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평창올림픽 참가’ 밝힌 속내

워싱턴-한영진 jungy@rfa.org
2018-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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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3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3일 오후 3시 30분(평양시 오후 3시)부터 판문점 연락 채널을 다시 개통하겠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측 입장을 발표하는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의 모습.
북한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3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3일 오후 3시 30분(평양시 오후 3시)부터 판문점 연락 채널을 다시 개통하겠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측 입장을 발표하는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한영진입니다. 북한 김정은이 새해 신년사에서 ‘평창 올림픽 경기대회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주목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남한 정부를 무시해오던 북한이 갑자기 돌변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외부 언론과 전문가들 속에서는 올해부터 북한이 남한과 좋은 관계를 만들고, 미국을 멀리하는 이른바 ‘통남봉미의 전술’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고, 한미동맹 균열을 노린 다목적 메시지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태도 돌변을 북한 내부의 불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전문가의 분석도 나왔습니다.

암튼 북한에서는 김정은의 신년사 한마디로 세계 흐름을 주도했다는 내부 선전을 펼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오늘 <북한은 어디로>시간에는 북한 김정은의 대남유화 메시지에 담긴 의미를 알아보겠습니다.

<사운드 바이트> 새해 첫날 김정은의 신년사가 공개됐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고…

이 녹음은 김정은이 신년사에 밝힌 대담 대화 제의에 관한 언론 보도입니다. 김정은은 1월 1일 회색양복을 입고 나서 30분짜리 신년사를 발표했습니다. 회색양복은 서방에서는 평화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있어 주목을 받았습니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지난해 성과로 ‘핵무력 완성’을 꼽고, “핵단추가 내 사무실책상우에 항상 놓여있다”고 발언했습니다. 계속하여 “우리는(북한은) 대표단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며 오는 2월 9일부터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되는 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혔습니다.

지난해말까지 남한 정부를 ‘줏대 없는 미국의 시녀’로 비난하던 북한이 신년사에서 갑자기 남북 대화로 방향을 선회하자, 많은 해석이 뒤따랐습니다. 북한 핵문제에 관심있는 미국과 중국 한국 등 국가들은 이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선 “지켜볼 것”이라고 응수했습니다.

[미 USA TODAY 녹취]  “we will see, we will see!”

2일 중국 외교부도 “환영하고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남한 정부는 일단 이를 북한의 대화제의로 긍정적으로 보고 환영의 입장을 밝혔고, 고위급 남북당국회담을 제의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부는 평창 동계 올림픽 북측참가 등과 관련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동계올림픽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점을 감안하여, 1월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남북당국회담을 개최할 것을 북측에 제의합니다.

한편, 외신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화 진정성에 의문을 표시하면서도 김정은의 ‘핵단추’ 발언과 ‘평창 올림픽 참가 용의’를 연관시켜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일자 기사에서 “지난 70년간 이어져온 한·미동맹 관계에 틈을 벌려놓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공격 가능성까지 거론한 상황에서 북한 김정은이 평창올림픽을 미끼로 남한을 자기쪽으로 끌어들임으로써, 대북군사공격 가능성을 해소시키겠다는 의도라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남한을 무시하고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던 북한이 이제는 미국을 따돌리고 남한과 민족공조 차원의 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평창올림픽 참가 용의를 밝힌 것을 두고, 북한 내부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미국에 정착한 한 북한 전직 고위관리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올림픽 참가 카드를 꺼낸 것은 우선 남한을 조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 내부 결속을 꾀하려는 데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북한 내부에서는 경제적 궁핍으로 인해 각종 사회 범죄와 무질서가 조성된 상황에서 지금까지 경제를 외면하고 핵무력 건설에 질주해온 자신들의 정책을 주민들에게 납득시켜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즉 김정은이 “핵단추가 내 책상위에 있다”고 발언한 것은 미국의 군사 공격을 핵으로써만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을 정당화 시키기 위한 발언이라는 겁니다. 또 핵으로 남한을 좌우지할 수 있다는 자심감을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시험’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주민들이 핵무력 집착에 대한 김정은의 의도를 지지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지난 한해 핵무력 건설에 대부분의 외화를 소비했습니다.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했고 국제제재로 인해 내부 주민들의 불만은 고조된 상태입니다.

