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미북정상회담 카드 꺼낸 김정은 의도는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8.09.12
kju_regime_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평양에서 열린 정권수립 70주년(9·9절) 열병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행사장에 도착해 명예위병대를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어디로> 진행에 정영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2차 정상회담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미국 백악관이 10일 밝혔습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이어 다시 미북 정상이 악수를 할지는 아직 미지숩니다.

일각에서는 싱가포르 회담 이후 핵문제를 둘러싼 진전된 사안이 없기 때문에 만남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만나더라도 장소가 어디냐 하는 것도 언론의 지대한 관심사입니다.

여전히 미국과의 대화분위기를 깨지 않으려는 북한,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오늘 북한은 어디로 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

백악관 대변인 세라 허커비 샌더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으로부터 아주 따뜻하고, 아주 긍정적인 편지를 받았습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친서의 목적은 2차 정상회담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계획이 취소된 지 보름만에 나타난 북한의 긍정적인 신호로 미국 정부는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세계 외신은 이 같은 보도를 크게 다루면서 일각에서는 이미 일정 조율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김정은이 미국과의 모처럼 마련된 대화분위기를 깨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 임기내에 관계개선을 포함한 현안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높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번 9.9절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무력을 암시하는 무기체계를 선보이지 않았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또 김정은은 얼마전 평양을 방문했던 남한 특사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전격 취소한 배경도 자신이 아니라 북한내 강경파로 알려진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탓으로 돌려 대화의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알려진바와 같이 지난 8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계획을 취소시켰습니다. 이 결정 배경에는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호전적인 편지'를 보내왔기 때문이라고 알려졌습니다.

당시 김영철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북한에 새로운 걸 줄 게 없다면 평양 문턱을 넘을 생각조차 하지 말라'는 식으로 오만하게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김정은은 내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계획이 무산된 것을 아쉬워하는 입장을 남측 특사단을 통해 전달하고 계속해서 미국과의 협상을 원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모처럼 마련된 미국과의 대화 분위기를 살려 1차 미북정상회담 합의대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수립으로 나아가기 위한 미북정상 간 빅딜이 이뤄질 지 주목됩니다.

그러면 김정은의 속내는 무엇인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습니다.

우선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국제적 제재를 풀고 경제지원을 받아 경제강성국가로 갈지, 아니면 미국을 속여 시간을 벌면서 뒤에서 핵무력 완성을 시도하는지 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뉴욕 소재의 박진걸 변호사는 11일 이렇게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박진걸: 저는 다만 두가지로 생각하는 데, 하나는 김정은이 서방에 호감이 있어서 개혁개방을 해서 옛날처럼 깡패국가의 대통령이 아니라, 서방 세계에 편입되어 제대로 된 국가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욕망이 있을 수 있고, 그게 아니면 무조건 핵무기 개발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을  속이고 최대한 시간을 끈 다음에 트럼프 임기가 끝날 때쯤 핵무기를 완성하겠다는 속심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자라면 수십년간 반미로 살아온 밑에 있는 측근들과 어느 정도 불안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김정은도 눈치를 보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싱가포르 회담때 내가 행동을 보일텐데 시간을 좀 달라, 내부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을 수 있고, 아니면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미국에 붙을 지, 중국에 붙어 계속 핵개발로 갈지 앞으로 시간이 지나야 드러날 거 같습니다.

올해 6월에 있은 싱가포르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보기관이 작성한 김정은 성향 보고서를 보고 대화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아시히 신문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CIA는 김정은이 서양 문화에 대한 동경과 존경을 품고 있어 역대 북한 지도자들보다 협상하기 쉬운 상대로 분석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스위스에서 형 김정철과 여동생 김여정과 함께 서방 문화를 접한 김정은이 유창한 영어구사와 함께 서방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사고의 소유자로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이와 때를 같이해 최근 발간을 앞둔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의 밥 우두워드 기자의 도서에도 미국 정보당국이 김정은을 아버지 김정일보다 더 효과적인 지도자로 판단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책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김정은이 언론의 만평에서 나오는 것처럼 불안정한 미치광이로 묘사되는 것과 달리 핵프로그램을 다루는 데 있어서 그의 아버지인 김정일보다 더 효과적인 인물로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이후에는 북한 내부에서는 반미구호가 내려지고, 자극적인 반미 선전 캠페인이 6.25와 7.27에도 벌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북한 김정은이 중국과의 관계를 급속히 발전시키면서 미중 사이에서 ‘양다리 외교’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박 변호사는 현재 김정은도 미국과 중국의 가운데서 어느 쪽에 붙을 지 고민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패배는 확정적이기 때문에 선택의 기로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진걸: 저는 미중무역전쟁이 결국 북한을 겨냥한 것도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벗어나 미국편에 되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일관적으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 중국이 계속 개입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서 성실하게 하지 않는것도 중국이 북한에 대해 지원을 좀 해주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김정은에게 빨리 어디에 줄을 설지 윽박을 지를텐데 말입니다.

미국 정부는 계속하여 북한에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밥 우두워드 워싱턴 포스트 기자의 신간에서도 소개됐듯이, 오바마 정부에서 미국 국가정보국장을 지낸 제임스 클래퍼 전 국장은 2014년 평양을 방문하고, 북한 관리들에게 “미국에게 영원한 적수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실례로 미국은 일본과 독일과 2차 세계대전때 싸웠지만, 지금은 친구가 되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베트남도 미국과 전쟁을 했지만, 지금은 관계를 개선하고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당시 클래퍼 국장의 카운트 파트(회담 상대)였던 북한 김영철 당시 정찰총국장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상은 이에 대해 이의 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처럼 미국 정부 당국과 고위관리들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대해 신호를 주고 있지만, 북한은 미국에 대한 신뢰부족 때문에 비핵화 협상을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에도 간부들과 무역일꾼들 속에는 미북정상회담 이후에 미국에 대한 선의의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북한은 이를 공식적으로 주민들에게 선전하지 않고 있다고 함경북도 지방 주민들과 연락하고 있는 남한의 탈북민 김동남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김동남: 평양 사람들이라든가, 엘리트들은 조금 눈이 트고 공부했기 때문에 머리가 빨리 돌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북한 주민들이 거기까지 생각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전번에 7월에 온 사람이 이야기 하는데, 전혀 그런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나는 여기서 살았기 때문에 빨리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경제적 지원을 받고 빠른 시일내에 북한이 말하는 강성대국을 건설하면 북한 사람들이 잘살겠는데, 그런 체계적인 교육이 없다는 것입니다.

김씨는 현재 평양의 엘리트들이나 무역일꾼들은 미국과 북한간 관계개선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일반 주민들에게까지 확대된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김동남: 우리는 세계를 보고, 세계 정세가 어떻게 흘러가고 다 알지만, “미국이 우리를 도와주어 잘살게 한다? 지금까지 미국 때문에 못살았는데”이렇게 북한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물속에 딱 갇힌 사람들의 두뇌를 어떻게 바꿀 수 있습니까,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진전되려면 북한이 핵을 폐기하는 용단을 내리고 내부 주민들에게 반미가 아니라 선미로 전환할때만이 가능하지만, 그렇게 되면 수십년간 내려온 북한 체제의 반미주의 정통성과 충돌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어디로> 오늘은2차 미북정상회담, 북한과 미국간 관계개선이 과연 성사될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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