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부시 행정부와 좋은 협상 기회 놓쳐” - 피터 벡 교수

여러분 안녕하세요. ‘전화로 세상을 만나다’ 오늘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이 시간에는 미국 아메리칸대학의 피터 벡(Peter Beck) 교수로부터 최근 북한과 관련해 화제가 되고 있는 뉴스를 중심으로 그의 견해를 들어봅니다.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08.12.12
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가 계속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을 직접 진료했던 프랑스 의사가 김 위원장이 뇌졸중 증상을 보였지만 뇌수술은 하지 않았고 현재 회복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그의 발언이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한 논란을 수그러들게 할 수 있을까요?

답: 우선 북한 내부적으로 충격을 받은 것 같고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상태는 아직도 확실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것보다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으로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 때문에 북한 정권 사람들이 많이 불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문: 프랑스 의사가 김정일 위원장이 회복 중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도 여전히 김 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많을 수 있다는 견해신가요?

답: 그것도 그렇고 후임자 문제가 크다고 봅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20년 동안 후계자 수업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김정일 위원장의 후임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건강이 조금만 나빠져도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습니다. 김 위원장은 60대 후반이니까 언제든 다시 쓰러질 수 있고 그래서 정권이 많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문: 6자회담이 어제 결국 성과 없이 끝났고 미국 백악관은 북한과 합의한 ‘행동 대 행동’ 원칙과 관련해 뭔가 다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이 원칙을 다시 생각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어떤 것이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답:
이제는 부시 행정부 임기 말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빈 말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5-6주밖에 임기가 남지 않은 부시 행정부가 큰소리를 쳐도 별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다음 달 중순 미국의 정권이 교체되기 때문에 특별히 부시 행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문: 그래서 북한은 미국의 차기 오바마 행정부와 협상을 하려는 것으로 본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답: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성과가 없는 것은 부시 행정부나 남한 이명박 정부 때문이 아니라 북한 내부에 문제가 있어 협상이 잘 안됐다고 봅니다. 북한이 오바마 행정부에 너무 큰 기대를 걸면 후회할 것입니다. 북한은 8년 전 클린턴 행정부 말기 좋은 기회를 놓친 것처럼 북한은 이번 부시 행정부에서도 좋은 기회를 놓쳤습니다. 앞으로 몇 개월이 아니라 몇 년이라도 더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문: 앞으로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미북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말씀이시죠?

답: 오바마 행정부의 주요 인물들을 살펴봤을 때 만일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 주지사가 국무부 장관이 됐으면 북한과 진행하는 협상에 진전을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지만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국무부 장관이 됐기 때문에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고 봅니다.

문: 남한에서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북한의 핵무기 제조를 기정사실화했다는 것과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거론한 국방부 보고서 때문에 큰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핵확산 방지에만 주력하려 한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하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답: 미국 내부에도 논란이 생겼습니다. 어느 정도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봅니다. 외교적으로는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이미 2년 전 북한은 핵보유국이 됐습니다. 그래서 미국 국방부는 현황을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제 게이츠 장관까지 인정하고 있으니까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고 북한의 핵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특히 군사, 안보적으로 보면 북한과 협상을 못하기 때문에 다른 대책을 찾아야하는 것입니다.

문:
최근 교수님 기고문을 보니까 앞으로 미국과 북한의 관계 진전은 반드시 남북한 관계 진전과 연계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셨는데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답: 북한이 지금 ‘통미봉남’하는 정책을 세웠습니다. 미국하고만 대화하고 한국을 무시하는 정책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북한 사이 아무리 협상을 잘 된다고 해도 한국의 역할은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북한에 실질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입니다. 미국도 북한에 많이 지원하지 않을 것이고 일본은 전혀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에는 한국 밖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남북대화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미국 정부도 이를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을 것으로 봅니다. 클린턴 전 행정부가 북한과 양자대화에 나서자 당시 한국 정부는 상당히 불안해했고 그 후 한미관계는 몇 년 동안 좋지 않았습니다. 다시 그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미리 미국이 한국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같은 입장으로 북한과 협상을 벌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화로 세상을 만나다 오늘은 미국 아메리칸대학의 피터 벡 교수로부터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북한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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