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아주메의 남한 이야기] 탈북 후 바뀐 독도 생각

워싱턴-박수영 parkg@rfa.org
2024.09.04
[청진아주메의 남한 이야기] 탈북 후 바뀐 독도 생각 독도 일대를 조사 중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직원들이 광복절을 앞둔 14일 독도의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태극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 2024.8.15
/연합뉴스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청진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이 시간 진행에 박수영입니다. 북한에서는 대학 출판사에서 일하던 여성이 남한에서는 간호조무사가 되어 생명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남한에 정착한 지는 어느덧 10년이 넘었는데요. 이순희 씨가 남한에서 겪은 생활밀착형 일화들 함께 들어봅니다.

 

기자: 이순희 씨 안녕하세요.

 

이순희:, 안녕하세요.

 

기자: 한 주 어떻게 지내셨나요?

 

이순희: 이제 9월에 접어들면서 가을이 다가오고 있는데요. 남한에는 가을에 독도의 날로 지정된 날이 있어요. 10 25일 독도의 날인데요. 최근 남한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다가 독도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보면서 문득남한에서는 독도를 지키기 위해 참 많은 노력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한에는독도는 우리땅이라는 노래도 있어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이 노래를 따라 불러요.

 

기자:독도는 우리땅은 남한 사람들이 모를 수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노래인데요. 혹시 노래를 모르거나 들었어도 까먹었을 북한 청취자분들을 위해독도는 우리땅가사를 조금만 읊어주시죠.

 

이순희: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백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땅이런 가사에요.

 

기자: 북한에서도 이 노래를 들어보셨나요?

 

이순희:, 들었어요. 북한은 남한의 모든 문화가 북한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강하게 막고 사상과 남한 정치와 관련된 것은 (허락하지) 않지만, 독도의 땅이라든가 울릉도 등 영토에 관련된 문제는 강하게 통제 안 하는 것 같아요.

 

기자: 이 노래는 남한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유명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데요. 독도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애정과 빼앗기지 않고 싶다는 염원을 잘 담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현재 일본에서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우기면서 한일 간에 갈등이 빚어지곤 하죠.

 

이순희:, 맞아요. 독도는 아주 오래된 한반도 역사 문헌에 나올 만큼 우리 땅이라는 게 명확한데도 일본에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어요. 심지어 날씨가 맑으면 울릉도에서 독도가 보일 만큼 가까이에 있는데요. 그렇다 보니 옛 조상들부터 이 땅의 존재를 잘 알고 있었고 왕래했었죠.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가장 먼저 빼앗아 간 땅이 독도라고 해요. 일제강점기를 벗어나면서 남북한이 하나로 주권을 되찾아왔지만, 독도만큼은 계속 분쟁 사안이 되고 있죠. 당시 우리나라 국민들을 노예처럼 대우하고 나라를 들쑤셔 온갖 만행을 저질렀는데 심지어 독도도 빼앗긴다고 생각하면 화가 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남한에서 독도를 지키기 위한 전국민적 운동이 벌어지기도 하고 역사적 자료를 보완해 가면서 일본에 반박할 증거들을 계속 수집하고 있어요.

 

기자: 독도에 대한 생각은 북한에 계실 때와 남한에 정착한 후에도 비슷한가요?

 

이순희: 다르죠. 북한에 있을 때는 독도라고 하면남한의 울릉도 옆에 있는 섬인데 일본이 계속 뺏으려고 하는구나!’ 이렇게 상식적으로만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여기 와서 독도와 가깝게 사는 남한 주민으로서 느끼는 독도의 감정은 좀 다르더라고요.

 

기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이 북한에서도 독도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로 그 땅을 보고 어떤 분쟁이 일어나는지 목격하니까 독도에 대한 감정이 달라졌다는 말씀인 거네요. 북한에 계실 때울릉도라는 텔레비전 연속극도 보셨다고요? 어떤 내용이었나요?

 

이순희: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점하려고 호시탐탐 노릴 때 독도와 울릉도를 점령하려고 기습하고 주변 해산물을 훔쳐 가는 사람들을 물리치기 위한 울릉도 주민들의 투쟁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사회안전성 예술단에서 창작했는데요. 울릉도를 침략하는 일본을 어떻게 물리쳤는가에 대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기자: <울릉도>라는 연속극은 북한에서 촬영한 걸 텐데 현재의 남한 지역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였던 거네요.

