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한인권국제대회- 인권, 생명의 주인이 누구인가?


2005.12.08

서울에서 열리는 북한인권국제대회의 막이 올랐습니다. 국내외 40여 개 인권단체의 인권 운동가 천여 명이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서울에 모였습니다. 8일 열린 오찬 연설을 통해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김정일 체제 아래 북한 주민들의 인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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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북한 전 노동당 비서가 8일 서울에서 열린 제 2차 북한인권국제대회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RFA PHOTO/이현주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이날 개막 연설에는 ‘인권은 모든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생명에 대해 주인으로써의 권리를 가진다는 뜻이다’ 라고 정의했습니다. 또 주권이란 인권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에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황장엽: 인권은 사회 생존권인 인민에게 있다는 의미입니다.

황장엽 전 비서는 그렇다면 북한 주민의 인권과 주권은 과연 어디 있는가를 묻습니다. 황 전 비서는 북한 정권은 바로 이 인권과 주권의 주인이 수령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수령 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주민의 인권을 유린, 말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황장엽: 북한 독재 집단은 어린 아이들이 겨우 말을 배우게 시작할 때부터 인권 의식이 자라지 못하도록 수령 우상화와 무조건적인 미신으로 새 세대들의 의식을 마비시키고 있습니다.

또 황 전 비서는 북한 정권의 의도된 정책에 의해서 북한 주민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 군대에 이르기까지의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인권 의식을 말살당하면서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황 전 비서는 바로 북한인권국제대회 같은 행사들로 인해 북한 주민이 인권 옹호 사상과 인권 의식을 각성시키기를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황장엽: 지금은 인권에 대해 말로만 논의할 것이 아니라, 인권 옹호를 위해 과감하게 행동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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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황 전 비서는 남한의 일부 학생들이 오직 김정일 정권의 말만 듣고 친북 반미를 주장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황 전 비서는 이 학생들의 0.1% 라도 1년간 북한에 가서 북한 청년들과 함께 노동하고 북한 군대를 체험하면 그들의 주장이 신중해 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 디펜스 포럼의 수잔 솔티 회장은 북한 인권 문제가 바로 북한 문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솔티 회장은 올 여름 큰 피해를 가져왔던 아시아 지진해일 희생자의 22배에 달하는 북한 주민들이 소리 없는 죽음을 계속 맞이하고 있다면서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솔티: 특히 북한 인권 문제에 침묵한다면 더 많은 주민들이 희생될 것이며 핵 문제와 인권 문제는 똑같이 중요하다.

숄티 회장은 미국 정부가 핵 문제 해결을 빌미로 인권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고 또 지난해 통과된 북한 인권법 시행이 미흡하며 남한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인권 문제의 개선이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오찬행사장에는 약 백 여명의 국내외 인권 운동가, 정계 학계 인사, 시민단체 관계자가 참여했습니다. 또 많은 내외신 기자들이 취재에 참여해 이번 대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북한인권국제대회 공동대회장은 맡고 있는 이인호 명지대학교 석좌교수는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국제 대회는 인권이라는 문제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면서 북한 인권의 실상을 남한 주민들에게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인호: 외국 사람들에게는 남의 얘깁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우리의 이야기라는 겁니다. 우리가 통일을 원하는 것은 통일 전보다 나은 삶은 살기 위해서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그들의 삶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교수는 일부 시민단체들이 이번 인권대회를 통해 북한 정권의 붕괴를 꾀한다는 비판을 하고 있지만, 이번 대회는 핵문제에 가려져서 그 심각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북한 인권 문제를 제대로 알리자는 목적에서 계획된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한편, 이 날 행사장 밖에는 지난 12월 초 북경에 있는 국제학교에 진입하다 공안에 체포된 김춘희(가명)씨의 친언니 김영희(가명)가 나와 동생의 구명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김씨는 현재 중국 공안에서 조사를 받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춘희: 끌려가면 죽습니다. 좀 살려주세요.

김영희 씨는 김춘희씨는 제외한 다른 형제들이 모두 북한에서 나와 남한으로 온 이후, 동생 김춘희 씨가 북한정부에 의해 탄광으로 끌려갔으며 이 와중에 남편에게는 이혼 당하고 3살짜리 아들을 잃었다고 전했습니다.

김춘희 씨의 지난 11월 30일과 12월 2일, 언니인 김영희 씨와 함께 대련과 베이징에 있는 한국 국제 학교로 3차례 진입, 남한행을 원한다고 말했으나 학교 측에 의해 내쫓겼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국제학교 측에서는 이 같은 김씨 측의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다면서 김 씨가 탈북자라는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김영희 씨는 학교측과의 주장과를 다릅니다. 김씨는 학교에 들어가 북한 사람이다 살려달라고 애원해 봤으나 교장은 이들을 외면하고 교직원들은 완력으로 이들을 내?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교직원들이 더 이상 탈북자들에게 속지 않는다면서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북한 인권 대회 기간 동안 동생 김춘희 씨의 구명 운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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