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주역이 되고 싶어요

서울-노재완 nohjw@rfa.org
2016.09.21
Unification_Speech_Contest_620.jpg 사단법인 행복한통일로의 주최로 지난 9월 10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청소년 통일 스피치대회’가 열렸다.
RFA PHOTO/ 노재완

MC: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통일운동단체인 ‘행복한통일로’가 주최하는 통일 스피치대회, 즉 통일 말하기대회가 지난 9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는데요. 이번 주 <통일로 가는길>에서는 남한 청소년들의 통일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통일에 성공한 독일의 경우 서독과 동독의 경제적 격차가 컸습니다.”

서울 진선여자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이주영 양이 ‘통일,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이 양은 발표 내용에서 독일통일의 사례를 들며 남북한의 경제적 차이도 극복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주영 진선여중 1학년: 통일 후 20여 년이 지난 지금, 독일은 통일에 따른 이익이 그 비용을 훨씬 넘어서고 있습니다. 통일 당시 7천700억 달러에 불과했던 무역 규모가 2012년에는 3조 달러에 달해 4배 이상 급증했을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분단국가인 우리도 통일을 통해 남북한 모두에게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이 양은 또 “청소년인 본인이 통일 후 같은 교실에서 공부할 북한 친구를 상상해 보았다”고 말했습니다. 말투가 다르고 생각도 다른 북한 친구와 함께 교육을 받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도 생각했습니다.

이주영 진선여중 1학년: 북한 학생들과 남한 학생들이 받는 교육 과정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아보기 위해, 또 서로의 교육과정을 공유하기 위해 교환 학생제도를 시행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방학 중 북한의 학교에서 캠프를 열어 서로서로 짝이 되어 서로의 우상이 누군지, 여가 시간에는 무엇을 하고 보내는지, 이성 친구와 교제는 어디서 하는지 등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중에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어른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수학여행으로 평양을 방문해서 평양에 있는 호텔에 투숙을 해보는 값진 경험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양은 중등부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유창한 영어도 한몫했지만, 통일에 대한 자기 생각을 잘 정리했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평가입니다. 특히 표현력과 창의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 양은 “돌아가신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통일 말하기대회에 참가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주영 진선여중 1학년:
저희 할머니가 올해 초에 돌아가셨습니다. 저희 할머니는 6.25전쟁 때 북에서 내려오셨는데요. 할머니가 북에서 오신 것을 몰랐을 때는 ‘통일을 왜 해야되지’, ‘통일하면 우리한테 손해가 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한 적이 있습니다. 저의 꿈은 변호사가 되는 겁니다. 변호사라면 모든 사람의 인권을 지켜줘야 하는 거잖아요. 통일을 하면 북한에 있는 사람들의 인권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번 통일스피치대회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올해로 5회째를 맞고 있는 청소년 통일 스피치대회. 이번 통일스피치대회는 민간단체인 행복한통일로와 한국보훈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했습니다. 행복한 통일로의 도희윤 대표와 한국보훈학회 안성호 회장의 말을 차례로 들어보시겠습니다.

도희윤 행복한통일로 대표: 저희가 일차적으로 원고를 심사하고 UCC를 제작하고 또 이렇게 본선 대회를 갖는 것은 여러분 혼자서 준비하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 부모님과 함께 또는 선생님과 함께, 그리고 이웃과 함께 통일에 대해서 소통해보자는 겁니다. 여러분 요즘 부모님과 얼마나 자주 대화하십니까. 별로 없으시죠. 집에선 게임을 하거나 공부하느라 바쁘실 텐데요. 그래도 통일이라는 주제로 이런 것을 준비하면서 단 몇 개월이라도 가족끼리 소통한다면 그 자제만으로도 의미가 생각합니다.

안성호 한국보훈학회 회장: 오늘 여기에 계신 초중고 학생들이 떠오르는 태양으로서 앞으로 적어도 2045년, 광복 100주년 때는 남북한 7천만 모두가 통일된 국가에서 광복의 감동을 함께 이뤄나가길 기대합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학생이 몰렸습니다만 여름 방학 때 1차 사전 검토를 통과한 40여 명만이 본선에 진출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본선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는데요. 국제화 시대에 걸맞게 영어로 말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지만, 참가자들은 “대회 준비를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이날 통일 스피치대회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통일의 주역이 되고 싶어 했습니다. 서울 역삼중학교 1학년 허정우 군의 말을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허정우 역삼중 1학년: (주변에서) 저처럼 통일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는 친구들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대회를 통해 저처럼 통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보게 돼서 좋았고요. 또 그들이 생각하는 통일을 저도 알게 돼서 배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얼마나 힘들게 지내는지 알게 되면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이번 통일 스피치대회에는 탈북 청소년들도 참가했는데요. 이들에게 있어 통일은 누구보다 간절했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5학년인 이경선 양은 그리운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로 통일에 대한 자기 생각을 발표해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기자: 고향이 어디예요?

이경선(탈북청소년): 평안북도입니다.

기자: 평안북도요..

이경선(탈북청소년):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싶고 많이 그리워요. 저는 이번 통일 스피치대회를 통해서 남북 청소년들이 통일에 대해서 많이 기대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요. 앞으로 공부를 열심히 해서 통일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해마다 9월에 열리는 ‘청소년 통일 스피치대회’는 한반도 분단의 아픔을 세계에 알리고 통일에 대한 청소년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마련됐습니다. 더 나아가 한반도 통일 미래상도 그려보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해가 거듭될수록 통일 말하기대회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며 참가자들의 관심과 노력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남광규 고려대 아세안문제연구소 교수: 결국 이런 대회를 통해서 학생들이 통일에 대해 자신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한반도 통일의 필요성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보고요. 저도 이것을 보면서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입상한 청소년들은 해외 현장을 탐방하는 기회도 얻었습니다. 지난해 대만에 이어 올해는 캄보자(캄보디아)를 탐방합니다. 평화의 소중함과 나라 사랑의 의미를 일깨우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도희윤 행복한통일로 대표: 캄보디아는 동족끼리 큰 아픔이 있는 나라입니다. 이번이 5회째인데요. 독일을 3회째 다녀오고 지난해 대만을 다녀왔습니다. 올해는 캄보디아입니다. 내년에는 베트남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통일을 꿈꿨던 나라, 동족끼리 아픔이 있는 나라, 그리고 분단을 겪었던 나라, 이런 나라들을 방문함으로써 한반도 분단의 현실을 극복하고 통일을 실현해 나가려고 합니다.

통일 스피치대회는 미래 통일세대인 청소년에게 통일이 실현될 수 있다는 강한 열망을 갖게 했습니다. 행복한통일로의 도희윤 대표는 “통일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며 통일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통일로 가는길>, 오늘 순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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