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의 금융조치 여파로 외화 부족 겪어


2006.03.21

미국의 금융조치 여파로 북한이 외화부족 현상을 겪고 있고 암시장의 환율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최근 북한을 방문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의 애나 파이필드 기자가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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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한 지하역 철 부근에서 미화를 암거래하는 모습 - AFP PHOTO/GOH Chai Hin

이달 초 북한을 방문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의 애나 파이필드 (Anna Fifield) 기자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의 경제개혁이 전보다 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시장이 여기저기 생기고, 새 시장 건물들이 세워지고 있다는 겁니다. 또 길거리 장사꾼들이 더 늘어나는 등 작은 규모의 장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파이필드 기자는 전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의 대형 무역회사들이 수출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라고 파이필드 기자는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불법행위에 맞서 미국이 금융조치를 취한 후로 북한에서는 외화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파이필드 기자는 평양에 사는 외국인들로부터 그 같은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Fifield: Foreigners who live in Pyongyang told me foreign currency is in short supply now.

이 때문에 환율도 크게 올랐습니다. 암시장 환율은 1달러에 3천5백 원에서 지금은 6천원까지 뛰었다고 파이필드 기자는 전했습니다. 미국의 금융조치는 북한에서 사업기회를 찾던 서구 기업들의 관심도 크게 떨어 뜨려놨습니다. 북한에 새로 투자하려는 서구기업들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파이필드 기자의 설명입니다.

미국은 작년 9월 북한의 위조 달러 유통과 돈세탁에 연루된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을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또 미국 금융기관들이 이 은행과 거래를 못하도록 하는 행정규제도 추진 중입니다. 이 조치의 여파로 북한으로 들어가는 불법 외화자금이 크게 줄고 북한과 거래를 끊는 외국 은행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구기업들과는 대조적으로 북한에 관심을 갖는 아시아 기업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특히 북한과 중국의 교역이 최근 들어 크게 늘고 있습니다. 파이필드 기자는 중국 단동을 거쳐 신의주로 들어갈 때 북한에 수출되는 물건들이 수없이 기차에 실리는 모습을 봤다며, 평양에서 팔리는 수입품들의 상당부분이 중국산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연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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