각종 비사회주의적 현상으로 인해 불안에 직면했다는 징후는 김정은 신년사와 얼마전 평양에서 막을 내린 노동당 세포위원장 대회에서도 나타났습니다.

김정은은 이번 신년사에서 “모든 당조직들이 당의 사상과 어긋나는 온갖 잡사상과 이중규률을 절대로 허용하지 말고 당중앙위원회를 중심으로 하는 전당의 일심단결을 백방으로 강화하여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즉 주민들에게 헛눈을 팔지 말고 자신을 따를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또 한주일전에 막을 내린 제5차 노동당 세포위원장 대회에서도 “각급 노동당 조직과 법기관들에서 비사회주의적현상과의 강한 행정적, 법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사실상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이는 현재 북한 내부에서는 생계를 위한 주민들의 각자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김정은의 유일독재에 금이 갔다고 풀이해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것입니다.

때문에 북한은 내부적으로 모기장을 겹겹히 두르고, 미국의 공격을 막을 유일한 수단은 핵밖에 없다는 논리를 부각시키고 이를 대미대결전에서의 승리로 자축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또 핵만 가지고 있으면 남한을 얼마든지 좌우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심어주려는 전략적인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김성욱 한국자유연합 대표는 북한의 변화를 내부에서 원인을 찾았습니다.

김성욱 대표: 일단 북한 체제의 내구성이 약해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왜냐면 핵무기 미사일 문제로 전세계와 싸우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압력과 압박이 심해지고 있고 그 안에서 터져나오는 힘, 불만이 커졌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이게 김정은을 병들게 하고, 늙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상당히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달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유엔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하자, 북한 외무성은 24일 대변인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제재결의로 초래되는 모든 후과는 전적으로 결의 채택에 손을 든 나라들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까지 위협했습니다.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경제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자, 이로 인해 경제적 내핍이 가증되고 김정은의 건강악화와 측근들의 숙청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분석은 지난 2014년부터 한미 정보당국 차원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번에 신년사를 발표하는 김정은의 체중도 상당히 늘고 얼굴 주름도 많이 졌다는 게 언론의 분석입니다.

또 최근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원홍 전 국가보위상이 처벌된 것도 북한 간부들 속에서 불만과 갈등이 상당히 잠재되어 있는 징후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김 대표: 유엔의 압박과 미국의 제재가 별게 아닌 것 같지만, 이것이 측근들에 대한 공포정치 강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여지고, 김정은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지만, 측근들도 내가 언제 잘릴지 모른다 죽을지 모른다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 대표는 “김정은이 핵단추를 언급한 것은 미국의 군사적 공격 가능성에 쐐기를 박고, 이 한미대북공조에서 한국을 떼어내려는 전략적인 계산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CIA가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하기까지 3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상 시간표를 짠 상태에서 미국이 북폭은 아니더라도 추가적인 해상봉쇄나 해상차단 조치가 취해지면 감내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막고 시간을 벌기 위한 전술이라는 겁니다.

김 대표: 요즘 해상봉쇄나 해상차단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완벽한 봉쇄는 아니더라도 해상 차단 수준에서 북한선박을 나포하고 미국과 북한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나오고, 이걸 기회로 미국이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같은 군사적 조치를 취하게 되면 북한 내부적으로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면서 김정은 측근들이 김정은을 미국에 갖다 바칠겁니다.

미국과의 갈등이 지속되면 피로를 느낀 북한 엘리트들이 김정은을 제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아는 김정은이 남북 대화를 선택했다는 겁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은 북한 김정은 신년사에서 밝힌 대남유화 메시지의 의미를 짚어보았습니다. 이상,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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