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3) 더 빠르고 더 편리하게

서울-윤하정 xallsl@rfa.org
2017.10.12
kaesong_highway_b 개성 인근 고속도로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춘만세> 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먼저 이 시간을 함께 꾸며갈 세 청년을 소개할게요.

클레이튼 : 안녕하세요, 미국 켄터키주에서 온 클레이튼입니다. 한국에 거주한 지 7년 됐고, 한국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강예은 : 안녕하세요, 강예은이라고 합니다.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가 살아갈 세상과 통일 한반도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많은 이야기를 통해 서로 이해를 넓혀갔으면 좋겠습니다.

광성 :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회사 다니고 있는 정광성입니다.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시고, 남한에 온 지 11년 됐습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 좋은 소식 전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청춘 만세> 교통에 대해 얘기 나누고 있습니다. 각 나라의 사정에 따라 교통망이나 발달한 교통수단은 다르지만 어쨌든 사람과 물자의 교류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고 계속해서 더 빠르고 편리한 교통망이 갖춰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 얘기를 마저 해볼까요? 청년들의 얘기 계속해서 들어보시죠.

진행자 : 교통망, 교통수단이 잘 갖춰지면 교류가 많아지면서 산업이 발전할 수밖에 없을 텐데, 북한에서는 왜 교통이 발전하지 못하는 걸까요?

광성 : 일단 예를 들어 기차를 운행하려면 전기나 연료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으니까.

진행자 : 평양에서 서울보다 먼저 지하철이 개통됐잖아요. 남한에서는 이후 고속도로도 뚫고 점점 확대됐는데.

광성 : 그때는 잘 살 때죠. 중국이나 소련 등 공산권 국가에서 원조가 많아서 잘 다져가고 있었는데 그 원조가 1980년대 후반, 동구권이 망하고 특히 독일이 통일되면서 거의 끊겼어요. 90년대에는 원조도 없고 자연재해 등으로 피해도 입었고. 솔직히 북한은 자체 생산이라기보다는 원조경제였어요. 너무 의존하다 보니 뭔가 할 수가 없는 거죠.

진행자 : 어떻게 생각해요? 최근에도 북한에서 핵실험했잖아요. 돈이 어마어마하게 든단 말이죠. 북한이 어려워서 교통망이나 교통수단이 잘 갖춰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렇게 엄청난 돈이 쓰이고 있거든요.

예은 : 잘 살지 못하는 국가에 가도 이동수단은 다 있어요.

광성 : 솔직히 (핵실험을) 국민들을 위해 한다고 하지만 과연 국민들을 위한 것인지... 뭔가 인민들에게 돌려주는 게 아니라 핵실험 하고, 충성자금 받고, 김정은의 독재체재가 유지되도록, 북한의 현 체재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에게 선물도 주고 그런 데 돈이 다 쓰이니까.

예은 : 그리고 교통 부문은 초기 투자에 비해 회수하는 게 더디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정부 차원에서 공공사업으로 투자해야 하는데 북한에서 남한처럼 교통망을 잘 갖춰놓으면 이동의 자유도 허락해야 하고, 이동의 자유가 생기면 사람들이 빨리 결집하고 정보도 이동하니까 그런 걸 막기 위해서 일부러 늦추는 게 아닐까. 돈이 없기도 하고요.

진행자 : 그런데 이 교통이라는 게 모든 것의 기본이잖아요. 사람이 움직여야 하고, 물자가 움직여야 하고. 남한에서 KTX, 고속열차가 경부선, 호남선, 전라선은 물론이고 앞으로 강원도 강릉까지 가잖아요. 그로 인해 그 역 주변에 얼마나 많은 산업이 발전하겠어요. 또 기관사, 승무원, 기차를 고치는 사람까지 많은 인력이 필요하겠죠. 각 역마다 역무원도 필요하고. 그리고 예전에 일주일 걸렸던, 이틀 걸렸던 일이 반나절 만에 가능해지고. 남한에서도 KTX가 뚫림으로 해서 주변 유동인구가 많아지고 그 지역에 사는 사람도 많아지고 사는 사람이 많아지면 소비도 늘어나니까 상점도 생기고 식당도 생기고 이런 식으로 산업이 계속 발달하는 건데 북한에서는 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지 않으니까 같은 회령 안에서도 이동이 불편하잖아요. 오래 걸리고.

광성 : 그게 시장경제잖아요. 교통을 원활하게 해서 상권을 돌리고. 그런데 예전에는 그런 걸 못하게 했으니까, 장사를 못하게 했으니까.

예은 : 참 모순인 게 여객열차는 안 되지만 북한과 러시아가 철도는 연결돼 있어서 화물열차는 다니거든요.

광성 : 석탄 등이 많이 빠져나가죠. 해외에서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팔아서 국민들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정권 유지를 위해 쓰니까. 충성자금으로 쓰고, 핵실험 자금으로 쓰고.

진행자 : 방금 북한에서 러시아로 연결되는 철로 얘기를 했는데 지난 4월부터 영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일대일로’라는 화물열차가 영국 런던에서 중국 저장성의 이우시까지 만2451킬로미터 여정을 달린다고 합니다. 30여 개의 화물칸이 있고, 총 길이가 600미터래요. 유아용품이나 청량음료 등 여러 가지 물품을 싣고 18일간 달린대요. 하늘이나 바닷길이 아니라 육로로 연결되는 거잖아요.

예은 : 세계가 하나가 되겠어요.

광성 : 나중에는 육로로 다 연결될 것 같아요. 북한과 러시아가 연결돼 있으니까 남북한만 연결되면 유럽도 갈 수 있고, 중간에 끊겨서 그렇지. 그래서 제 꿈은 남한에서 기차타고 유럽 가는 거예요.

