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직업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서울-이예진 xallsl@rfa.org
201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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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탈주민 취업박람회에서 탈북자가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북한이탈주민 취업박람회에서 탈북자가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탈북자들의 취업상담 담당자들은 탈북자들의 요구를 맞추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자들이 취업하기 어려운 진짜 이유를 알아봅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사회적, 문화적 충돌이나 적성, 건강, 지원문제 등 탈북자들의 취업이 어려운 이유가 개인마다 다 있다고 지난 시간에 말씀하셨는데요.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자들 가운데 정규직을 기피하는 경우가 있다면서요?

마순희: 그런 경우도 간혹 있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우리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취업지원센터 직업상담사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이 탈북자이시기에 섭섭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정말 탈북자들의 취업상담이 너무 힘듭니다’ 이렇게 시작한 상담사의 얘기를 들어 보니 정말 쉽지 않은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일자리를 구하겠다고 구직등록을 하는 탈북자들은 많지만 원하는 일자리에 연결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능력보다 눈높이가 너무 높다보니 간혹 취직이 되어도 업무에 능통하지 못해서 업무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퇴직하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탈북자의 70% 이상이 여성들인데 여성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직업이 사무직에서 일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자격이 있는지, 북한에서, 혹은 남한에서 사무직경력이나 자격 같은 것이 있는지 물어보면 어떤 경우에는 초보적인 컴퓨터도 잘 다루지 못하는 경우도 있더라는 것입니다.

처음 구직등록을 할 때에는 아무 일이나 다 하겠다고 하다가도 정작 일자리를 연결해 주려고 하면 거절하는 이유도 다양하더라는 것입니다. 요즘 건강이 안 좋다, 급여가 적다, 적성에 맞지 않는다, 집에서 거리가 멀다,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는 일이라서 등등 이유도 가지가지랍니다. 어쩌다 합의가 되어 채용 면접을 위해서 자기소개서나 이력서 등 서류들을 준비하는 것을 일일이 도와주고 현장까지 동행하여 취직을 시켜주었는데 한 주일도 안 되어 일을 그만두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면 허무한 생각도 든다고 했습니다.

이예진: 어떻게 보면 일할 준비가 좀 덜되었다는 얘기로 들리기도 하네요. 입에 딱 맞는 일을 찾다보니 취업도 쉽지 않겠죠.

마순희: 네. 그래서 정규직으로 일하기보다는 부업이나 일용직으로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며칠 전에 평소에 알고 지내던 강서구에 살고 있는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고용지원센터에 취업상담 하러 갔더니 지원재단의 취업지원센터로 연결해 주어서 상담 받으러 재단으로 가는데 지금 재단에 있는지 물어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후 근무라 아직 출근 전이라고 했더니 한 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언니가 60대라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속상해 하시더라고요. 게다가 생계비가 나오고 있으니까 전문 청소업체는 일하기 곤란하고 일용직으로 몇 시간씩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는다는 것입니다.

이예진: 나이 들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죠. 단순 노동은 몸이 힘든 경우도 많고, 특히 국가에서 일자리 없는 분들에게 지원하는 생계비를 받으면서 일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정식 직업인 정규직보다는 일용직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죠.

마순희: 네. 그 분은 60대라 그래도 이해할 수 있지만 사실 젊은 사람들의 경우에도 수급자에 안주하기 보다는 취업을 하여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터에서 경력을 쌓아가면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이 더 필요하지만 아직도 많은 경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를 두려워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예진: 맞아요. 탈북자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한 가지 일에 매진하기 어려운 게 사실인데요.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보면 탈북자들의 직업관 자체가 좀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래서 직업관에 대한 인식부터 정립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순희: 물론입니다. 사실 북한에서는 직업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당에서 간부든, 노동자든 배치를 하면 그곳에서 일하는 게 당연한 것이었죠. 예전에는 일하러 가지 않으면 배급표도 못 받고 비판무대에도 서야 했어요. 그런 상황이라 일하러 가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자신이 직업을 선택하고, 그만두고 싶으면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그만두고 다른 일자리를 찾으면 되니까 이직을 자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예진: 남한에서 취업에 대한 교육은 이미 하고 있죠?

마순희: 그렇죠. 하나원 교육 시에도 전체교육시간의 45%에 달하는 170시간이 넘는 시간을 진로지도와 취업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시간에 적성검사를 비롯하여 난생처음 접하는 대한민국의 자본주의 적인 경제체제와 직업 등에 대해 교육을 받기는 하지만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에 나온 후 하나센터 교육 시에도 취업에 대한 교육과 현장 견학 등을 통해서 부단히 취업에 대한 준비를 합니다.

작년에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서도 성공적인 취업과 창업을 위하여 직업상담사 자격증취득을 위한 교육과 창업을 위한 교육 과정들을 실시하였습니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취업지원센터에서는 각종 직업교육과 능력개발, 채용박람회, 취업캠프 등 다양한 취업지원행사를 통해서 취업기회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기업의 설립을 지원하여 북한이탈주민의 취업을 촉진하고 기술을 습득하고 직장생활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이와 함께 소규모창업이나 영농정착사업 등에 대하여 지원함으로써 북한이탈주민들의 안정적인 자립과 자활을 도와주는 사업들을 진행하였습니다.

이예진: 탈북자 취업 안정을 위한 많은 지원정책이 있지만 상담하시면서 이런 점이 좀 더 보완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부분이 있다면요?

마순희: 상담을 하면서 모든 지원정책들과 마찬가지로 성공적인 취업을 위해서도 역시 맞춤형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나원이나 하나센터 교육에서도 적성검사를 좀 더 실속 있게 하여 매 개인이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가지고 취업을 생각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원 교육 시에도 사회에 나가면 어떤 마음과 자세를 가지고 정착에 임해야 할지 마음의 준비만 잘 가다듬고 나온다면 정착하면서 부딪치는 어려움을 이겨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심리적 정서안정과 건강증진에 대한 교육을 좀 더 강화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취업 장려금이나 직업훈련장려금, 자격취득 장려금, 고용지원금 등 취업지원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정착현장에서 장기적이고 안정된 취업성공에 대해 생각해 볼 때 적지 않은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예진: 네.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보시나요?

마순희: 자신에게 필요한 직업훈련인지를 떠나서 직업훈련장려금을 위한 직업훈련을 받거나 비교적 취득하기 용이한 자격증을 취득하여 장려금을 받고 취업은 전혀 다른 분야에서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여부를 떠나서 취업 장려금을 받기 위해서 취직을 하여 장려금을 다 받은 후에는 다른 직장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예진: 탈북자들도 빨리 취업을 해서 돈을 벌기보다는 일에 대한, 직업에 대한 인식부터 마음에 새길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다양한 지원제도가 있어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가짐이 사실 가장 중요하잖아요.

마순희: 네. 우리 북한이탈주민들이 하루빨리 취직하는 것보다 적성에 맞는 일자리에서 안정되고 즐거운 노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철저한 취업훈련을 통해서 준비된 취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었어도 환경에 얽매여서 하지 못했던 일에 도전해 보면 그 성취감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게 된답니다. 저도 북한에 있을 때 가정환경 때문에 그렇게 갈망해도 할 수 없었던 대학공부를 하면서 얼마나 큰 보람과 행복을 느꼈는지 모른답니다. 남들은 그 나이에 공부하기 얼마나 힘들었느냐고 말하지만 저는 힘들어도 꿈을 이루어가는 기쁨이 오히려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이예진: 탈북자 여러분도 내가 왜 취업하기가 어려운지 그 진짜 이유부터 먼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님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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