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북한의 삼흥전자지갑 응용프로그램과 환율

김연호-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2024.11.26
[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북한의 삼흥전자지갑 응용프로그램과 환율 사진은 북한 최초 전자결제 프로그램 '울림 1.0' [한반도N 유튜브 캡처]
/연합뉴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모바일 북한’ 김연호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북한의 삼흥전자지갑 응용 프로그램과 환율’입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 NK’가 북한의 전자결제 응용 프로그램들을 입수해 공개했습니다. 이 응용 프로그램들을 이용하면 외화 환율, 북한에서는 화폐 시세라고 부르는데요, 이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외화 거래도 지능형 손전화로 할 수 있습니다. 삼흥전자지갑이 이런 응용 프로그램에 해당하는데, 북한 관영매체에서는 작년 10월에 처음 소개됐습니다. 10대 최우수기업 가운데 삼흥경제정보기술사의 성과를 평가하면서, 이 회사가 개발한 전자지불 체계 삼흥전자지갑에 수많은 단위들과 사람들이 짧은 기간에 가입했다고 전했습니다. 삼흥전자지갑이 경제발전과 북한 사람들의 편의보장에서 큰 역할을 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이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 보도가 나온 지 1년만인 지난달에 삼흥전자지갑이 북한 관영매체에 다시 보도됐는데요, 이 때는 과학기술전당에서 열린 지적소유권 사업 발전 전람회에 삼흥전자지갑이 출품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앉은 자리에서도 각종 요금 지불과 표 예약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 있었지만 환율, 화폐시세와 외화거래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습니다. 분명 이 기능이 있는데도 언급을 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데일리 NK’가 입수한 삼흥전자지갑 응용 프로그램의 기본 화면을 보면, 손전화와 유선전화, 주민사용료, 지하철도, 버스, 전력을 표시하는 작은 그림들이 나와 있습니다. 요금 지불을 위한 그림들로 보입니다. 그리고 표 예약, 관광 예약으로 표시된 그림들은 당연히 예약을 위한 기능이겠죠.  ‘나의 지갑으로 들어가면 화폐교환, 외부지갑 송금, 잔고 조회, 오늘의 화폐 시세, 이런 기능들이 있습니다. 화폐 시세는 달러와 유로, 위안 세 화폐가 나오는데, ‘데일리 NK’ 보도에는 사진이 없습니다. 대신 다른 전자결제 응용 프로그램 전성에 나온 오늘의 화폐시세 사진이 있는데요, 작년 522일 미국 달러화의 내화원 사는 시세는 69백 원, 파는 시세는 72백 원으로 나와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화폐 시세를 안내할 때 사용자가 아니라 당국의 입장에서 시세를 올린다는 사실입니다. ‘사는 시세는 당국이 주민들에게서 내화원을 살 때의 시세, ‘파는 시세는 당국이 팔 때를 말하는 거죠. 당국의 입장에서 볼 때 살 때는 싸게 사고 팔 때는 비싸게 팔아야 이익이 생깁니다. 그래서 살 때는 69백 원, 팔 때는 그 보다 3백 원 비싼 72백 원이 매겨지는 겁니다.

 

미국이나 한국의 환율 응용 프로그램들은 사용자의 입장에서 환율 시세를 올립니다. 그래서 외화를 사는 시세는 파는 시세보다 높습니다. 환전소나 환전은행이 수수료를 떼기 때문이죠. 수수료를 떼는 건 북한이나 마찬가지인데 응용 프로그램에 담긴 입장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의 또다른 특징은 관영매체에서 국내 환율과 외화 거래에 관한 보도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환율은 다른 나라에서 환율이 어떻게 요동치고 있다, 외화는 다른 나라들의 외화 수입원이 뭐다, 이런 설명을 할 때만 잠깐 언급하고 있습니다. 환율과 외화거래에 대해서 북한 관영매체가 극도로 언급을 꺼리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그날그날의 환율을 안내하는 응용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말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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