진행자 : 그렇죠, 남한 부산까지 연결될 테니까.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연결돼 있는데 런던까지도 연결됐고, 이게 해저터널을 통해 프랑스, 벨기에도 이동하니까 여행상품도 많을 테고, 화물도 많이 이동할 테고.

교통망을 얘기하다 보면 남한이 정말 섬이더라고요. 중국이나 러시아와 떨어져 있고, 바닷길 아니면 하늘길로 이동할 수밖에 없잖아요.

예은 : 북한이 마음만 열어주면 되는데(웃음).

진행자 : 참 안타까운 게 지금 북한에서는 평양 외에는 많은 도시들의 교통망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게 없잖아요. 여전히 불편하게 생활하는데 사회는 얼마나 급변하고 있습니까. 제가 대학생일 때와 여러분이 대학생일 때가 크게 다르잖아요. 또 세계적으로 수많은 것들을 연구, 개발하고 있고요. 너무 먼 미래는 생각하지 맙시다. 상용화를 앞둔 것들을 얘기해 볼까요?

예은 : 요즘은 인공지능이라고 해서 컴퓨터가 스스로 조종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제가 운전면허를 딸 필요가 없어요. 자율주행차라는 게 절반 정도는 완성된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진행자 : 국내에서는 2020년 상용화가 목표죠. 이게 5단계까지 있는데, 그때는 3단계. 경우에 따라 사람이 운전을 할 수도 있죠. 그래서 운전면허는 있어야 해요. 예은 씨가 말하는 5단계에서는 아예 운전석, 핸들이 없어진답니다.

예은 : 저는 타기만 하는 거죠. 승용차가 저절로 움직이니까.

진행자 : 상용화는 안 됐지만 지금 계속 시험 운전 중이죠. 운전기사가 탄 상태에서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웃음). 그런데 미국에서는 한 자동차 업체와 피자 업체가 협력해서 피자를 주문하면 자율주행차가 배달한대요. 아직까지는 사람이 타고 있지만. 앞으로는 피자를 주문하면 무인차가 배달까지 하는 방식이래요.

예은 : 만약에 모든 차가 자율운행으로 된다면 사고가 없을 것 같아요. 기계 결함만 없으면.

클레이튼 : 그런데 컴퓨터도 기술적인 문제가 있잖아요. 갑자기 먹통이 되기도 하고. 그러니까 문제될 수 있어요.

진행자 : 그래서 지금 개발은 됐지만 계속해서 검점하는 거죠. 아예 운전을 자동차에 맡기고 안에서 자거나 독서를 할 수는 없어도 가끔 남한에서도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하다 사고 날 때 있잖아요. 이렇게 컴퓨터가 운전하면 그런 사고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클레이튼 : 미국에서는 하이퍼루프(Hyperloop)라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요. 2016년에 첫 공개실험 했고, 2021년 도입 목표예요. 완전 초고속으로, 최고 속도는 시속 1280킬로미터예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15분이면 갈 수 있대요.

진행자 :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공기가 없는 진공관으로 연결해서 캡슐을 이동시키는 거래요. 캡슐 하나에 28명 정도 탈 수 있고.

예은 : 열차 칸 같은 거죠.

진행자 : 서울에서 부산이 평양에서 회령보다 더 멀 텐데 하이퍼루프라면 15분 만에 간다는 거자잖아요. 비행기보다 빠른 거죠.

예은 : 그게 한 50년 뒤에 대륙에 다 깔린다면(웃음). 그리고 드론이라는 게 있잖아요. 무인항공기여서 요즘은 다양한 용도로 많이 사용하거든요. 드론으로 배달도 할 수 있고, 촬영도 하고, 군사목적으로도 쓰이는데 택시로도 나온대요. 1인 택시인데 날아다니는 거죠. 두바이에서 상용화한다는 기사를 봤는데 정말 신기했어요.

진행자 : 신기하기도 하고, 살짝 무섭기도 하고(웃음).

광성 : 어릴 때 공상만화영화에서 봤던 것들. 그런데 조만간 현실이 될 것 같아요. 무인 자동차도 있는데 하늘을 나는 자동차도 나오겠죠.

진행자 : 이렇게 세계적으로 교통망, 교통수단이 발전하고 있는데 아직 머물러 있는 북한에 뭔가 설치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걸 먼저 투입하고 싶습니까?

예은 : 무조건 KTX, 철로요. 그리고 자동차는 전기차를 도입했으면 좋겠어요. 북한에는 아직 자동차가 많지 않아서 환경이 오염되지 않은 편이니까 아예 전기차를 도입해서 환경을 지켰으면 좋겠어요.

광성 : 전기도 없어요(웃음).

진행자 :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발전소부터 지어야겠네요.

광성 : 일단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부터(웃음). 도로망이 너무 안 좋아서. 저는 비행기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비행기로 해외도 나가서 많은 걸 듣고 봤으면 하는 바람에서.

클레이튼 : 사람들이 쉽게 출퇴근할 수 있도록 버스나 지하철이 더 보편화됐으면 좋겠어요.

진행자 : 지난 추석 연휴를 맞으면서 남한에서는 거의 인구의 반 이상이 다른 도시로 이동했다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왔을 텐데요. KTX, 남한의 고속열차가 북한에도 깔리거나 비행기를 타고 남북한을 오갈 수 있다면 서울에서 비행기 타고 50분 만에 제주도 한라산 구경하고 다음날 올 수도 있거든요. 그런 것처럼 서울에서 50분 만에 백두산 가서 구경할 수 있는, 정말 백두에서 한라까지 연결되는 날이 이뤄질 수 있겠죠? 그런 날을 기다리면서 오늘 이 시간 마무리하겠습니다.

다 함께 :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진행자 : <청춘만세> 지금까지 진행에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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