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일 선물 조달 위해 스위스 시계 수입”


2005.09.01

북한은 주민들이 굶는 상황에서도 해외에서 명품을 수입하는 데 많은 돈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예로 북한은 최근 10년 동안 스위스로부터 미화로 2천4백만 달러 상당의 시계를 수입한 것으로 자유아시아방송의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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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스위스 시계 수입현황 (1995년-2005년)- 97년 미화로 17,000 달러가 넘는 시계를 수입했다.

스위스시계산업연합 (The Federation of Swiss Watch Industry)

이들 수입 시계 가운데는 하나에 17,000달러가 넘는 고가 시계도 있습니다. 이동혁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이 스위스에서 시계를 많이 수입한다는데 어느 정도 됩니까?

스위스하면 누구나 시계를 떠올릴 정도로 스위스 시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데요. 이 가운데 일부는 매우 비싼 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스위스 시계 제조회사들의 연합단체인 ‘스위스시계산업연합(The Federation of Swiss Watch Industry)’에 문의를 했는데요.

이 단체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995년부터 2004년까지 스위스로부터 모두 2천4백만 달러 상당의 시계를 수입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즉, 1년에 2백40만 달러 꼴로 스위스 시계를 수입했다는 말입니다. 연도별로 보면, 2001년이 가장 많았는데요. 4백80만여 달러 상당을 사들였습니다.

외신들에 따르면, 북한이 스위스에서 수입하는 물건의 상당량이 시계라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실제로 북한이 스위스에서 수입하는 물건의 약 절반은 시계나 관련 부품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스위스 연방경제부로부터 입수한 북한과 스위스 간 교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의 경우, 북한이 스위스로부터 수입한 물건의 약 54%가 시계와 관련품목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이듬해인 2001년에도 거의 절반에 가까운 45%를 차지했습니다.

북한은 90년대 중반부터 말까지 극심한 식량난으로 많은 사람들이 굶어죽었는데요. 이 시기에도 시계 수입이 계속됐습니까?

북한의 식량난이 한창이던 90년대 중반부터 말 사이에도 스위스 시계수입은 줄지 않았습니다. 98년의 경우, 2백50만 달러어치를 수입했습니다.

북한이 스위스에서 사들이는 시계는 대략 한 개에 얼마나 합니까?

연도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개 개당 300달러에서 500달러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보다 훨씬 비싼 경우도 있습니다. 1997년의 경우, 시계 하나를 수입했는데요. 가격이 미화로 무려 17,000달러가 넘습니다. 스위스시계산업연합에 따르면 이 시계는 순도 18캐럿의 금으로 장식된 시계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 스위스 시계를 사들이고 있습니까?

대부분이 당 간부들이나 국가 공로자들에게 지급되는 김정일의 특별선물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공훈 체육인으로 활동하다 지금은 남한에 정착한 한 탈북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탈북여성: 스위스 시계는 북한에서도 명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정일 이름이 찍힌 시계는 스위스 시계가 많아요.

북한에서 외화벌이 일을 하다 남한에 정착한 다른 탈북자도 스위스 시계는 주로 김일성, 김정일의 선물로 사용된다고 했습니다. 이 탈북자는 북한에서는 김정일 시계가 특권층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탈북여성: 1972년대부터 수입했지요. 물량도 엄청 납니다. 간부들은 회의 때마다 받곤 했지요. 북한에서는 이 시계를 받으면 죽을 때까지 배급은 걱정 안 해도 됩니다.

이 시계들은 김정일의 이름이 새겨져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구경조차 하기 힘들다고 이 탈북자는 설명했습니다.

시계 외에 북한이 사들이는 다른 사치품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북한은 프랑스로부터도 향수, 보석 등 사치품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프랑스 세관당국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995년부터 2004년까지 10년 동안 프랑스에서 미화로 130만 달러 상당의 향수를 사들였습니다.

연도별로 보면, 1998년이 가장 많았는데요. 약 80만 달러 상당을 수입했습니다. 또 보석, 악기, 각종 오락기, 게임기구 등도 수입했는데요. 지난 1995년부터 2004년까지 10년 동안 80만 달러 상당을 사들였습니다. 북한은 독일로부터도 가구와 보석류 등 생필품이 아닌 물건들을 상당량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일 통계청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 동안 북한은 가구를 비롯해 보석류, 스포츠장비, 게임기구, 장난감 등 수입에 모두 천2백만여 달러를 썼습니다. 연도별로는 2003년이 가장 많았는데요. 4백80만 달러를 썼습니다.

이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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