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대 뉴스] ⑤북중경협 활성화 속 경제 종속 우려도

워싱턴-박정우, 정아름 parkj@rfa.org
2012-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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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lain_ceremony-305.jpg 2011년 6월 착공식을 앞두고 황금평에서 한복을 입은 북한 여성들이 꽃을 든채 귀빈들을 맞이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박정우> 2012,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2년 올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주변 정세를 되짚어 보는 ‘2012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오늘 이 시간 진행을 맡은 박정웁니다.

<정아름> 정아름입니다. 2012 RFA 10대 뉴스, 오늘은 다섯 번째 순서로 올 한 해 북한의 대외 경제, 특히 북한과 중국 양국간 경제협력에 관해 살펴 보겠습니다.

<정> 올 한해 북한과 중국, 양국 간 경제협력이 어느 때보다 돈독해졌다고 볼 수 있는 데요, 박정우 기자, 지난 8월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행정부장이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습니까?

<박> 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고모부로 현재 북한의 최고 실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장 부위원장은 지난 8월, 1주일 동안 중국을 방문해 나선 특구와 황금평 위화도 특구 등 북중 양국이 공동 개발을 추진중인 양 경제특구의 개발 활성화를 중심으로 한 경협 확대 방안을 적극 모색했습니다.

<정> 제 기억으로는 당시 장 부위원장은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등 중앙정부 고위 인사는 물론 지린성, 랴오닝성 등 지방정부, 그리고 기업 관계자도 두루 만났는 데요, 중국 측으로부터 나선지역 전기 공급 약속을 받아냈고 중국 대기업인 야타이 집단이 나선지구에 건축재료공업원을 건설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중국 관영 CC-TV가 전한, 후진타오 주석과 장 부위원장 간 회담 내용을 직접 들어보시죠.

CC-TV : 후 주석은 양국이 각자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새로운 협력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 두 핵심 경제지대 개발을 추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그런데 당시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장 부위원장을 만나 시장원리를 강조하는 등 북한에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는 데요,  양국 간 우의를 강조한 후 주석과 달리 원 총리는 장 부위원장에게 기업 중심의 양국 간 경협 원칙과 시장 원리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습니다.

<정> 네 당시 원 총리는 중국 기업이 북한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선 중국 정부에만 손을 내밀기 이전에 대북 투자에서 오는 투자자 보호 문제와 시장 원리 보장, 더 나아가 토지 이용과 세금 문제 등에서 북한이 먼저 중국 기업에 투자하기에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죠?

<박> 그렇습니다. 원 총리의 당시 발언은 중국의 시양그룹이 북한에 투자했다 북한 당국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로 큰 손해를 입고 쫒겨났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중국 기업과 중국인들 사이에 대북 투자를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나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정> 그리고 올 한해 북중 양국 간 경제협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북한 노동자들의 중국 파견이 급증하고 있는 점이죠?

<박> 지적하신 대로 올 해 북중 경협의 특징 중 하나가 북한 노동자의 파견 증가입니다. 중국 단둥을 비롯한 변경지역은 현재 젊은이들이 상하이 등 대도시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데 임금이 싸고 숙련된 북한 노동자들이 그 공백을 메우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 방송을 들으시는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과연 중국에 나간 북한 근로자들이 얼마나 돈을 벌지 궁금하실 텐데요, 정아름 기자,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에 관한 중국 매체의 보도가 있었죠?

<정> 네 홍콩의 주간지 ‘피닉스 위클리’가 지난 7월 보도한 내용을 보면, 올해 북중 국경지역의 중국 내 공단에서 일하게 될 북한 근로자는 2만 명 규모로 임금은 월 150~200 달러이며, 이를 북한 당국과 근로자 개인이 6(90~120 달러)대 4(60~80 달러) 비율로 나누게 됩니다. 그런데 북한 근로자들의 몫 중 일부는 또 북한 당국이 여러 가지 비용 명목으로 가져간다 뭐 이런 분석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박> 북한 근로자들의 중국 파견과 관련해 한 가지 덧붙이면, 지난 달 다이유린 랴오닝성 단둥시 서기는 중국이 북한 노동자를 더 많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북한 노동자의 중국 파견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엿보이는 부분인 데요, 북중 양국의 이해가 일치하는 부분이어서, 다시 말해 중국은 값싸고 질 좋은 북한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고, 북한은 부족한 외화 수입을 늘릴 수 있어, 북한 근로자의 중국 파견은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MIT대 존 박 연구원은 예상했습니다.

존 박 연구원 : 지금은 마치 북한이 중국의 등에 올라 탄 채 경제개발에 나선 형국입니다. 앞으로 더 큰 규모의 북한 근로자 중국 파견이 이뤄져 김정은 정권을 위한 주요 자금원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 하지만 이렇게 북한 노동자의 해외 파견이 늘면서 북한 당국이 외국에 내보낸 근로자들의 임금을 착취해온 잘못된 관행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죠?

<박> 네 현재 약 6만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 러시아는 물론 중동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 파견돼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북한 노동자들이 해외에서 오랜 시간 일을 하고도 임금을 북한 당국에 거의 대부분 뺏기는가 하면 인권 유린도 당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과거 쿠웨이트에 파견돼 건설 현장에서 일했던 한 탈북자의 증언을 직접 한 번 들어 보시죠.

