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과 함께 하는 북한인권사진전시회


2005.12.05

북한 인권 사진 전시회가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북한 인권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이번 사진전에는 북한 주민, 납북자, 국군포로, 탈북자들의 모습을 담은 30 여점의 사진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오는 8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북한 인권 국제 회의의 시작을 알리는 첫 행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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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건너는 아이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 앞에 있는 것은 탈북자 이영희씨(가명)가 관람객에게 사진을 설명해주고 있다. - RFA PHOTO/이현주

북한 인권 사진전이 열리는 서울 광장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탈북자 이영희씨(가명)는 이 자리에서 사진을 지켜보고 있는 시민에게 사진의 장면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사진에는 10살 안팍으로 보이는 남자 아이들 세 명이 바지를 다 벗어 들고 강을 건너고 있습니다.

이영희: 바지가 젖으면 건너가서 입을 것이 없으니까.

이영희씨는 자신도 이 강을 세 번이나 건넜다고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이영희: 사실 저 순간에는 창피한 것도 몰라요. 추워도 나중에 젖으면 그게 더 큰일이니까. 나는 2003년에 들어왔는데 세 번이나 두만강을 건넜죠.

이번 사진전을 우연히 보겠다는 서울 개포동의 유덕순 씨는 이영희 씨의 설명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유덕순: 너무 불쌍하고 꼭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그 동안은 별 관심이 없었거든요. 정부에서도 북한을 돕는다고 하면 그것 왜하나 우리도 어려운데 이런 생각 더 하고 그랬는데, 오늘 많은 생각이 드네요.

사진전에 전시된 사진에는 배가 움푹이 들어간 어린이, 영양실조로 다리가 오자로 모양으로 심하게 구부러진 아이의 모습, 강물에 떠내려가는 탈북자의 시신 등을 담은 사진들이 세로 4미터, 가로 2 미터 크기로 전시되고 있습니다. 또 정치범 수용소의 배치도와 납북자, 국군포로 사진이 전시되고 북한 공개 처형 장면을 담은 동영상도 사진 사이사이에서 상영됩니다.

개막식이 열렸던 4일 사진전을 찾은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은 사진전에 전시된 사진들은 작품이라기보다 모두 죽음과 삶을 직접 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 사진들이 서울 한복판에서 소개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미를 뒀습니다.

김문수: 우리가 많은 연설이나 눈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이 인권현실이라고 봐요. 이 사진이라고 봐요. 이런 것을 보면 사람들이 다 달라져요. 북한의 우리 동포들이 굶어죽지 않고 얼어서 발을 자르지 않고 총살당하고 않고 죄없이 강제 수용소가지 않는 날이 오기 바랍니다.

특히 이번 사진전을 기획한 국제구명연대 문국환 대표는 사진들이 당연히 왔어야 하는 자리에 돌아온 것 같다는 소감을 밝히면서 남한 국민들이 이 사진을 있는 그대로의 진실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표는 이 사진을 가지고 올해 초 서울 국회회관을 시작으로 미국까지 다녀왔습니다.

문국환: 여러분 보시면 알겠지만 이 시청 광장을 굉장히 화려한 곳입니다. 밤이 되면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이 들어오고. 이 광장에 북한 인권 사진으로 꽉 채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사진전에는 2002년 중국 선양 일본 영사관에 진입하려다 중국공안에 체포되는 탈북자 이성희 씨와 공안에 끌려나가는 엄마를 울며 바라보고 있는 딸 한미 양의 사진도 전시돼있습니다. 이 사진 앞에서 선 한미양의 아버지 탈북자 이광철 씨는 자신과 먼저 뛰어 들어간 동생은 한미엄마와 한미양이 붙들린 줄도 몰랐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이씨는 지금이라면 어떻게 어린아이와 애 엄마를 두고 먼저 들어갔을까 생각했지만 그 당시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면서 그 만큼 인간 생명에 대한 감정이나 소중함이 남아있지 않았던 시기였다고 말했습니다.

이광철: 아이나 여자가 중요하다 이런 개념이 없었어요 그때는.

김 씨는 자신이 대사관에 뛰어들 때만해도 자신이 남한에 와서 북한 실상을 전달하면 바로 통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고 말했습니다. 남한 국민들이 북한 사람들 사는 얘기를 들으면 가만있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고 설명합니다.

이영희: 김씨: 이런 현실 상황을 놓고도 대한민국 국민이, 북한이 제일 두려워하는 대상인 대한민국 국민이 똑바로 느껴야 하는데...

그러나 김씨는 자신이 직접 겪어본 남한의 현실과 그 당시 생각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자신의 겪은 북한 생활을 증언하기 위해 이번 국제 회의에서 강단에도 올라갈 예정입니다. 지금도 자신과 같이 막막한 심정으로 중국에서 생활할 탈북자들을 위해서 또 북한에 대해 눈을 가리고 있는 남한 사람들을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김씨: 제가 하는 일은 다 제쳐놓고, 우선 이번 회의 기간 동안 많은 얘기를 할꺼에요.

이번 북한 인권 국제 대회 집행 위원을 맡고 있는 남한 시민단체, 북한 민주화 네크워크 한기홍 대표는 이번 북한 인권 국제 대회에서 행해지는 모든 행사의 목적이 북한 인권의 실상을 알리는데 있다고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한 대표는 같은 민족으로써 이 문제에 가장 앞장서야할 남한국민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에 비참함까지 느낀다면서 이번 인권 회의 등의 가장 큰 목표로 남한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잡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기홍: 국제 대회가 남한 국민의 양심을 깨워서 북한 동포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또 남한 정부도 향후에는 북한 인권 문제를 외면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번 사진전시회는 오는 9일까지 계속됩니다.

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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