 

이순희: 일제강점기만 해도 남북한이 갈라지지 않은 때였잖아요. 그래서 (울릉도 배경의 드라마가 나온) 것 같아요.

 

기자: 북한 뉴스에서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일본을 강력하게 비난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남한에서도독도의 날제정, 독도 홍보 등 독도를 수호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죠. 어떤 게 있을까요?

 

이순희: 우선 독도에 가면 멋있고 훌륭한 독도 경비대원 분들이 늠름하게 지치고 계세요. 해양 경찰들도 수상한 어선이나 군함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순찰하고 있거든요. 정말 믿음직해요. 또 독도에 살고 계신 남한 주민들이 많지는 않지만 있는데, 원래 독도는 바위로 되어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조건은 아니에요. 그 주변에 수산자원도 있고 영토를 굳건히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독도에 살고 있는 남한 분들의 삶이 윤택할 수 있게 수도 시설이나 교통 등의 불편함을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 주기도 하고요. 북한에서도 남한에서 이렇게 열심히 지키고 있는 걸 알면 굉장히 든든할 거예요.

 

기자: 독도의 날도 다가오는데, 이때는 어떤 행사를 하나요?

 

이순희: 독도의 날에는 독도 탐방 행사도 벌어지고요. 독도에 합창단이 방문해 공연을 하기도 하고, 학생들이 모여서 플래시몹이라는 단체로 춤추는 영상을 찍기도 해요. 이 영상을 저도 온라인상에서 봤는데 다 같이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치는 게 참 멋있고 감동적이더라고요. 일본도 2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지정해 놓았는데요. 다케시마는 독도를 가리키는 일본말이에요. 일본에서도 독도 전시회를 여는 등 영토를 가져가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하는 만큼 저희도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독도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들의 관심이 중요하잖아요?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져서 점점 우리나라 영토로서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면 어느 순간 다른 나라에 빼앗겨 버릴지도 몰라요. 그래서 이처럼 독도의 날을 제정해서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번에는 광화문 광장에 어느 대학교 학생 몇몇이 나와서 동작하다가 갑자기 많은 군중이 모여서독도는 우리 땅구호를 외치는 걸 보니까 저도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

 

기자: 정부나 공공기관뿐 아니라 남한의 여러 사기업에서도 독도를 지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이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구기도 했죠?

 

이순희:, 맞아요. 최근에 남한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주제 중 하나가 남한 기업들이 독도를 표시해서 일본 수출이 막혔다는 내용이었어요. 남한의 유명한 조미김 판매업체가 포장지에 예전부터 독도를 한반도 지도 옆에 꼭 표시해 왔거든요. 그래서 일본 수출이 어려웠었는데요. 최근에, 이 사정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남한 사람들한테는 그 상품의 구매 열풍이 불었어요.

 

또 한 쌀과자 업체에서도스쳐 지나가는 모든 사람이 독도를 접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포장지에 독도를 그려 넣었더니 일본 수출이 어려워졌다는 거예요. 일본으로 수출하게 되면 연 매출의 15%나 더 올릴 수 있는데도 포장지 바꾸는 걸 거부했대요. 일본에서쌀과자를 수출하고 싶으면 포장지에 있는 독도를 지워라.”라고 했는데, 그 회사에서 포장지에서 독도를 지우는 걸 거부했대요. 이 사연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응원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고 국내 매출도 엄청나게 급상승했다고 해요. 그만큼 남한 국민 모두에게 독도는 정말 중요한 의미라고 봐요. 그리고 북한 고향 분들도 독도에 대한 사랑은 남한 분들과 분명 같은 심정일 거로 생각합니다.

 

기자:, 이순희 씨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순희: 여러분 다음 시간에 뵐게요.

 

기자: 청진아주메의 남한생활 이야기, 오늘은 한국 대구에 있는 이순희 씨를 전화로 연결해 남한의 독도 수호 노력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워싱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박수영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한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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