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 유산 등재

워싱턴-이장균 leec@rfa.org
201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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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단원 김홍도의 풍속도첩 중 씨름.
사진은 단원 김홍도의 풍속도첩 중 씨름.
사진-연합뉴스 제공

-씨름 남북공동 등재,  2014 년 남한이 첫 제안

- 북한에서도 씨름대회 꾸준히 열려

-분단 이후 달라진 남북의 씨름, 재정비 필요

-분단으로 인해 달라졌기 보다 원래 지역별로 특성 달랐다

-남북관계자 접촉 힘들어 남북체육교류에서 빠져

-대한씨름협회, 새해 설날 남북씨름 친선 경기 계획

- 각각 인류문화유산 등재한 아리랑, 김장 문화도 공동 등재 방안 모색

-남북한 공동 등재는 민족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큰 의미

 

이장균 :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우리 민족에게 가장 친근한 운동경기 하면 씨름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올림픽경기를 중심으로 한 각종 화려한 현대경기들에 가려서 조금은 씨름이 밀려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우리민족에게 가장 가까운 오랜 역사를 함께 해온 운동경기는 씨름이라는 것을 부인 할 수는 없겠죠.

그 씨름이 이번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최초로 남북이 공동으로 등재하는 쾌거를 이루었는데요, 오늘 씨름 얘기, 열린 문화여행에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십니까?

이장균 : 예전에 어린 시절에는 특별한 경기를 즐길 만한 게 없어서 동네에서 씨름이 자주 벌어졌거든요, 동네 친구들끼리.. 학교에서도 운동장 한 켠에 모래를 부어 넣은 씨름경기장에서 자주 씨름 경기가 열리곤 했는데 요즘에는 그런 모습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아무튼 남한이나 북한이나 어디서든 명맥은 유지되는데 그렇게 자주 볼 수는 없고요, 주로 설날이나 추석 같은 때 큰 대회가 열리긴 해서 텔레비전을 통해 보기도 합니다만 그런 가운데 우리의 씨름이 유네스코의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가 됐는데요, 더욱 뜻 깊은 것은 남북이 공동으로 등재했다는 것이죠.

남북한 공동 등재가 처음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14년이라는데 그간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씨름 남북공동 등재,  2014 년 남한이 첫 제안

김헌식 : 그렇습니다. 2014년에 처음으로 남북공동 등재를 하자 이렇게 남측이 제안을 했는데 2015년 3월 북한이 씨름 유네스코에 단독 등재 신청하면서 공동등재는 흐지부지 됐습니다.

이후 우리나라는 2016년 3월 유네스코에 씨름 등재신청서를 냈고, 북한 역시 2017년 3월 재도전에 하면서 원치 않게 경쟁체제가 돼버렸습니다.  그러다  올 상반기. 남북관계 훈풍이 불면서 씨름 공동 등재 시도가 다시 부각됐습니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올해 8월 적극적으로 남북에 씨름 공동 등재를 권유했는데요, 한국은 이를 수락했으나 북한은 거절했습니다.

꺼져가던 남북 공동 등재 불씨를 되살리게 된 건 지난 10월 프랑스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아줄레 사무총장과 만나 “사무총장이 주도하는 씨름 공동 등재가 좋은 아이디어다. 다시 추진해보자”고 제안했던 것이죠.

결국 “국제사회에 세계 평화에 대한 북한의 강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자 남북 관계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남한 측의 설득을 북한 외무성이 받아들인 것이면서 급 물살을 타게 됐습니다.

신청서를 다시 작성해야 했지만 유네스코는 긴급안건으로 변경해 남북 공동등재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무형유산위원회는 씨름이 한반도에서 오랫동안 전승한 민속놀이로, 남북이 신청한 유산이 사실상 같다고 판단해 공동 등재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런 공동 등재가 남북한의 화해와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공동 등재를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이장균 :  북한에서도 주민들이 간혹 씨름을 하는 경기 모습을 사진이나 동영상을 통해 본 적이 있습니다만 북한에서도 씨름을 아직도 많이 즐기는 것 같아요?

 

북한에서도 씨름대회 꾸준히 열려

김헌식 : 그렇습니다. 북한에서는 단오, 추석 등 주로 명절에 씨름대회를 합니다.  추석을 앞두고 대황소상 전국민속씨름경기가 대표적입니다. 올해 열린 15차 대회에서는 몸무게 94kg의 김정수 선수(28)가 우승했습니다.

매년 9월에 평양 능라도에 있는 민족씨름경기장에서 선수 100여 명이 참여해 힘을 겨루는데요, 단체전에서는 직할시, 군부대 등 각 단체들이 체급별로 겨뤄 우승팀을 가린다고 합니다.

