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여는 세상] 가을에 어울리는 클래식

바람이 선선하게 느껴지는 걸 보니 이제 여름도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지금 쯤 평양은 버드나무 가지가 바람에 흔들 흔들 춤을 추고 있겠지요?  화창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출근길을 재촉하던  평양의 거리가 손에 잡힐 듯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이제 하늘은 가을을 맡아 더 놓아 질텐데, 오늘은 이런 가을 날에 어울릴만한 음악으로 골라봤습니다. 
김철웅
2008-08-29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지금 뒤로 흐르는 이 음악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입니다. 특히 이 곡은 ‘엘비라 마디간’이라는 스웨덴 영화의 주제 음악으로 사용돼서 영화와 함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가 이뤄지지 못한 슬픈 사랑 얘기여서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이 음악을 들으면서 애잔하고 낭만적이라고 꼽는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습니다.

영화 ‘엘비라 마디간’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덴마크의 서커스단에서 줄을 타는 엘비라는 소녀는 스웨덴 순회 공연 도중 귀족 출신 장교인 식스틴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불행하게도 식스틴은 이미 아내와 두 명의 자식이 있는 유부남이었고 엘비라와 식스틴은 귀족과 평민이라는 신분의 차이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 둘은 사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식스틴이 시비 끝에 사람을 죽이는 사고가 발생하고, 식스틴은 정당방위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까 두려워 엘비라와 함께 도망을 칩니다.

군대라는 조직과 전통적인 신분의 답답한 틀을 깨고 사랑의 도피행을 택한 두 사람은 잠깐 동안 사랑의 기쁨을 맛보게 되지만 곧 생활의 어려움과 사회적 냉대에 직면하게 됩니다. 먹을 것조차 떨어져 굶주리던 엘비라와 식스틴은 잔디밭에서 최후의 만찬을 함께 하고는 짧았지만 모든 것을 건, 그들의 사랑을 끝냅니다.

이 영화는 두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끝을 맺는데요, 행복한 결말을 아니고 북쪽으로 치면 비판 받아 마땅할, 유부남과 처녀의 사랑이지만 영화 속에서의 사랑은 그런 비판을 떠나, 아름답고 애잔하게 그려져 있고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이 사랑을 응원하게 됩니다.

1970년대, 벌써 30년 전에 만들어졌던 이 영화를 저는 남쪽에 와서 봤는데요, 영화를 찾아 본 이유도 바로 이 모차르트의 연주곡 때문이었습니다. 보고는 지금도 잊어버리지 않고 영화하면 꼭 이 영화 얘기를 할 만큼 감동도 받았습니다. 이 영화가 저의 마음을 울리는 것은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두 사람이 사랑을 위해 어려움과 아픔을선택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방황을 하곤 합니다. 저 또한 꿈을 선택할 것인가,  현실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 사이에서 힘들어 할 때가 있습니다. 고향을 떠날 때도 또 지금도 이런 선택 앞에 종종 서게 됩니다.

하지만 누군가 말했습니다.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원하는 것을 선택해야 후회가 없다고... 그래서 전 보통 꿈을 선택하기로 결정하는 것 같습니다. 마치 수채화 같은 장면 장면과 함께 흐르는 모짜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은 이 둘의 사랑을 대변하는 듯, 꼭 알맞은 곡입니다.

북쪽에서도 영화를 만들 때 이 음악을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하고 영화 주제곡이 많이 불려지기도 하는데, 이런 점은 서방 영화나 남쪽 영화에서도 마찬가집니다. 특히 이런 클래식 곡들이 지금 소개해드린 앨비라 마디간처럼 영화 주제곡으로 사용돼서, 일부 계층이나 관심 있는 사람만 듣던 클래식들이 대중화 되고 있습니다.

귀로만 듣던 음악이 영화 화면과 함께 나오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그 선율에 감동이 될 때가 많은데요, 끝으로 미국 영화 아웃오브아프리카에서 삽입됐던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소개해드립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인데, 이 곡들을 들으면 웬지 넓은 아프리카의 평원이 펼쳐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라디오라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지만 화면을 보여드릴 수 없어서 아쉬운데요, 언젠가 함께 이런 영화 얘기도 함께 보면서 얘기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날까지 저는 또 열심히 여러분께 소개할만한 좋은 음악과 영화를 찾아 보겠습니다. 그날 약속하면서 오늘 이 시간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철웅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 (0)
Share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