In North Korea, you've got people leaving at different times, so it's more appropriate to do it as a P-1. In other words, we are not getting thousands of North Koreans all leaving at once.)

"북한의 경우, 탈북자들은 저마다 다른 시기에 북한을 탈출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심사하는 현행 ‘프라이어리티-1’이 적합합니다. 현재 탈북자는 동시에 수천 명씩 북한을 탈출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무부의 이 같은 소극적 태도 외에도, 조만간 출범하는 오바마 행정부 역시 탈북자의 집단 망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인권 단체들은 지적합니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와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는 지난 2004년 제정된 북한인권법을 2012년까지 4년 연장하는 내용의 재승인 법안을 미국 의회가 의결했을 때, 반대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지지하지도 않았다면서, 이 두 사람은 앞으로 이런 입장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앤 부왈다: (They didn't oppose it, but along the process of renewal of the North Korea Human Rights Act, there was a great deal of efforts that had to take place to convince the Biden's Office to agree to the legislation being reauhoritized.)

"오바마 전 상원의원과 바이든 전 상원의원이 북한인권법을 재승인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권 단체들이 특히 바이든 전 상원의원을 상대로 북한인권법을 재승인하는 데 동의해달라고 끈질기게 설득해야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4년 북한인권법이 상정됐을 당시, 쥬빌리 캠페인이 소속한 ‘북한자유연합’과 ‘복음주의자전국연합’ 등 미국의 인권 단체들은 당시 법안 통과의 장애물로 지목됐던 존 케리, 톰 대슐, 바이든 등 민주당 상원의원을 차례로 만나, 법안 통과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바이든 전 의원이 맡았던 상원 외교위원장직은 민주당의 존 케리 상원의원이 물려받았고, 톰 대슐 전 상원의원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보건인적자원부 장관으로 내정됐습니다. 보건인적자원부는 탈북자를 비롯한 난민들의 장기 정착을 지원하는 부서를 관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인권 단체 관계자들은 미국 정부가 탈북자들에게 ‘프라이어리티-2’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도록 계속 압력을 가하겠지만,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와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 상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체제에서는 이 방안이 몇 년 내로 가시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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