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칭찬합니다] 탈북민이 뷰티 컨설턴트라면?
2023.11.16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좀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때, 내 뜻대로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을 때, 결국은 그래서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가 혹시 있으셨나요? 그럴 때 누군가 단지 손 내밀어주는 것만으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모든 게 낯설고 서툰 탈북민들의 손을 잡아주고 등을 토닥여준 사람들과 그들로 인해 빛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탈북민들의 이야기, <당신을 칭찬합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이지요: 당신을 칭찬합니다. ‘컬러로 자신감을 찾아준다. 뷰티풀 원더풀한 인생, 윤미소 씨를 칭찬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뭔가 컬러부터가 알록달록 멋있는데 여기 조명이랑 이미지 브랜딩, 퍼스널 컬러 스타일 쇼퍼…이런 일을 하는 곳인가 보다. 안녕하세요? 윤미소 씨 맞아요?
윤미소: 네. 안녕하세요?
이지요: 뭔가 확실히 뷰티 느낌이 있거든요. 정확히 여기가 뭐 어떤 곳이에요?
윤미소: 퍼스널 컬러라고 해서 이제 컬러를 가지고 그 사람의 어떤 외적인 부분과 또 이제 내적인 부분을 같이 종합적으로 분석을 해서 나만의 스타일링을 찾아주는 그런 일을 하고 있는 컨설팅 회사입니다.
알록달록한 간판에 알쏭달쏭한 영어 가득 쓰여 있는 이곳, 이미지 컨설팅 회사는 요즘 한국 여성들이 특히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하는데요. 화장을 해도, 옷을 입어도 나한테 어울리는 나만의 색깔이 있죠. 딱 맞는 나만의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색깔과 치장 방법을 찾아주는 곳이 바로 이미지 컨설팅 회사인데요. 오늘의 주인공 윤미소 씨가 바로 그런 이미지를 찾아주는 전문가라고 합니다.
이지요: 저도 해볼 수 있어요?
윤미소: 그럼요. 여기에 있는 컬러는 이제 레드도 있고요. 오렌지도 있고요. 그거는 이제 내 눈동자 색 그리고 피부색 그리고 머리카락 색 이렇게 해서 신체 색을 가지고 먼저 진단 1차적으로 들어가서 이제 착착 마술을 한번 보여드릴 건데 봄에 해당하는 컬러들은 이렇게 좀 발랄하면서도 생기 있고 선명한 요런 컬러들이 있어요. 그리고 여름을 한번 가보면 봄이랑 굉장히 다른 짙게 이렇게 올라오는 게 좀 보이실 거예요. 코랄색 너무너무 예쁘죠, 노란색은 형광, 그래서 가장 잘 어울리는 컬러는 뭐냐 하면 여름 쿨톤요. 너무 예쁘세요.
이지요: 맘에 드네요. 아니 근데 탈북민으로 얘기를 들었는데 맞아요?
윤미소: 네 맞습니다. 탈북민이에요.
이지요: 아니 제가 어떤 편견이나 이런 게 있는 게 아닌데…
윤미소: 북한에서 왔으면 이거를 잘하면 안 되나? 생각했고, 그리고 북한에는 워낙 무채색의 계열들만 입어야 되고 이런 컬러에 그 단어라든가 이름이라든가 이런 범위가 정말 정말 넓지가 않거든요. 그게 되게 좁거든요. 그래서 제가 여기를 와보니 정말 신세계 컬러의 신세계들이 이렇게 쫙 펼쳐졌잖아요.
백여 개에 달하는 색을 다양한 계열로 나눠 피부 색에 따라 어울리는 색을 찾아주는 미소 씨. 칭찬 배달부 지요 씨는 넋이 나간 듯 고개를 끄덕이며 좋다고만 말하는데요. 말투만 들어선 전혀 북한에서 온 것 같지 않지만 자신있게 탈북민이라고 말하는 미소 씨는 무채색으로만 가득했던 북한에 있다가 한국에 와서 알록달록 처음 보는 색깔과 처음 듣는 색깔의 이름이 있다는 걸 알고 20살부터 미용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지요: 아니 뭔가 근데 이런 터치나 그리고 또 말씀하시는 부분들이 정말 공부를 많이 하시고 연구를 많이 하시니 티가 나요.
윤미소: 저는 남들보다 한 3~4배로 더 열심히 공부를 했던 것 같아요. 심지어 이런 거 몰랐어요. 따뜻한 톤, 시원한 톤에 들어가는 ‘라이트, 브라이트, 소프트’ 그거를 이렇게 메이크업 제품들을 가져다가 얘가 밝나 얘가 밝나 막 이러면서 보고, 그래서 얘는 탁색인가 아닌가 ‘컬러의 힘, 무슨 퍼스널 컬러, 이미지 컨설팅’을 쓴 사람 다 찾아서 또 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이왕이면 잘하고 싶고, 근데 그 사람이 북한에서 온 사람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했을 때, 훨씬 더 2배, 3배로 좀 더 이제 뭔가 빛이 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하면서 굉장히 많이 노력했는데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한국에 정착한 지 어느덧 13년,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남한 토박이들보다 두 배, 세 배 더 노력해 지금은 네 배, 다섯 배 더 빛나는 미소 씨!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그 열정을 칭찬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나만의 색으로 나만의 립스틱, 구홍 만들기를 도전해 본다고 하는데요. <당신을 칭찬합니다> 북한 여성 청취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