탈북자 : 연장 작업 3시간 더하면 보통 하루 14시간 정도 일을 합니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 3시간 빼고 자는 시간 8시간 빼면 나머지는 현장에서 일하는 거죠. 내가 겪은 해외 노동 생활은 정말 노예와 같은 삶이었습니다.

<정> 이처럼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이 같은 참담한 현실을 보다 못해 한국의 인권단체들이 주축이 돼 국제연대를 조직한 뒤 국제노동기구 등에 항의 서한을 보내는 등 본격 문제 제기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북한이 국제노동협약을 준수하도록 국제노동기구가 즉각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점차 커지면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해당 국가가 이런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그러면 아무래도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북한 노동자들의 여건이 점차 개선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정> 네 그리고 올 한 해 동안 북한의 경제 분야 관료와 전문가들의 연수도 꽤 활발했는 데요, 북한의 경제담당 관료와 학자들이 올 상반기에 중국 정부의 주선으로 경제특구에 관한 집중 연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구요, 중국 매체의 보도를 종합해 보면 나선과 황금평 위화도 특구를 운영할 북한 경제관료와 학자들이 중국 전문가로부터 특구 운영과 관리, 투자 유치 등 다방면에 걸친 경제특구 활성화 방안에 관해서 과외수업을 받았다고 하죠?

<박> 그렇습니다. 주로 경제, 회계, 금융, 세법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북한 연수단은 중국 경제특구를 직접 방문하는 등 이론 공부뿐 아니라 현장 시찰의 기회를 갖기도 했다는 군요. 그런데 이 밖에도 북한은 이미 연초에 신기술과 지식 습득을 위한 해외 연수에 매우 적극적이었습니다. 이미 지난 1월부터 3월 사이, 1/4분기에 기술 참관단을 중국 산시성의 석탄 화학 관련 공장에 파견해 석탄을 이용해 각종 화학 물질을 생산해 내는 과정을 직접 둘러보도록 했구요.

<정> 네 기억이 납니다. 저희가 보도를 해 드렸는 데요, 북한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각종 건축 자재와 설계 기술을 둘러보기 위한 건축 관련 참관단도 꾸려 역시 중국 현지에서 연수를 실시했습니다. 당시 연수를 주선했던 국제 민간단체 관계자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민간단체 관계자 : 북한 관리들을 중국에 데려가 재생 에너지와 관련한 연수를 했는 데요 이들은 열흘간 중국의 건축 당국자, 단열재 생산 회사, 건축 설계 회사 등을 두루 돌아봤습니다.

<박> 당시 제가 접촉했던 한국의 한 대북 소식통도 북한이 올 해 들어 부쩍 국제기구와 국제민간단체 등에 연수를 주선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귀띔했습니다. 국제사회와 교류, 접촉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아니었나 짐작됩니다.

<정> 한편 올 해는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이 매우 활발했던 한 해이기도 했는데요. 중국인 북한 관광은 올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큰 성장을 보였다는 평가죠?

<박> 그렇습니다. 우선 자가용, 유람선, 전세기는 물론 버스까지 이용해 말 그대로 육해공 모든 운송 수단을 통한 북한 관광이 선보였습니다. 또 당일치기 관광에다 겨울철 관광까지 선보여 중국인 관광객들이 입맛대로 골라 즐길 수 있도록 한 점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정> 특히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등 북한이 관광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이 눈에 띄더군요.

<박> 아무래도 부족한 외화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 아닌가 싶은데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해외관광을 떠나고 싶어하는 중국인들이 늘면서 중국 당국도 관영 매체를 통해 북한 관광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중국 CC-TV : 옌지와 평양 간 첫 전세기를 이용해 북한에 도착한 중국 관광객들은 금강산 관광 뒤 평양으로 되돌아와 시내 관광에 나섰습니다.

<정> 북한의 양대 경제특구 공동 개발과 북한 노동자 중국 파견 증가, 북한 기술자를 대상으로 한 중국 내 연수 확대, 그리고 중국인 북한 관광 등 북중 양국 간 경협 확대 소식을 짚어봤는데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중국의 북한 자원 독점과 북한의 경제 종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죠?

<박> 북한은 전세계적으로 광물자원이 풍부하기로 유명한, 한 마디로 자원의 보고인데요, 말 그대로 이 북한의 광물자원을 중국으로 마구 퍼내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 중국 수출량의 70% 이상을 북한의 석탄 등 지하자원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에 투자한 중국 기업, 약 200개 정도로 추정되는데요 이 중 70% 가량이 북한의 광물자원을 개발해 중국으로 반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중 경협의 주요 분야가 광물자원 개발과 수출인 셈입니다. 자본과 기술이 부족한 북한은 중국 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해 광산을 개발한 뒤 채굴된 광물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한 나라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다 보니까 북한 광물이 헐값에 넘겨지거나 광산의 개발권을 중국 측이 대거 선점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 네 마땅한 외화벌이 수단이 없는 북한 당국이 노동자를 해외로 대거 내 보내고, 지하자원을 중국에 헐값에 넘기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이럴 경우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북한 주민들에게 돌아가겠군요. 지금까지 2012 RFA 10대 뉴스 제5편,  북중경협 활성화 속 경제 종속 우려를 보내드렸습니다. 박정우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얼어붙은 남북경협’ 편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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