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얻은 자신감 - 탈북자 황보 혁


2004.11.19

탈북자 황보 혁 씨는 4년 전, 남한에 입국해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 중 어학연수를 위해 호주에 갔습니다. 외국 생활 1년간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면서 독립심과 자신감을 얻은 것이 제일 큰 수확이라는 황보 혁 씨의 이야기를 이진서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호주에서 생활한 것이 벌써 1년이 됐는데 그곳 사람들 생활은 어떻습니까?

황보 혁: 일단은 한국에서 떠나온 것부터가 좋은 것 같고, 이곳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보다는 편하게 사는 것 같습니다. 돈에 대한 걱정 같은 것 없이, 돈이 없어도 그냥 편하게 술 먹고 할 것 다하고 ... 한국에서는 계속 바쁘잖아요. 벌어도, 벌어도 모이지가 않고 여기 사람들은 돈 벌면 다 씁니다. 돈 벌려는 욕심도 없는 것 같고 내가 본 사람들은 그런 것 같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면 호주 사람들은 계획 없이 생활하는 사람들인 것처럼 들리는데

황보: 여기는 사회 복지가 잘돼 있잖아요. 나이 들면 돈이 나와요. 20살도 일을 안 하면 실업수당을 주거든요. 그 돈을 한국 돈으로 따지면 일주일에 30십만원 정도가 되는데 그러기 때문에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는 일 안해도 먹고 살잖아요. 나이든 사람들 노후에 한국처럼 집이 없는데...이런 걱정 안 해요. 정부에서 돈을 주거든요. 학생들 같은 경우도 일주일에 한 2백 달러가 나오던데, 한국 돈으로 18만원. 그래서 나이어린 아이들도 집을 나와서 혼자 독립을 하잖아요. 그 돈을 가지고.

지금 있는 곳은 어딥니까

황보: 저는 시드니에 있습니다. 이스트 우드 시내에 있습니다.

그곳에 한인들은 많습니까

황보: 솔직히 여기 한인 사회가 많이 큽니다.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호주가면 전부 백인이나 흑인일 것이라고 생각 할지는 몰라도 한국 사람들이 진짜 많습니다. 스트레스필드라는 곳에 가면 한국 사람이 60퍼센트입니다. 제가 거기 한 4일을 있어 봤는데 한국의 용산 같았습니다. 가끔씩 외국 사람이 보입니다. 거기가면 다 한국 식품점이고, 술집이고, 한국 노래방 ...없는 것이 없습니다.

외국에서 먹는 것이 제일 문제일 것 같은데 어떤가요?

황보: 먹는 것은 밥 같은 것을 먹는데, 음식이 좀 변한 것이 있다면 옛날에는 빵 같은 것을 안 먹었는데 여기서는 빵을 많이 먹습니다. 햄버거나, 샌드위치 ...많이 식습관이 변한 것 같습니다. 밥 보다는 빵이 편한 것 같고.

많이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황보: 다 혼자 했지요 힘들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이제는 혼자 살아도 될 것 같습니다.한국 가면 독립할 겁니다.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서 1년 동안 호주에 가있었는데 가장 큰 수확이라면

황보: 일단은 자신감이 많이 생겼습니다. 용기도 많이 얻고요. 지금 이 상태라면 한국 가서 못할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영어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그리고 여기서 노가다(막노동)도 했었거든요. 옷이 막 더럽잖아요. 그러면 한국에서는 젊은이가 그런 옷을 입고 지하철 타고 다니면 굉장히 창피해 하잖아요.

저는 여기서 아무 신경을 안 씁니다. 옷에 페인트 묻고, 더럽고 해도 지하철 타고 다니고, 막 그 옷을 입고 나가서 구경 다니고 그럽니다. 다른 사람들 눈치도 안보고, 용감해진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황보 혁: 지금 솔직한 심정으로는 호주에서 그냥 살고 싶어요. 그런데 그것이 안 되니까... 계획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한국 가서 생각을 해봐야 겠죠. 1년 동안 한국도 많이 변한 것 같고 졸업까지는 계획이 있는데 글쎄요...취직한다는 생각은 없고 다른 쪽으로 더 알아보려고요. 일단 한국을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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