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간부들에게] 기미독립선언문이 북한에 전하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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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작년 말 개최되었던 제8기 9차 당중앙위원회 확대전원회의 이후 김정은은 기회 있을 때마다 남조선, 즉 한국을 ‘적대적 교전국’, ‘불변의 주적’이라면서 “남조선 땅을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를 갖추라”느니, 긴장격화를 위한 공갈 위협 발언을 계속하더니 마침내 “남북은 2개의 국가”라며 5천년의 유구한 단일민족을 2개 민족인냥 갈라치기 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그동안 남북간의 교류 협력을 위해 합의했던 남북간 합의는 물론 남한 측의 자금으로 건립했던 금강산 내 모든 시설을 때려부쉈고 개성공단의 남측 회사를 몰수하여 자기 멋대로 기계, 설비를 돌려 물건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왜 김정은은 선대인 김일성과 김정일이 그처럼 외쳤던 ‘국토완정’, ‘남조선혁명’, ‘연방제 통일’ 등의 로동당 통일 노선을 그 뿌리부터 뭉개버리는 것일까?

그 이유는 너무나 명백합니다. 남북간 체제 경쟁에서 완전히 패했고, 이 상태 하에서 통일을 외치며 대남전략을 계속하다가는 밀려오는 남한의 넘치는 자유민주주의와 풍요한 경제적 훈풍이 오히려 태풍이 되어 김씨 세습왕조 체제를 붕괴시킬 것이라는 공포심과 위기 의식이 극도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도 족히 알고 있는 대로 더 이상 북한은 남한과의 체제경쟁에서 완전 패했다는 이 엄연한 사실을 숨길 수 없는 상황에 왔습니다. 북한의 젊은이들이 그처럼 선호하는 K-Pop, 남한 드라마, 유행하는 옷차림 등을 보면 자유민주주의적 남한의 사회 경제 문화가 세습왕조의 전체주의적 사회문화로 인해 북한 인민대중의 빈곤과 굶주림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명백히 인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분 당이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선대수령이 그처럼 주도하려고 애썼던 통일의 주도권을 완전히 남한에 넘겨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입니다.

지난 3월 1일 개최되었던 ‘3.1운동 105주년 기념식’에서 남한의 윤석열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최근 북한이 한국을 적대적 교전국이자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한 것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통일은 비단 한반도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의 가치를 확장하는 것이 바로 통일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 주민들을 향한 도움의 손길을 거두지 않고 북한 인민의 인권개선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모든 국민이 주인인 자유로운 통일 한반도를 향하여 나아가자. 기미년 독립선언의 정신을 다시 일으켜 자유를 확대하고 평화를 확장하며 번영의 길로 나아가, 그 길의 끝에 있는 통일을 향해 모두의 마음을 모으자” 바로 이렇게 말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이 이 남한의 윤석열 대통령의 이 말, ‘자유와 인권’이라는 이 보편적 가치를 북한으로 확장하는 것이 곧 통일이다”라는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반동사상, 반공화국 세력의 궤변이라고 생각합니까?

당 간부 여러분! 이런 김정은의 ‘2개 국가, 2개 민족’이라는 반민족적, 반통일적 발언을 들으면서 본 방송자는 3.1운동 때 33명의 민족대표가 발표했다는 3.1 기미독립선언문을 다시 펴봤습니다. 여러분이 이해하기 쉽게, 한문 문어를 알기 쉽게 풀어서 몇 구절 인용하겠습니다.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는 첫머리에 이어 “우리는 이를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우리 후손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할 것이다”라고 선포하며 다음과 같이 쓰고 있습니다.

“아!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는구나. 힘으로 억누르는 시대가 가고 도의가 이루어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 새 봄이 온 세상에 다가와 모든 생명을 다시 살려내고 있다. 꽁꽁 언 얼음과 차디찬 눈보라에 숨막혔던 한 시대가 가고 부드러운 봄바람과 따뜻한 볕에 기운이 돋는 새 시대가 오고 있다. 온 세상에 도리가 다시 살아나는 지금, 세계 변화의 흐름에 편승한 우리는 주저하거나 거리낄 것이 없다. 우리는 원래부터 지닌 자유권을 지켜서 풍요로운 삶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렸다. 원래부터 풍부한 독창성을 발휘하며 봄 기운 가득한 세계에 우리 민족의 우수한 문화를 꽃피울 것이다”라고 쓰여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금부터 105년 전 1919년 3.1운동 때 33인의 대표가 서명했던 이 독립선언문은결코 지난날의 이야기가 아닌 오늘날 우리 민족에게 준 격려의 메시지가 아니겠습니까? 바로 김씨 세습 봉건 왕조의 억압 하에 빈곤과 굶주림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의 오늘을 규탄한 선언문이라고 할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의 입장에서 이 3.1독립선언문을 다시 꺼내 읽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남한 5천만 주민은 결코 우리는 2개 민족이 아님을 다짐하며 보다 강하게 통일을 위한 투쟁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아무리 2개 국가, 2개 민족을 주장해도 유구한 우리 민족은 갈라질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먼저 통일의 주도권을 빼앗긴 김정은과 여러분 당 수뇌부의 반민족적, 2개의 민족 정책을 규탄하고 그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남북한의 교류와 협력이야말로 북한 인민의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는 분명한 길임을 인식하고 핵개발 포기야말로 남북관계 개선의 지름길임을 받아들일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이예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