개인전은 비교씨름경기라는 이름으로 열리는데요, 우승자에게 황소 한 마리와 금으로 제작한 소방울을 준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장균 : 계속 이어져 내려오던 씨름경기가  분단 이후에  용어와 규칙 같은 게 달라져서 앞으로 남북이 함께 씨름을 한다면  재정비하는 작업이 필요하겠네요?

 

분단 이후 달라진 남북의 씨름, 재정비 필요

김헌식 : 네, 현재 북한과 남한의 씨름은 좀 다르죠. 북한에서는 모래판이 아닌 매트 경기장을 사용하고, 상의를 입지 않는 우리나라와 달리 북한은 소매 없는 상의를 착용합니다.  경기를 시작할 때도 우리는 앉은 자세에서 샅바를 잡고 일어나지만 북한은 선 상태에서 경기를 시작합니다. 용어도 좀 달라서 어떻게 통합적으로 공통화 할 것인가 하는 게 앞으로의 숙제가 될 수 있겠습니다.

이장균 : 그 동안 남북분단의 세월이 좀 길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북쪽은 북쪽대로 남쪽은 남쪽대로 경기를 하다 보니까 달라진 부분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이게 꼭 북한이기 때문에 남한과 다르다는 게 아니고 지방의 특성상 지방 나름대로 고유의 어떤 방식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조선 팔도 지역별로 씨름이 좀 달랐겠죠?

 

분단으로 인해 달라졌기 보다 원래 지역별로 특성 달랐다

김헌식 : 그렇습니다. 씨름은 지역별로 개성을 간직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160종이 전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때인 1927년부터 표준화를 시킨 것이죠.

당시 창설된 조선씨름협회에서 전국대회를 추진하면서 허리와 다리에 샅바를 매는 통일된 규칙을 도입을 했는데 이전까지 함경도, 평안도 일대에서는 다리에만 띠를 두르는 ‘바씨름’, 경기·충청지역은 허리에 띠를 매는 ‘띠씨름’, 경상·전라도 지역에서 유행한 샅바를 사용하지 않는 ‘민둥씨름’ 등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평안도와 황해도, 함경도 지역은 어떻게 샅바를 매느냐에 따라서 약간씩 다른 점이 있는데 결과적으로 남북한이기 때문에 다른 게 아니고요, 그 동안 지역별로 말씀하신 조선 팔도 지역별로 달랐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앞으로 남북도 공통된 표준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려해 기준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장균 : 지방마다 특성이 다른 씨름을 무조건 획일화해서 통일하는 것이 과연 최선인가도 한번 생각을 해볼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지방마다 나름대로 발전해 온 부분은 보존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오늘은 우리 고유의 민속경기 씨름에 관해 얘기 나누고 있습니다. 지난 추석에 문경에서 추석 장사씨름대회가 열렸는데요, 중간에 축하공연에서 불렸던 노래 잠시 듣고 또 얘기 나누죠.

유지나의 노래 ‘김치’ 입니다.

이장균 : 남북이 분단이 안 됐으면  전국적으로 씨름대회가 열리곤 했을 텐데요, 분단으로 인해 모든 게 중단이 되면서 씨름 역시 남은 남대로 북은 북대로 따로 경기를  펼쳐왔습니다만 그 동안 분단 상태에서도 체육분야에서는 교류가 간간이 있지 않았습니까?

농구라든가 간간히 축구대회도 서로 오가며 열리곤 했는데 가장 쉽게 친근하게 열릴만한 전통 씨름이 그 동안 남북교류대상에서 빠져왔는데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남북관계자 접촉 힘들어 남북체육교류에서 빠져

김헌식 : 네, 그렇습니다. 씨름이 민속, 아까 말씀 드렸던 문화행사로 분류될 수 있지만 현실은 체육 쪽에 더 가까운 상황인데요, 그런데도 남북 체육교류에서 씨름이 빠져 있다는 것이죠.

주로 남북 체육교류에서는 농구, 탁구, 경평 축구 이런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사실 다른 종목들은  국제대회가 있어 해외에서 북한 측 관계자들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씨름은 그렇지 않아 북측과 연락하는 게 쉽지 않았던 것이죠.

예를 들면 스웨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이 전격 성사됐던 것도 남북한 협회 관계자들이 직접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씨름 같은 경우는 교류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올해 초까지만 해도 중국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북한 씨름 관계자들과 우리 협회 측에서 만나겠다 이런 얘기를 할 정도로 그 동안 너무 만날 기회조차 없었기 때문에 중요한 씨름이 남북교류 대상에서 빠졌다는 점이 좀 아쉽습니다.

이장균 : 일단 씨름이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으로 남북이 공동으로 등재됐다는 게 참 뜻 깊은 일인데요, 저는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이걸 기념해서 남북이 정식으로 한번 씨름대회를 열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새해 설날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있네요.

