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통일보건의학과정’ 첫 신설

서울-노재완 nohjw@rfa.org
201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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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과대 통일의학센터 김석주 교수가 2014년 11월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통일경제교실에서 '북한 주민의 의료 이용 양상: 보건의료 남북한 통합방안에 대한 시사점'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서울대 의과대 통일의학센터 김석주 교수가 2014년 11월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통일경제교실에서 '북한 주민의 의료 이용 양상: 보건의료 남북한 통합방안에 대한 시사점'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여러분,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정치·군사학적 분석에 치우쳤던 통일 연구를 의료·복지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고 있는데요. 통일이 좀 더 가까워졌고, 보다 구체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한 것 같습니다. 오늘 <통일로 가는길>에서는 보건의료 중심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분단으로 인해 한반도가 지불해야 할 비용은 무수히 많습니다. 특히 남북한의 군사비 지출이 많습니다. 한국의 경우 한 해 국방예산으로 쓰는 돈이 30조 원인데요. 이를 미화로 환산하면 268억 달러 정도입니다. 북한은 국내총생산의 3분의 1을 군사비로 쓰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정치, 경제, 군사분야 뿐만 아니라 사회, 보건의료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광인 코리아선진화연대 소장: 우리가 그동안 제도적인 측면 예컨대 정치, 군사, 경제 분야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해왔는데요. 이제는 그 외에 북한 인민들의 삶과 연관된 분야, 이를테면 보건의료와 교육과 관련된 분야에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돼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이런 배경에는 북한이 이 분야에서 열악하고 낙후된 것도 있겠지만 우리 통일 문제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가까이 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 최악의 식량난으로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했습니다. 고난의 행군 시기에 약 100만 명이 사망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세계은행이 2012년 발표한 북한의 5세 미만 아동 사망률은 1천 명당 28명으로 남한의 7배에 달합니다. 북한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현재 남한에서 통일단체인 우리하나를 이끌고 있는 탈북자 박세준 씨는 “북한의 일선 진료소에서는 기본적인 의약품과 장비가 없어 간단한 질병에도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열악한 북한 의료의 실상을 알렸습니다.

박세준 우리하나 대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걸릴 수 있는 질병은 남이나 북 비슷합니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거의 사라진 전염병이 북한에서는 치료할 약이 없어서 전염병이 계속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기초 의약품인 마취제나 붕대, 소독약이 없어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서울대는 얼마 전 ‘서울대의 미래 청사진’을 마련하고 2020년까지 핵심 연구과제로 통일 대비 연구기반을 구축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대는 통일 연구 중에서도 ‘통일의학’을 미래 연구 분야로 내세웠습니다. 지난 70년간의 분단으로 남북한 주민이 겪는 질병과 면역체계에 큰 차이가 생겼다는 지적에 따른 것입니다. 탈북자 박세준 씨의 말을 다시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다.

박세준 우리하나 대표: 북한 사람들이 식량난과 경제난 등으로 인해 질병이 더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이 턱 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의료 취약계층인 어린이나 노약자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통일의학보건 등을 통해 북한 의료 지원의 길이 열리기를 바랍니다.

서울대 통일의학센터는 “통일보건의료지원 활동가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9월 23일과 24일 이틀 간 통일보건의료 지도자 양성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교육 프로그램은 실질적인 북한 보건의료지원 교육을 통해 국민 통일공감대 확산과 관련기관의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교육대상자는 북한 보건의료지원 민간단체 실무자, 관계기관 종사자, 연구자, 대학생 등이며 강사로는 학계, 연구소, 현장전문가 등이 참여합니다.

박세준 우리하나 대표: 저 같은 경우는 북에 있을 때 의사를 했었기 때문에 이런 기회가 생기면 통일보건의료 발전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협력할 뜻이 있습니다.

서울대 통일의학센터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북한은 전체 사망자 중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비율이 남한보다 50% 이상 높은 반면, 당뇨 등 내분비질환으로 인한 사망 비율은 50% 이상 낮습니다. 남북한 생활 수준의 차이가 낳은 결과로 보입니다. 박세준 대표는 “북한 주민은 결핵 등 후진국 질병의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조류독감 등 국제적 전염병에 대한 대비체제가 갖춰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표는 이어 “통일에 앞서 남북한의 보건의료 격차가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세준 우리하나 대표: 북한에서 고려의학이 여기 남한에서는 한의학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의학이라고 하는 분야는 사람의 병을 치료하거나 인체와 관련한 것을 다루는 것입니다. 근본적인 부분에서는 다를 게 없습니다. 남북한이 접근하기 용이한 만큼 어찌보면 정치, 경제 분야보다 협력하기 좋고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또 최근 남한에서는 남북한의 연금체제와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 제도에 대한 연구도 뒤따르고 있는데요. 남한의 재정을 감안할 때 지금의 사회보장 체제를 통일 이후에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원식 건국대 교수: 지금 북한 관련 연구들이 우리나라의 제도를 그대로 다 북한에 적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력으로 북한의 이러한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지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결국은 통일된 남북한을 우리 나름대로 제도개혁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래서 더욱 더 효율적인 제도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서울대는 통일시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도 강화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서울대는 현재 20여개의 통일 관련 강좌를 내년부터 두 배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내년 여름 계절 학기부터는 동유럽 국가와 중국, 몽골 등 대표적 탈(脫)사회주의 국가를 직접 방문해 그 나라의 체제 전환 과정과 현재 모습을 체험할 수 있는 수업이 마련됩니다. 계절학기 중 2~3주는 서울대에서, 1~2주는 이들 나라에서 수업한다는 구상입니다. 정근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은 “독일 사례에 치우친 국내 통일학 강의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다양한 탈사회주의 국가의 사례를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들어 고려대도 통일보건의료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고려대는 대학원 차원에서 한국 최초로 통일보건의학협동과정을 설립했는데요. 이번 통일보건의학협동과정 개설은 통일의학이 일시적인 것으로 치부되지 않고 지속가능한 학문의 체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합니다. 나아가 남북한 보건의료를 통합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는데요. 당장 올해 가을학기부터 강의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고려대 대학원 관계자: 저희는 협동과정으로 석사 과정만 뽑고 있습니다. 전기 2명, 후기 3명을 모집하고 있어요. 이번이 처음이라 통일의학보건, 통일교육심리, 통일의학세미나 등 3과목이 개설됐습니다.

고려대 통일보건의학협동과정에는 10여 명의 교수들이 나섭니다. 통일보건의학협동과정 김영훈 주임교수는 “북한의 의료 수준은 남한에 비해 30~50년 정도 뒤떨어져 있어 통일을 위해서 현 북한의 의료와 환자의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과정 개설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통일보건의학협동과정은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과 공동으로 오는 10월 6일 ‘통일보건의학과 남북보건의료 교류협력’이라는 주제로 과정 개설 기념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통일로 가는길>, 오늘 순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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