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나 콱 터졌으면~’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7.04.17
special_unit_open_b 북한은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김일성 105주년 생일 기념 열병식에서 특수작전군의 존재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특수작전군은 기존 특수부대인 11군단을 확대해 이번에 창설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특수작전군 열병 부대원의 모습. 이들은 모두 검은색 위장크림을 바르고 검은색 선글라스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야시경을 장착한 헬멧을 쓰는 등 외관은 한미 군 특수부대 요원들과 구별이 쉽지 않을 정도로 비슷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신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군사적 옵션을 포함해 압박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물론 긴장고조의 원인은 북한이 제공해주고 있죠. 김정은은 미국을 겨냥해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완성단계에 있다고 하였으며, 아베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할 때는 보란 듯이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였습니다.

북한의 도발은 이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중국 시진핑주석이 트럼프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하는 전날인 4월 5일에 또 미사일발사시험을 하였습니다. 그야말로 중국과 미국의 인내력을 시험이라도 하듯 말이죠.

대체로 미국에서는 신 행정부가 들어서면 몇 달이 지나 외교안보라인이 들어서고 대외정책의 윤곽이 생깁니다. 그러나 북한의 행태에 격분한 트럼프 신 행정부는 아직까지 실무진을 꾸리지 못한 상태에서도 단호한 대북압박정책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대통령이 직접 나서 중국에 북핵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이 독자적으로 해결하겠다고 군사적 선제공격을 시사하는 발언을 세 차례에 걸쳐 하였으며, 중국이 북핵문제에 두 팔을 걷고 나선다면 대선기간에 공약으로 내 걸었던 미중무역의 불균형해결까지도 포기할 의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지 미중정상회담이 끝난 후 중국이 북한산 석탄을 반송하고, 평양발 비행기 노선을 중단하고, 북한관광을 완전히 중단하자 트럼프대통령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기에 이릅니다.

또한 호주로 가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전단의 항로를 바꿔 지금 한반도로 향하게 했는데요, 이 항모까지 합치면 한반도 주변 해역에 미 항모전단이 3개나 집결하게 됩니다.

북한은 이에 대해 강 대 강으로 맞서고 있죠. 항모전개는 ‘미국의 선제타격 기도가 실천단계에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느니, ‘수틀리면 핵 항공모함 따위를 들이미는 미국의 위협공갈에 눈썹 하나 까딱할 우리 인민이 아니’라느니, 애당초 핵 항공모함을 ‘한갓 비대한 변태동물’로밖에 여기지 않는다느니 하면서 말이죠.

그렇다면 북한일반주민들의 현 상황인식은 어떨까요? 이미 북한인민들은 고난의 임계 치, 인내의 한계를 오래전부터 경험하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이 전쟁이 일어난다고 하면서 군사훈련을 시킬 때마다, 그리고 온갖 긴장을 조성하고 사회적 동원을 시킬 때마다 이런 말로 응수하고 있죠. ‘빨리 전쟁이나 콱 터졌으면~.’

이들이 과연 전쟁의 참혹성을 모르고 이런 말을 입버릇처럼 할까요? 아니죠. 이제는 참을성이 다 고갈돼, 그리고 북한 김씨왕조의 폭정이 가혹할 대로 가혹해 전쟁이 일어나면 이 모든 것이 다 끝장날 것이라는 기대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겁니다.

아마도 한미가 요즘 특별히 공을 들이는 북한수뇌부 참수작전을 한 방에 끝낸다면 북한 절대다수의 주민들과 군인들은 오히려 전쟁으로 맞서기 보다는 만세를 부르지 않을까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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