 

대한씨름협회, 새해 설날 남북씨름 친선 경기 계획

김헌식 : 그렇습니다. 남한의 대한씨름협회에서 늦어도 내년 설날, 2월5일에 남북 씨름 친선경기를 열겠다고 밝혔고  장소는 서울이나 평양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성인 팀이 아니고 유소년 팀을 중심으로 한 교류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지난 11월 2일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남북 체육분과회담이 열렸는데요, 여기 에서 북한 체육성 부상에게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씨름이 남북 공동으로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에 등재되면 모래판을 마련해 화합을 도모하자고 합의를 했다는 것이죠.

유소년 팀을 먼저 하는 이유는 남북한의 씨름 용어와 규정이 좀 다르고 통일하는 작업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작업 후에 성인대회도 치를 수 있다고 밝혀서 새로운 세대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장균 : 내년 설에 꼭 남북의 유소년들의 씨름대결이 펼쳐졌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이번 인류문화유산 등재를 계기로 해서 국내 씨름도 좀 활성화 되지 않을까 이런 기대로 갖게 되네요?

김헌식 : 그렇습니다. 지난 해 씨름은 국가무형문화재 131호로 지정 되기도 했었거든요, 지난 번 경북 안동체육관에서 열린 2018 천하장사 씨름대축제에서 천하장사에 오른 박정석 선수는 씨름이 인생의 목표라서 하는 것도 있지만 문화유산을 지켜간다는 자부심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씨름이 이제 세계의 무형 문화유산이 된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는 1983년에 씨름이 본격적으로 프로스포츠로 자리잡게 됐습니다.

그렇지만 예전만은 못하다 하더라도 매년 50억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 받아서 경기가 열리고 있고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더 적극적인 상황입니다.

지난해 씨름은 국가무형문화재 131호로 지정. 씨름은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도 이어져 1980년대 프로씨름이 출범하면서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그러나 씨름의 인기가 급속도로 떨어져 프로씨름 경기는 열리지 않고, 남자 19개 팀 여자 6개 팀을 중심으로 민속 씨름으로 전환해서 예전의 인기를 되살릴 기회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 세계 무형문화유산이 됐기 때문에 전세계의 스포츠로 거듭나게 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씨름협회가 포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장균 : 사실 이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아리랑이 등재가 됐었죠. 이런 식으로 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세계가 주목하는 귀한 유산으로, 인류문화유산으로 계속 등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만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남북이 무형문화재를 함께 조사하면서 어떤 것이 적합 할까 하는 찾아보면 좋을 것 같네요.

 

각각 인류문화유산 등재한 아리랑, 김장 문화도 공동 등재 방안 모색

김헌식 : 그래서 이미 등재된 아리랑과 김장문화를 공동 등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북한에서 준비만 잘 되면 아리랑, 김장문화가 추가로 공동 등재될 수 있다는 것이고요, 아직 안 된 분야로는 비무장지대(DMZ)가 1순위입니다.

비무장 지대는 한국전쟁 이후 인간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생태계가 보존됐다는 점에서 자연유산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궁예가 10세기 강원도 철원에 세운 계획도시인 태봉국 철원성과 같은 문화유산도 있거든요.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이 함께 있을 때문  복합유산이라고 해서  비무장지대는 국내 첫 복합유산으로 등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제안들이 씨름 공동 등재 이후 나오고 있습니다.

이장균 : 앞으로 씨름 공동 등재를 계기로  남북 문화 교류가 더 활성화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다 같을 텐데요, 앞으로의  전망과 방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남북한 공동 등재는 민족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큰 의미

김헌식 : 씨름이 남북한의 사상 첫 공동등재라는 점은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그 의미를 더욱 깊게 하고 있는데요, 위원회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차원에서 공동등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 현재 대북제제 등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인 교류는 발목을 잡힌 상황이지만 그것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것이 학술, 문화, 스포츠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념 갈등이나 이런 것 없이 문화 쪽의 교류가 더 활성화 되면 민족의 정체성과 동질성을 회복하는 차원에서 의미가 깊고 또 이런 것들이 쌓이다 보면 평화통일의 초석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사실 정치, 경제적 통합을 한번 하더라도 문화적인 통합이 사실 근본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런 근본적인 통일을 위해서라도 지금 현재 문화교류가 더욱 더 활발하게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장균 : 네, 앞으로 이런 공동문화유산에 대한 서로의 조사, 협력을 통해서 하나 하나 우리의 민속문화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는 일을 해나가면서 남북이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통해 단절됐던 우리 민족의 분단을 회복하고 하나가 되는 축제로 이어나가는 그런 걸 생각하니까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오늘 열린 문화여행은 최근에 우리의 씨름이 최초로 남북 공동으로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을 계기로 씨름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기 나눠봤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학 김헌식 교수님 도움 말씀 주셨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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